▲ 클린디젤차 엔진.
최근 CNG버스의 폭발사고로 인해 석유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또다른 친환경버스인 디젤하이브리드버스가 부상, 클린디젤차가 주목을 받고 있다. 클린디젤차는 차세대 그린카로 전환하는 중간단계에서 가장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클린디젤차는 경유를 대변하는 그린카로서 차세대 자동차산업의 주종연료가 되기 위한 에너지업계간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최근 클린디젤차의 개발 현황과 이를 둘러싼 쟁점에 대해 알아보자. /편집자 주

디젤하이브리드버스 주목

최근 CNG버스 폭발 사고로 인해 CNG의 경쟁연료인 디젤이 부상하고 있다. 보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CNG차와 클린디젤차 사이의 대결로, 각각의 연료를 대표하는 차세대 친환경 차량간의 경쟁 양상이 가열되는 조짐이다.

석유업계는 특히 최근 디젤하이브리드버스 개발 및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CNG버스와 정면 대치되는 국면을 띠고 있다.

디젤하이브리드버스 개발 및 보급사업은 한국기계연구원이 주관하고 대한석유협회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2년 4월까지 약 2년간 추진되는 이 사업은 총 8대의 디젤하이브리드버스를 제작하며 부산과 대구, 과천, 인천, 대전, 여수시 등에 보급한다. 부산시와 대구시는 이미 이 사업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고 나머지 지자체도 협약을 추진 중에 있다.

디젤하이브리드버스는 CNG차대비 연비는 40% 향상, CO₂배출 저감은 20% 향상, NOx(질소산화물)배출 저감은 25% 향상, PM(미세먼지)은 동등한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클린디젤차 정의

클린디젤차는 지난해 4월29일 국회가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친환경자동차로 지정됐다. 이 법은 클린디젤차를 ‘경유의 연소가 기관의 내부에서 이뤄져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는 기관을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로서 대기환경보전법 제46조제1항에 따른 오염물질을 하이브리드자동차나 천연가스 자동차와 유사한 수준으로 배출하는 자동차’라고 정의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클린디젤을 유럽의 ‘EURO 6’ 배출규제, 일본의 ‘신장기규제’, 미국의 ‘Tier-2 Bin 5’를 만족하고 2013년 온실가스 배출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초고효율 ‘디젤엔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클린디젤차 장점

클린디젤차는 가격대비 연비 및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우수해 세계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클린디젤차는 가솔린차량대비 20~30% 연비가 높으며 10~25% 이산화탄소 배출도 적은 장점을 갖고 있다.

보쉬(Bosch) 추정 자료에 따르면 클린디젤차는 휘발유차에 비해 33% 이상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승용차를 클린디젤차로 전환하면 연간 8,000만ℓ의 원유수입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관련 업계는 클린디젤차가 가장 경제적인 차세대 친환경차라고 주장하고 있다. 친환경차 중 차량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는 것. 또한 클린디젤차의 기술은 현재 진행형이라 휘발유 엔진대비 성능과 기술이 향상될 수 있는 여지도 많이 남아 있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클린디젤차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차가 연비, 환경, 경제성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가 국제 환경규제에 대비해 중단기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클린디젤차 지원정책

이러한 클린디젤차는 최근 정부가 추진한 예비타당성조사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아 관련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클린디젤자동차 부품개발 및 조기 양산화를 위한 ‘클린디젤자동차 핵심부품 산업육성’ 사업이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클린디젤차 관련, ‘국내에서 아직 개발이 미진한 분야를 선택하고 해당기업들과 함께 집중 개발해 이들 기업을 글로벌 클린디젤부품업체로 키우고자 하는 이번 사업의 목적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편익비용 분석(B/C) 결과 1.056(1 이상일 때 경제성 있음)이 나왔으며 종합분석(AHP) 결과 역시 0.519(0.5 이상 타당성 있음)로 사업타당성을 높게 인정받았다.

지식경제부는 클린디젤차 핵심부품 개발에 2,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클린디젤차는 전기차나 연료전지차가 상용화되기 전까지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와 기후변화협약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그린카”라고 지경부는 밝힌 바 있다.

지경부의 클린디젤차 핵심부품 육성계획에 따르면 동력발생부품 등 6개 분야의 기술을 개발하고 디젤기술전문센터 등을 만들어 산업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사업기간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이며 지경부는 2016년이 되면 관련 전문기업이 100개가 되고 총생산 5조원, 수출 30억달러, 고용창출 5,000명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제를 둘러싼 쟁점

클린디젤차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차를 육성하기 위해 당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디젤차에 대한 세금, 연료에 대한 세금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

석유업계는 클린디젤차를 필두로 경유에 유리한 세금 정책이 마련되도록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펼치고 있다. 석유업계가 바라는 것은 에너지세제개편에서 경유에 유리한 결과를 도출하고 환경개선부담금을 폐지하는 것이다.

클린디젤차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클린디젤차와 경유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클린디젤차는 자동차의 환경성능이 개선된 것으로 연료 자체의 환경성을 논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클린디젤차를 근거로 경유세금 인하나 환경개선부담금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논리다.

이에 대해 석유업계의 관계자는 “‘클린디젤’이란 것은 자동차의 기술만 발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 엔진기술과 배기가스 후처리 장치 등의 발달과 동시에 연료자체도 황함량이 줄어드는 등 환경성이 개선돼야 ‘클린디젤’이 되는 것”이라며 두 가지를 따로 떼어 놓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분명 과거에 비해 경유의 환경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환경부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경유제품의 환경품질은 국제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디젤차와 경유의 상관성을 떠나서 둘의 환경성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는 점은 매우 바람직해 보인다.  

과세문제는 정부의 몫이다. 정부의 관계자는 “클린디젤차와 관련된 과세문제에 대해 외국 사례를 면밀히 검토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관련업계 한 전문가는 “클린디젤차를 둘러싸고 어떤 이권이 개입하든지 간에 정부가 흔들리지 말고 공평한 과세정책을 펼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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