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부상열차에 앞서 자기부상 기술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을 뒷받침하는 기술로 탈바꿈해 첨단산업 생산공정에서 먼저 실용화될 전망이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유태환, 이하 KERI)은 최근 자동화설비 전문회사인 (주)에스에프에이(대표 배효점)가 KERI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자기부상 방식을 이용한 클린 리프트’를 중국 LCD 제조사인 BOE에 납품하는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김종문 KERI 박사팀이 지난 2008년 개발해 기술이전한 자기부상 클린 리프트는 LCD나 반도체 원판을 수직으로 이송하는 일종의 화물용 엘리베이터로 KERI가 그동안 자기부상열차 개발 등을 통해 축적해온 자기부상 기술을 첨단 디스플레이산업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한 장치다.
지금까지 반도체 및 LCD 공정에서 주로 사용되던 기존 접촉식 리프트의 경우 소음과 진동, 분진 등의 문제와 이송속도의 한계로 인한 생산효율 개선의 어려움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중국 수출계약에 성공한 자기부상 클린 리프트는 가로 3m, 세로 3.8m에 최대 50m 높이까지 설치 가능하며 가이드 롤러(Guide Roller)를 이용하는 기존 접촉식 리프트와 달리 자기부상 기술을 이용한다.
화물을 이송하는 리프트와 선로가 접촉하지 않고 5mm 가량 떨어진 상태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기존 접촉식에 비해 속도가 3배 이상 증가한 분당 200m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또한 마찰로 인한 진동이나 미세 분진 발생 등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때문에 청정실(클린룸) 공정에서 품질향상, 공조운용비용 감소 및 생산성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수출하는 클린 리프트는 적재중량이 800kg이며 소음은 60dB, 진동은 0.003G 수준을 실현했다.
강도현 KERI 산업전기연구본부장은 “자기부상 기술의 산업적용을 위해서는 뜨는 기술, 이동하는 기술, 이를 선로에 따라 정확하게 안내하는 기술이 필요하며 3가지 기술을 어떻게 설계하고 제어를 하느냐가 핵심기술”이라며 “반도체 공정 이송장치와 수직형 자기부상 리프트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확보했고 초고속 회전기의 자기베어링과 나노급 정밀 스테이지 분야도 실용화 단계를 앞두고 있어 자기부상 기술은 자기부상열차 분야보다 오히려 공장자동화 시장 등에서 더 빨리 열매를 맺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자기부상 기술은 독일, 미국 및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 주로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자기 베어링 등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