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광호 Air Products Korea Engineering 부장 화공기술사·국제기술사·MBA
현대 산업에서 사용되는 가스는 그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하고 항상 신규물질을 생성해 어떠한 특정한 방법을 사용, 모든 물질에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적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스가 가지고 있는 특성, 물성 등을 이용하여 안전하게 설계하고 취급하도록 하는 방법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인체에 해롭거나 설비 또는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물질을 금고와 같이 아주 특별한 장치에 투입해 사용한다면 이 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치에 투입되는 투자비 등을 고려하면 해당 사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작하는 사업이기는 하나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이윤창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에게 무한한 사회공헌만을 요구할 수는 없다. 투자비와 안전도 및 신뢰도는 거의 반비례 한다. 즉, 안전도 또는 신뢰도를 높이게 되면 투자비는 증가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이렇게 투자비만을 늘려서 안전성 및 신뢰성을 높이기보다는 그 특성을 이해하고 적용함으로써 이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있다.

산업가스 또는 특수가스 등 그 종류를 막론하고 아래와 같은 특성을 잘 이용하면 사고를 예방 또는 확산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이것은 가스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기본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고 있다면 이는 모래위에 성을 짓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 2005년 3월23일 미국의 BP AMOCO 화재 모습.

 

 

 

 

불연성 가스 (Non-flammable Gas)

불연성 가스는 말 그대로 연소가 되지 않는 가스를 의미하며 대표적으로 질소ㆍ헬륨 등의 산업용가스와 제논ㆍ크립톤ㆍ육불화황 등의 특수가스가 불연성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들 물질은 “유해성은 가장 낮지만 가장 위험한 가스(Lowest Hazard But Highest Risk)”로 인식돼야 한다는 의미이다. 즉,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 할 수 있다. 불연성 가스는 무취, 무미, 비자극성 특징을 가지고 있으므로 실내에서 가스 누출이 발생한 경우 적절한 환기와 감지기를 통한 작업자 보호가 이뤄지지 않는 다면 산소 결핍환경이 유발돼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가스와 관련된 사고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므로 이들 가스를 실내에서 취급하고 있는 사업장에서는 반드시 환기와 산소농도 감지를 통한 작업자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

▲ 가장 대표적인 산화성 가스인 산소를 압축하는 압축기가 폭발한 모습.

 

 

 

 

가연성 가스 (Flammable Gas)

불연성 가스가 가지는 유해성(질식과 압력)에 추가적으로 화재 또는 폭발을 일으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가연성 가스 누출발생한 후 점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불연성 가스와 동일한 질식 유해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이들 가스의 누출 발생 시에도 산소 농도를 확인해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안전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

가연성 가스의 유해성을 인식할 때의 주요 인자로는 대기 중에서의 연소범위 (Flammable Range In Air), 자연발화온도 (AIT: Auto Ignition Temperature), 비중 (Gravity) 등 세 가지가 있다. 이 세 가지 요소만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화재, 폭발, 질식 등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연소 범위는 대기 중의 공기와 가스가 혼합됐을 때 연소가 가능한 범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연소하한계(Low Flammable Limit, LFL)와 연소상한계(Upper Flammable Limit, UFL)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LPG실린더 내부에 라이터를 이용하여 점화를 시키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 실린더 내부는 연소상한계 이상으로 가연성 가스가 존재하고 조연성 가스 즉, 공기가 희박해 화재 또는 폭발을 일으킬 수 없다. 그러므로 가연성 가스 취급 시 연소상한계 이상 또는 연소하한계 이하에서 취급을 한다면 이러한 위험에서 해방될 수 있다.

자연발화온도는 점화원 없이 외기의 온도에 의해 전달된 에너지만으로도 충분히 연소가 일어나는 온도를 의미한다. 실란, 포스핀과 같은 자연발화가스 (Pyrophoric Gas)는 자연발화온도가 상온보다 낮은 가스들로 이들 가스는 일상 상태에서 대기 중에 노출되면 점화원 없이도 연소가 발생하게 된다.

비중은 이들 가스를 취급 및 저장하는 장소의 누출 감지기 설치에 고려해야 하는 인자로 무거운 가스는 바닥 쪽에, 가벼운 가스는 상부 쪽에 누출 감지기를 설치해야 한다.

산화성 가스 (Oxidizer)

주변 물질의 연소 및 반응을 촉진하는 특징을 가진 가스로서 대표적으로 산소ㆍ삼불화질소ㆍ아산화질소ㆍ불소ㆍ염소 등이 있다. 산화성 가스의 유해성은 이들 가스의 농도가 높아지면 급격하게 연소성과 반응성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데 있다.

산화성 가스를 사용하는 장소에서는 연소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매우 낮은 착화 에너지만으로도 쉽게 연소가 폭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일상 상태에서는 충분한 점화에너지를 공급할 수 없는 낮은 에너지가 발생하는 비정상 점화원으로는 가스 유속에 의한 불순물 부딪힘 현상(Particle Impingement), 유체와 배관 재질 내부와의 마찰력(Friction), 유체의 부피가 급속히 줄어들어 높은 에너지를 유발시키는 단열압축현상(Adiabatic heat of compression), 오염물질(특히 오일류)과의 접촉(Contamination) 등이 있다.

▲ 대표적인 부식성 가스인 불화수소 배관이 부식된 모습.

 

 

 

 

부식성 가스 (Corrosive Gas)

부식(Corrosion)이란 어떠한 환경(Environment) 속에 놓인 재료가 화학적(Chemically) 또는 전기화학적(Electroche mically)으로 퇴화(Degradation) 되는 현상을 말한다. 부식성 가스는 작업자 신체와 장비에 부식을 유발하는 가스 물질로 불화수소ㆍ삼불화붕소ㆍ염소 등이 여기에 속한다.

독성 가스 (Toxic Gas)

독성이란 생명체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독성 물질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흡입(inhalation), 흡수(Absorption), 섭취(ingestion) 등의 형태로 유발되며 가스 상 독성물질로 인한 중독현상은 대부분 흡입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한 가지 명심하여야 하는 사항은 ‘해가 없는 물질은 없다. 오직 물질을 해 없이 사용하는 방법 뿐이다’로 모든 물질은 적든 많든 간에 독성이 있으며 이를 주의 깊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지금까지 아주 기본적인 가스의 성질을 알아보았다. 어느 누구이던 간에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가스를 취급한다면 이는 장님이 코끼리 다리는 만지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필히 숙지하고 응용한다면 가스설비 설계 및 취급에 있어서 한층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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