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열린 연료전지관련 한국-이탈리아 상호 협력세미나와 기계학회 추계학술대회의 특별 세션으로 열린 수소안전에 대한 세미나에 참석할 기회를 가졌다.

그동안 수소경제로 진입을 위해 노력한 결과 많은 성과가 있었으며 최근 원활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새로운 틈새시장을 열 가능성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지구온난화와 관련해 온실가스 감축을 만족시키려면 전세계 에너지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간단히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옮겨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며 경제성을 가진 것도 아니다.

또한 에너지 필요량이 엄청난 규모이기에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기술과 자원의 효율적 이용은 필수요소일 수밖에 없다.

수소와 연료전지의 사용은 지역 및 글로벌 차원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감소와 함께 1차 에너지원 다각화, 신산업 기회창출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어느 나라나 공통된 시각이다.

하지만 아직 기술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인프라와 경제적 차원의 장애물을 극복함에 있어 국가차원의 조율과 국제협력도 필요하다.

에너지 전주기로 보면 이득이 될지라도 그 가치에 대한 인식이 낮고 이해당사자가 무관심하다면 시장을 파고들기에는 힘이 들고 오래 걸린다.

다행히 가정용 연료전지와 분산용 연료전지는 기업체를 중심으로 시범 보급을 하고 있고 단가를 낮추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업체의 이런 노력이 소비자에게 그 가치를 인식시키고 결국은 이익을 가져다준다면 속도는 느리더라도 점차 그 영역이 확대되어 나갈 것이다. 

틈새시장 진입전략으로 용융탄산염연료전지(MCFC)의 역할도 재미있다.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순산소연소나 연소전후의 포집기술도 있지만 에너지효율의 저하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MCFC기술은 원리상 양극 출구에서 높은 농도의 이산화탄소의 흐름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전기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 분리 농축의 기술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산중공업에서도 개발하고 있다. 따라서 MCFC는 이산화탄소 전량이 완전히 자체 분리되어 이산화탄소 포집 비율이 70%에 달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산화탄소 저감이 이슈가 된 현실에서 수소기술로 재생에너지의 이용을 활성화하고 이산화탄소를 활용한다면 어떨까? 지난 9월 독일의 연방교육연구부(German Federal Ministry of Education and Research)는 지속가능과 기후보호를 위한 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Bayer, Siemens, RWE등 4개사를 주축으로 총 14개 기관이 참여해 간헐적이라는 단점을 가진 재생에너지의 전기로 수소를 만들어 저장, 이용하는 실증 프로젝트를 1,800만유로를 투자할 것이라고 한다. 이 프로젝트명은 CO2RRECT(CO2-Reaction using Regenerative Energies and Catalytic Technologies)로서 독일정부로부터 3년 동안 1,100만유로를 지원 받는다.

물론 단기적인 전략으로 수소(대략 20% 이내)와 천연가스를 혼합한 HCNG를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자동차도 NOx 저감의 효과가 있으며 공통의 인프라가 필요한 연료전지자동차로 가기위한 경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제주 수소안전 세미나에서도 수소를 기존 천연가스배관에 혼합해 수송하는 경우 안전측면에서 어떠한 면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여러 학회의 이슈를 반영해 수소가 소재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는 것 또한 반가운 일이다.

안전은 사고로서 배울 수도 있지만 그 이전에 확보해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며 소재개발에도 파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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