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버릇 개 못준다고, 설마설마 우려했더니 끝내 북쪽 사람들이 서해바다에서 총소리를 내 잠시나마 또 세계를 놀라게 하고 말았다.

꽃게잡이 어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북방한계선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신경을 건드리더니 급기야는 우리 해군함정에 선제공격을 가해 교전상태에 까지 이르게 하고 만 것이다.

통일소라고 이름 지은 소 500마리를 이끌고 현대그룹의 8순노인이 휴전선을 넘어 북으로 향한지 꼭 1년이 되는 하루 전날의 일이다.

아직도 서해 5도 쪽을 비롯해 휴전선 일대에는 긴장이 계속되고 있어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갈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언제 어떤 돌발적인 일이 있을런지 모를일이고보니 한시라도 방심할 때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금강산 관광객이 계속 북쪽을 향해 떠나고 삼성그룹의 경제협력단이 평양에 가 있으며, 비료를 실은 배가 북쪽을 향해 출항하는가 하면 차관급회의, 장성급 회의 등이 예정되어 있는 판국에 터진 일이라 어리둥절, 어떻게 돌아가는 푼수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고 우리같은 사람은 짐작조차 쉽지않은 일이지만, 북쪽 사람들이 이번일을 저지르면서 얻고자 했던 일이 여러가지 있겠으나 최소한 민심의 동요나 사회혼란이었다면 그것만큼은 단연코 실패였던 것으로 보여진다.

일부 언론에서, 이상하리만큼 침착하고 동요가 없었던 시민들을 보고 이것이 국력우위로부터 비롯된 자신감의 또다른 표출이냐 아니면 안보불감증이냐하며 염려하는 것만 봐도 그들의 실패는 쉽게 알수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잠시 주춤했을뿐 주식시장도 별 이상이 없었고 금리나 환율 또한 그와 같았으며 특히 몇년전 피바다 발언이 있었을때만 해도 걱정스러울 정도로 난리법석을 떨었던 사재기 소동같은 일은 전혀 없었다니 그야말로 충격을 소화시키는 우리 국민의 의식이나 능력이 그만큼 성숙하고 커진 것인지, 세상이야 어떻게 돌아가든 나 몰라하는 극도의 이기심이나 방심, 한심스러운 낙관주의에 젖어 그러는 것인지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런 문제들이야 더 전문가적인 식견으로 따져봐야 할 일이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 평소 자기하던 대로 흔들림없이 생업과 생활을 지켜나가고 있다면 그보다 더 다행스럽고 바람직한 일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안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제2차대전초, 일본에 대한 미국 공군의 1차 공격목표가 고적과 유물이 많은 도시 나고야와 전국에 가스저장소였다는 사실을 상기할때, 제조, 저장, 판매, 그 어느 업종이 되었든 가스안전관리 종사원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그리고 꾸준하고 쉬임없이 점검하고 또 점검하는 일이야 말로 더 없이 훌륭하고 자랑스러우며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일일 것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과 이웃, 가정과 직장,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 능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항상 이때라고 생각하는 그런 마음과 자세보다 더 어여쁘고 그리운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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