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7일 발생한 여수국가산업단지 정전사고는 여수화력 구내 EB-G(종단접속함) 고장시 한전과 GS칼텍스측 소유 각각의 계전기가 오동작 돼 3개 업체가 정전으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식경제부는 9일 여수국가산업단지 정전사고에 대한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고는 여수화력변전소 구내 용성송전선로(#1) 케이블헤드와 연결되는 종단접속함(EB-G) 내부에서 발생한 고장(지락고장과 재폐로 실패)에서 비롯됐으며 이를 통해 여수산단내 26개 업체가 순간전압강하의 영향을 받았고 그 중 3개 업체(GS칼텍스 등)는 23분간 정전이 발생됐다.

두 차례의 고장으로 대부분의 업체들은 순간전압강하의 영향으로 전압에 민감한 공장 내 일부 설비가 정지되는 부분정전에 그친 반면 GS칼텍스의 경우 한전과 GS칼텍스측이 각각 소유·관리하는 계전기의 오동작으로 2회선으로 수전중이던 송전선로 모두가 차단됐다.

GS칼텍스측 소유 거리계전기의 오작동으로 2회선 중 1회선이 차단되고 이어 한전측 여수화력 변전소 모선보호계전기의 오동작으로 나머지 1회선 마저 차단됐다.

또한 GS칼텍스를 거쳐 전력을 공급받는 2개 공장(LG화학SM공장, 삼남석유화학)도 GS칼텍스와 같이 23분간 정전이 발생했다.

호남화력 1호기와 광양부생복합 1,2호기도 순간전압강하로 인한 계전기의 민감 동작(광양부생복합) 또는 오동작(호남화력)으로 정지됐다.

이번 정전사고와 관련해 종단접속함 내부 지락고장과 GS칼텍스측 거리계전기 및 한전측 모선보호계전기의 오동작 원인을 살펴보면 지락고장은 종단접속함 내부 에폭시부싱의 절연파괴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폭시부싱의 시공과정에서 발생한 Crack이 시간의 경과로 임계점에 도달해 절연이 파괴됨에 따라 고장이 발생한 것이다.

GS칼텍스측 거리계전기의 오작동은 근단고장에 따른 외부의 송전선로 고장(종단접속함 내부 1차 지락고장)을 내부 고장상황으로 인식하는 거리계전기의 특수한 동작특성에 기인된 것으로 결론났다.

또한 한전측 모선보호계전기의 오작동은 종단접속함 2차 지락고장 시 모선내부의 비정상적인 전류유도(C상→A,B상)현상에 의한 것으로 결론났으며 다만 모선내 전류유도 현상은 해외 제작사의(도시바) 원천기술에 대한 접근성의 어려움으로 정확한 원인규명이 곤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동조사단은 조사결과 몇 가지 재발방지 대책을 제안하고 이를 통한 유사사고 방지는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식경제부는 이번 여수산단 정전사고의 원인별 대책을 수립하는 등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종단접속함 내부 절연파괴 원인의 사전 감시강화(주요 송전선로) 등 On-Line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하고 시공 시 Crack 발생 가능성이 낮은 새로운 종단접속함 개발을 추진한다.

초단거리 송전선의 경우 보호설비의 오동작을 예방하며 우선적으로 보호설비의 동작시간을 조정한다. 점진적으로 다른 종류의 보호설비(차동전류계전기)로 이중화하며 모선보호계전기 오동작의 해결을 도모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고장판정시간 또는 동작 전류값의 조정을 통해 오동작을 방지하되 근본적인 원인 규명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해 국내외 전문가, 설비제작사 등이 TF를 구성해 원인 규명을 추진한다.

여수산단내 전력계통 보강을 통해 순간정전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10월 여수산단 개폐소 준공 시 여천변전소의 부하를 인근 개폐소로 분산(기존 11개 업체 → 5개 내외로 분산)한다.

또한 다른 주요국가산단도 일제히 정밀점검을 통해 유사한 문제점 여부를 파악해 미비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정부 합동조사단은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의 전력계통 신뢰도 전문위원장인 오태규 박사(전기연구원 전문위원)를 단장으로 전력거래소, 전기연구원, 전기안전공사 등 관련기관과 김재철 숭실대 교수를 포함한 민간전문가 등 12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1월18일부터 21일까지 현장조사를 실시해 사고현장 및 피해업체조사, 한전 전력계통설비의 문제점과 각종 계측기록을 분석했으며 계전기의 오동작 원인을 규명코자 국내외 각종 자료 및 유사 사례분석과 수거한 고장 DATA를 활용해 시뮬레이션 기법 등을 통한 원인분석을 시도했다.

또한 절연파괴 된 종단접속함 내부 에폭시부싱을 수거해 전기연구원과 케이블 제작사(대한전선)에서 각각 정밀조사·분석했다.

▲ EB-G(Ending Box-Gas) : 가스절연개폐기와 지중케이블을 연결하는 종단접속함.
계전기 : 전력설비의 고장상태 감시 및 고장발생 시 차단기에 고장신호 전달.
근단고장 : 계측기에 전압측정이 어려운 상태의 고장(초단거리 선로 고장 시 발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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