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확산에 따른 가축 살처분 매몰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가축 매몰지 침출수 유출 여부를 현장에서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 방사선과학연구소 방사선공업환경연구부 유승호 박사팀은 가축 매몰지 침출수 유출 여부를 현장에서 30분~1시간의 짧은 시간 안에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기술은 침출수 의심 시료를 1㎖ 가량 채취, 시료 속에 포함된 가축 사체 유래물질(단백질 또는 단백질 분해산물인 아민, 펩타이드, 아미노산 등)의 농도와 총유기탄소농도(TOC, 총유기물질 중 탄소의 양을 나타내는 환경오염지수)의 비율을 현장에서 분석함으로써 침출수가 유출됐는지 아니면 다른 오염원(가축 분뇨 폐수, 일반 생활 폐수 등)에 의한 오염인지를 판별해낼 수 있다.
이 기술이 현장에 적용되면 구제역 매몰지 주변의 토양과 지하수가 침출수로 오염됐는지 여부와 진행 정도를 현장에서 확인함으로써 시료의 채취·이동에 따른 병원균이나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최소화하고 침출수 유출 확인시 오염 복원 등 대응책을 신속하게 실행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유승호 박사팀은 매몰지 침출수가 가축 분뇨 폐수 등 다른 오염원과 총유기탄소농도대비 ‘가축 사체 유래물질’의 비율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을 밝혀내고 실제 매몰지 시료로 이를 검증한 결과 가축 사례 유래물질의 비율 측정으로 침출수 여부를 정확히 판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지금까지는 침출수 유출 여부는 암모니아성질소, 염소이온, 질산성질소 등을 측정해서 판단했으나 타 오염원과 구분이 어려울 뿐 아니라 현장에 적용하는 데 많은 문제가 따랐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침출수 시료를 가축 사체 유래물질의 농도에 비례해서 색깔이 나타나는 발색시약(닌하이드린 복합물, C9H6O4)과 혼합한 뒤 80℃에서 10분 정도 발색을 유도한 다음 상온에서 냉각시켜 색도를 측정하고 총유기탄소농도의 비율과 상관성 등을 분석해 침출수 유출 여부를 현장에서 신속하게 판별할 수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개발된 기술을 전국의 가축 매몰지 전수 조사에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 부처 및 지자체와 협의 중으로 매몰지 침출수 오염 여부를 좀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해서 적절한 오염 복원 방안을 도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