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호 박사가 시료 속에 포함된 가축 사체 유래물질의 농도와 총유기탄소농도 비율을 확인하고 있다.
구제역 확산에 따른 가축 살처분 매몰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가축 매몰지 침출수 유출 여부를 현장에서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 방사선과학연구소 방사선공업환경연구부 유승호 박사팀은 가축 매몰지 침출수 유출 여부를 현장에서 30분~1시간의 짧은 시간 안에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기술은 침출수 의심 시료를 1㎖ 가량 채취, 시료 속에 포함된 가축 사체 유래물질(단백질 또는 단백질 분해산물인 아민, 펩타이드, 아미노산 등)의 농도와 총유기탄소농도(TOC, 총유기물질 중 탄소의 양을 나타내는 환경오염지수)의 비율을 현장에서 분석함으로써 침출수가 유출됐는지 아니면 다른 오염원(가축 분뇨 폐수, 일반 생활 폐수 등)에 의한 오염인지를 판별해낼 수 있다.

이 기술이 현장에 적용되면 구제역 매몰지 주변의 토양과 지하수가 침출수로 오염됐는지 여부와 진행 정도를 현장에서 확인함으로써 시료의 채취·이동에 따른 병원균이나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최소화하고 침출수 유출 확인시 오염 복원 등 대응책을 신속하게 실행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유승호 박사팀은 매몰지 침출수가 가축 분뇨 폐수 등 다른 오염원과 총유기탄소농도대비 ‘가축 사체 유래물질’의 비율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을 밝혀내고 실제 매몰지 시료로 이를 검증한 결과 가축 사례 유래물질의 비율 측정으로 침출수 여부를 정확히 판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지금까지는 침출수 유출 여부는 암모니아성질소, 염소이온, 질산성질소 등을 측정해서 판단했으나 타 오염원과 구분이 어려울 뿐 아니라 현장에 적용하는 데 많은 문제가 따랐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침출수 시료를 가축 사체 유래물질의 농도에 비례해서 색깔이 나타나는 발색시약(닌하이드린 복합물, C9H6O4)과 혼합한 뒤 80℃에서 10분 정도 발색을 유도한 다음 상온에서 냉각시켜 색도를 측정하고 총유기탄소농도의 비율과 상관성 등을 분석해 침출수 유출 여부를 현장에서 신속하게 판별할 수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개발된 기술을 전국의 가축 매몰지 전수 조사에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 부처 및 지자체와 협의 중으로 매몰지 침출수 오염 여부를 좀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해서 적절한 오염 복원 방안을 도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