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온실가스·유지비 저감 ‘탁월’

[투데이에너지 강은철 기자] 병원이나 사우나, 호텔, 리조트 등은 보다 효율적인 온수사용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한다. 이들 장소는 필요에 따라 대용량의 온수도, 또 아주 소량의 온수만을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큰 고민이다. 항상 일정한 시기에 대량의 온수만 사용한다면 대용량의 온수보일러를 설치하면 간단하다.

그러나 사용자의 성향, 시간 등 조건에 따라 온수사용이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온수사용의 효율성을 따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목표는 사람의 수에 따라 온수사용을 제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치해 초기 투자비와 에너지비용 절감은 물론 나아가 저탄소 녹색성장의 근간인 온실가스 줄이기에도 적극 동참하는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사업장은 다수의 소용량 온수기를 멀티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인 ‘캐스케이드(Cascade: 병렬)’를 설치한 것이다. 특히 일반 온수기가 아닌 콘덴싱온수기를 적용한다는 점에서 보다 에너지절감 효과 및 온실가스 저감에 적극 동참할 수 있다.


캐스케이드의 장점은

콘덴싱 멀티제어시스템은 별도의 복잡한 컨트롤시스템없이 다수의 콘덴싱온수기를 통신케이블로 연결해 한 개의 온도조절기로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필요한 용량에 따라 1대부터 무한대로 자유로운 증설이 가능해 기존 시스템대비 약 20%에서 최대 50%까지 가스비절감을 자랑한다. 이는 불꽃크기를 1/10까지 제어하는 초정밀 불꽃제어시스템이 이상적인 연소환경을 구현해 불필요한 가스낭비를 방지해 주기 때문에 그만큼 에너지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요구되는 온수나 난방용량에 따라 알아서 가동되는 대수를 조절하는 최첨단기능을 갖고 있어 가스비절감 효과는 더욱 커지게 돼 온수를 특히 많이 사용하는 상업용 건물일수록 더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지비와 관리비도 절약할 수 있다. 일반 온수기에 필요한 온수탱크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주기적으로 설치검사와 정기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며 일반온수기대비 최대 5배 이상 증가한 10~17kgf/cm²의 높은 사용압력으로 고층빌딩에서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직수압 문제를 해결해 감압변 설치비용과 짧은 수명으로 인한 교체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콤팩트 사이즈의 벽걸이형 병렬설치를 통해 기존 온수기의 평면설치에 비해 여분의 공간을 넓힘으로써 공간활용도를 높였다. 온수기 고장이 발생했더라도 고장난 온수기를 제외한 나머지 온수기의 정상가동으로 상시운전시스템이 가능해 상업용 건물의 영업에 전혀 지장이 없다.

A/S시에도 고장난 온수기만을 고치면 되기 때문에 전체 작동을 멈추고 고장수리를 했던 기존 온수기시스템과 비교해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A/S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사업장 확장 등으로 온수 용량을 증설하기도 용이하다.  

대성쎌틱의 관계자는 “캐스케이드시스템은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관류형보일러보다 초기투자비 및 유지비가 30% 이상 절감된다”라며 “콘덴싱보일러 1대는 기존 일반보일러대비 연간 CO₂가 460kg 감소되는 효과가 있으며 이는 소나무 160그루가 흡수하는 CO₂양으로 캐스케이드로 설치할 경우 CO₂저감량은 대단하다”고 밝혔다.


적용현장은

현재 국내에서 캐스케이드를 보급하고 있는 기업은 경동나비엔과 대성쎌틱 에너시스가 유일하다. 이들 기업은 콘덴싱온수기를 개발하면서 관련시장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특히 해외에서 이러한 시장흐름을 감지하고 국내시장에 도입했으나 설치사례가 없어 초기시장 정착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온수의 품질이 중요한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빠르게 성장하며 해외보다 더 많은 용량으로 캐스케이드 설치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 대성셀틱의 콘덴싱 병렬 시스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경동나비엔에서 설치한 원주의 상지사우나다. 당초 상지사우나에는 50만kcal급 2대의 스팀보일러와 2만ℓ급 온수탱크가 설치돼 있었다.

찜질방에서 사우나로 리모델링을 시작하면서 경동나비엔의 캐스케이드를 설치하게 됐다. 콘덴싱온수기 35대와 콘덴싱보일러 5대 등 총 40대가 하나의 컨트롤로 조정된다. 이로써 초기투자비 절감은 물론 공사기간 단축으로 인한 영업손실 최소화, 기계실 상주인원 감축으로 인건비도 줄여 1석3조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대구에 위치한 ‘수성아리아’다. 대구에서 단일 평수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수성아리아는 600평 규모의 찜질방으로 경동나비엔의 대표브랜드인 ‘나비엔 콘덴싱 가스온수기’ 36대를 설치했다. 설치 후 가스비절감 효과는 물론 빠른 온수사용으로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듣고 있다.

대구의 ‘경명사우나’ 역시 나비엔 콘덴싱온수기 13대를 설치한 이후 전년대비 연료비를 100만원 이상 절감이 가능했다.

녹색시범학교로 선정돼 ‘저탄소 녹색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는 경주여자정보고등학교는 기존의 관류보일러를 콘덴싱온수기 2대로 교체설치해 에너지사용량 실시간 체크를 진행한 결과 연료비가 크게 절감돼 이를 식단의 질을 높이는데 사용하기도 했다.


캐스케이드시장 확대위해

캐스케이드는 에너지절감은 물론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보급을 확대해야 하는 품목이다. 그러나 열악한 기술기준이 보급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캐스케이드시장 확대를 위해 배기통 기술기준이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스보일러용 급배기통 성능인증 기준에 따르면 ‘콘덴싱보일러용 배기통에는 내열성(150℃ 이상), 내식성, 내충격성 및 불연성을 보유한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라고 돼 있다.

통상 콘덴싱보일러나 온수기의 경우 배기가스의 잠열을 회수해 열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적용돼 배기가스의 온도가 100℃를 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성능기준에서는 내열성 기준온도가 불필요하게 높고 책정돼 있고 불연성 재질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사실상 플라스틱 재질의 배기통 사용이 불가능한 기준이라는 것이다.

콘덴싱보일러와 콘덴싱온수기 등 콘덴싱 기기의 특징을 반영한다면 내열성 기준온도 하향조정과 불연성 재질기준을 ‘난연성’으로 변경해 적절한 플라스틱재질을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을 현실해야 한다고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일체형 배기통 사용 허용도 캐스케이드 보급 확대의 관건이다. 공동연도는 건물에서 배기가스를 모아 배출하는 구조물로 쉽게 말해 다세대 건물의 공용굴뚝이라고 볼 수 있다. 건물 구조 자체를 배기가스 배출이 가능한 구조(굴뚝)로 만들어 보일러 연도를 연결하는 것이다.

복합연도(일체형 배기통)는 건물 구조와는 상관없이 보일러배기를 다수 기기에 연결할 수 있는 연도다. 현재 국내 규정상 복합연도(일체형 배기통)는 자연배기식 방식, 즉 송풍기가 없는 보일러(또는 온수기)에만 설치가 가능토록 허용돼 있다.

보일러 및 온수기에 일체형 배기통사용을 허용하고 플라스틱재질로 전환하는 것은 에너지절감 효과가 높은 콘덴싱 관련 기기들의 보급확대를 위해 절대 필요한 기준이다.

다만 플라스틱 재질은 콘덴싱보일러 및 콘덴싱온수기에 국한해야 하며 배기가스 역류에 대한 안전성 시험기준을 대폭 강화해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사고원인을 차단해야 한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급 확대를 위해 현재 급배기통 기준에서 콘덴싱보일러 연도의 재질규정을 현실화해야 한다”라며 “자연 배기식 보일러와 온수기에만 복합연도를 설치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부분을 강제 급배기식 및 강제 배기식 보일러와 온수기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돼 한다”고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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