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지열 분리발주 '논란'
[기획기사] 지열 분리발주 '논란'
  • 강은철 기자
  • 승인 2011.06.14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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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에너지 강은철 기자] 지열은 신재생에너지 원별 공급비중은 0.35%에 불과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이용 건축물인증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건축물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냉난방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되는 한편 성장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받고 있다.

현재 지열공사는 크게 옥외천공공사, 장비설치공사, 기계실 배관설비공사, 자동제어공사로 구분된다. 이중 옥외천공공사는 지열시스템 전문기업이 그동안 천공전문기업에 하도급을 줘 공사를 진행해 왔다. 천공은 지열공사의 약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부문이다.

최근 몇 년간 지열업계에서는 천공공사와 장치·배관설치 등 시스템공사를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으며 천공업계와 지열시스템업계간 분리발주에 대한 찬반논란이 지속돼 오고 있다. 그러나 자칫 업계간 ‘밥그릇 싸움’으로 보여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두 업계간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이에 분리발주에 대한 찬반의견을 들을 수 있는 ‘이슈&이슈-지열 분리발주 논란’이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지중열교환기 100% 하도급, 위험한 일”

지중열교환기 부실공사, 전체시스템 부실 원인

▲ 안근묵 한국지하수·지열협회 회장
신재생에너지원 중 하나인 지중열을 냉난방에너지로 이용하는 지열시스템은 크게 지하시설과 지상시설로 구성된다. 지하시설은 지층을 굴착해서 땅속에 설치하는 지중열교환기를 말하고 지상시설은 열교환기·히트펌프 등 기계설비를 말한다.

각각의 역할을 살펴보면 지하시설인 지중열교환기는 열복원을 반복하면서 땅속의 지중열을 지상의 열교환기에 전달하고 히트펌프 등 지상의 기계설비는 지중열교환기에서 전달받은 지중열을 냉난방에너지로 바꾸는 일을 담당하면서 지하시설인 지중열교환기와 지상시설인 기계설비의 역할이 분명하게 구분됨을 알 수 있다.

이같이 명확한 역할분담을 통해 완성되는 지열냉난방시스템은 어느 한쪽만 특별히 발전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만큼 지하시설과 지상시설이 모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땅속 지층을 수백미터 깊이로 굴착해서 설치해야 하는 지중열교환기는 시설의 구조적 특성상 사후 이용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진단이 어렵고 개선조치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문제가 생기더라도 손쉽게 진단·확인이 되고 설비교체 등 개선조치가 가능한 지상의 기계설비보다는 조금 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지하수·지질학적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지열시스템관련 공사현장을 들여다보면 현재 관련공사의 입찰에 응찰자격을 가지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전문기업 및 기계설비업체에서는 지열냉난방시스템에서 지중열교환기의 설치만 끝나면 공사의 90%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로 땅속의 지중열교환기 설치에 부담을 갖고 있다.

이는 지층을 굴착해서 땅속에 설치하는 지중열교환기에 대한 전문지식이 전혀 없기 때문에 100% 하도급할 수 밖에 없는 데서 나오는 현상일 것이다.

지하시설인 지중열교환기가 100% 하도급으로 설치되는 것은 실로 위험한 일이다.

원도급업체에서는 수익적인 측면만 보고 최소한의 공사비로 지중열교환기설치공사를 하청업체에 주는데 하청업체는 도급업체에서 원가에 해당하는 최소한의 공사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먼저 생각하다보니 하자발생에 따른 책임이 없는 하청업체의 지중열교환기 설치는 자연히 부실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지중열교환기의 부실공사는 지열냉난방시스템 전체의 부실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결국 시장이 축소되거나 없어지는 결과를 낳게 돼 업계 전체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콩 하나를 놓고 반쪽을 나눠 주는데 인색하지 말고 양쪽 업계가 힘을 모아 큰 창고를 지어놓고 콩가마니를 나누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득권을 가진 측이 눈앞에 이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지열냉난방시스템의 주요 구성요소인 지중열교환기의 안전성 및 효율성 그리고 경제성을 도모하기 위해 어떤 결정이 옳은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특히 같은 맥락에서 지층을 굴착해서 땅속에 설치하는 지중열교환기의 분리발주문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업체 대형화·종합화·고도화 시급”
책임소재 불분명…소비자 피해 이어질 것

▲ 김태원 한국지열협회 회장
지열냉난방설비는 공조부분의 건축기계설비분야로 토목공사, 천공공사, 배관공사, 기계설치공사, 보온공사, 자동제어공사 등 복합 공종으로 구성되며 모든 공종이 상호 연관돼 설계 및 시공될 수 있도록 통합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열공사에서 한 공종의 하자는 치명적인 성능저하 등 시스템 전체의 문제를 야기하고 분리해 시공 및 운영하는 것은 시스템 전체의 부실을 가져오게 되므로 토목공사, 설비공사, 자동제어공사 등을 분리해 발주하는 경우는 없다.

천공공사가 잘못돼도 하자의 증상은 지열히트펌프에서 나타나고 있다. 천공공사를 분리발주하게 되면 공사를 하지 않은 천공부분까지 설비업체에 책임이 전가되는 불합리한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지열공사에서 천공부분은 공사 후 지중에 묻히게 돼 하자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만약 천공공사가 분리발주하게 되면 설비의 하자보수에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지고 결국 이에 대한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최근 지하수개발 및 천공업체 측에서 천공의 분리발주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같은 주장을 제기하는 이유는 첫째 지하수개발은 지금도 분리발주를 하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 지열업체가 지나치게 낮은 단가로 천공을 발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의 모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열냉난방시스템이라는 복잡한 시스템 공사와 지하수개발을 동일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지열업체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지금까지 지열업계를 이끌어 온 선두기업들이 대부분 도산했거나 사업을 포기했다는 현실을 모르고 하는 주장이다.

설비공사, 전기공사 등이 분리발주 대상인 경우조차 대형 건축공사의 경우 대부분 하나의 패키지로 발주하는 것은 건물의 종합적인 성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모든 책임을 건설회사로 단일화하기 위함이다.

지하수개발공사를 천공업체에게 직접 발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나 지열공사 중 천공공사를 분리 발주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이제 정상궤도에 들어선 지열산업을 통째로 부실화시킬 위험이 매우 높은 발상이다.

우리나라의 지열시장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지금은 분리할 때가 아니며 오히려 업체의 대형화, 종합화, 고도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지하수개발공사를 천공업체에게 직접 발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나 지열공사 중 천공공사를 분리 발주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로 이제 정상궤도에 들어선 지열산업을 통째로 부실화시킬 위험이 매우 높다.

일부 업체의 무리한 요구가 정책입안에 잘못 반영될 경우 그 후유증은 오랜 기간 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어 우려된다.

천공업체의 수주 단가 문제는 지열전문기업의 폭리에 기인한 것이 아니며 업체의 난립에 의한 과당경쟁으로 야기된 것이다.

또한 전체설비에 대한 하자보수 및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해 소비자가 피해를 보지 않게 하기 위해 천공공사의 분리발주가 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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