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파워 연료전지부문 기술연구소 소장
[투데이에너지] 고종의 고문이었던 호머 헐버트가 극찬한 우리나라 4대 발명품 중 하나인 거북선은 브레테니카 백과사전에 세계 최초의 철갑선으로 기록돼 있다. 거북선이 위기의 조선을 구했던 신의 기술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는 조선인의 피를 물려받은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박을 수주하는 선박제조 강국이다. 선박제조 강국의 입지를 견고히 하기 위해 외부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않을 수 없다.

거북선의 엔진이 바람과 사람의 힘이었다면 21세기의 거북선 엔진은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으로 생기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연료전지가 될 것이다.

현재 여러 국가와 기업은 특히 해양 환경문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선박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이산화탄소(CO2) 등의 유해가스를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효율까지도 극대화하려는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 중 가장 관심이 높은 기술은 운항 시 에너지절감 및 오염물질을 저감할 수 있는 선박용 연료전지 기술이다. 디젤엔진 등 기존 발전기로는 배출물 규제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SCR 또는 CCS 등을 부착해 오염물질을 제거하려 하지만 장치부착에는 효율감소, 설치면적증가, 비용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IMO에서 규제하는 NOx 및 SOx의 배출이 거의 없는 연료전지가 환경문제에 대처하고 에너지절감이 가능한 유일한 대안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의 경우 선박용 연료전지 연구개발은 이제 시작 단계이다. 육상용 연료전지의 경우 2007년부터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미 40MW 이상의 연료전지가 설치돼 안정적 설비임이 입증되고 있으나 염분, 진동 등 육상환경보다 열악한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서는 개발해야 할 기술이 많다.

이에 따라 연료전지 선박 개발을 위해서는 연료전지기업뿐만 아니라 선박제조사, 해운사 및 선급 등이 함께 참여하는 체계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 선박제조사, 한국선급과 포스코파워에서 선박용 연료전지 개발 국가 과제를 착수할 예정으로 돼 있다.

선박 보조전원용 MCFC시스템 개발과제에서는 선박용 연료전지 스택 및 스택패키지 기술 개발, 선박 적용기술 개발 및 해상실증을 추진하고자 한다. 주관기관에서는 300kW급 MCFC 스택과 예비 개질기, 가습기 등의 일부 보조기기를 통합한 연료전지 스택 패키지를 개발할 예정이며 선박제조사에서는 선박 탑재 및 연계 운전을 위해 공기 공급 장치, 연료 기화 장치, 수처리 장치 및 전력시스템 등의 기술을 개발할 것이다.

설계 및 제작이 완료된 MCFC 스택 패키지 및 선박용 부품 등을 연계해 실제 선박에 설치 후 해상실증연구를 수행하고 연료전지 선박 인증을 추진해 국제 표준화를 주도할 것이다.

2010년 독일선급에서는 선박 보조전원용 연료전지시스템 도입 타당성 검토 결과 대체 가능한 디젤보조엔진 시장규모를 160GW로 예상했다. 또한 연료전지 선박이 국산화될 경우 유럽, 일본에서 로열티를 지불하고 수입해왔던 기자재 의존도가 감소해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이러한 시장창출과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기업체의 투자와 더불어 정부주도의 정책적인 지원과 예산확보가 더 필요하다.

친환경 고효율 선박용 연료전지 개발은 우리나라 선박제조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해 세계 1위 강국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국가적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올 수 있었던 이유가 거북선이라는 신기술 개발이었다면 향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대표적인 성장동력원으로서 선박용 연료전지의 성공적인 개발이 역사의 한 획을 그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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