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강은철 기자] 올해 상반기 가스기기분야 수출실적을 분석한 결과 가스온수기가 명실상부하게 최대 수출품으로 등극했다. 그동안 가스기기 대표제품하면 가스보일러를 떠올렸으나 이제는 가스온수기가 수출에 있어서는 대표제품으로 각인되고 있다.

가스온수기가 수출실적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안된다. 매년 수출은 이뤄지고 있었으나 본격적인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2008년 이전에는 2000년 293만달러가 최대 실적이었을 정도로 가스기기 수출실적에서 미미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경동나비엔이 본격적으로 미주시장에 콘덴싱기술이 적용된 가스온수기를 수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8년도에 처음으로 1,000만달러가 넘는 1,380만1,000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이후 2009년 3,139만6,000달러, 2010년 4,588만5,000달러로 매년 50% 이상씩 수출이 급증했다. 급기야 상반기 수출액이 지난해 전체수출액에 육박하는 4,109만7,000달러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하게 가스기기분야 최대 수출품으로 등극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가스기기산업은 우물안 개구리로만 알았다”라며 “그러나 온수기 수출로 가스기기분야가 사양산업이 아닌 신수출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콘덴싱기술로 미주시장 안착

미주시장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저탕식 전기온수기가 주류를 이루며 린나이, 노리츠 등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전체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단일규모로 세계 최대시장을 갖고 있는 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당시 경동나비엔의 미주시장 진출은 무모한 도전으로 비춰졌다.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저탕식온수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본의 기업처럼 인지도가 높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 실제로 경동나비엔은 수출 성공에 고무되기도 전에 국내 시공환경과 다른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대표이사가 직접 미국에 몇 달씩 상주하며 진두지휘해 어려운 난관을 극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동나비엔의 관계자는 “글로벌기업들이 모인 미주시장에서의 성공은 세계적으로 품질 및 성능을 인정받는 것”이라며 “세계 최대시장인 만큼 가장 경쟁이 치열하고 인정받기 어렵다는 미주시장을 겨냥해 콘덴싱온수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마침 미국 정부의 고효율제품 설치를 장려하는 정책이 발표되면서 에너지절감 능력에 있어 최고를 자랑하는 콘덴싱기술이 접목된 온수기에 날개를 달아줬다.

경동나비엔에 이어 미주시장에 안착한 대성쎌틱의 관계자는 “고효율제품의 가격이 저효율 저탕식 온수기에 비해 가격이 비싸 보급확대에 있어 얼마간 정체가 있었지만 미국 정부의 보조금정책으로 인해 온수기시장이 순간식 콘덴싱온수기시장으로 조금씩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라며 “매년 100%씩 콘덴싱온수기시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몇 년 후에는 콘덴싱온수기가 전기식·저탕식온수기시장을 넘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동나비엔의 관계자는 “미국의 고효율제품 지원정책이 온수기에만 국한돼 적용되는 정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연일 갱신됐다”라며 “이는 기본적으로 뛰어난 성능과 제품설치 편의성 등 설치자와 소비자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요소를 갖췄기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 

경동나비엔과 대성쎌틱은 미주시장 진출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경동나비엔은 본격적인 판매이전에 품질신뢰도 확보를 위해 가스온수기 CSA 인증을 획득한데 이어 2009년에는 수출품목 다변화와 미국시장에서의  품질경쟁력 우위를 지켜나가기 위해 동종업계 최초로 콘덴싱보일러와 콘덴싱온수기에 대한 ASME 대량생산인증을 동시에 획득했다.

경동나비엔의 관계자는 “ASME인증 획득을 통해 ‘Navien’ 브랜드의 신뢰도가 높아져 현재 시장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으며 미주지역에 콘덴싱보일러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성쎌틱도 UL, ETL, ASME 안전 인증을 획득했으며 이와는 별개로 에너지효율과 관련된 인증 및 지역에 따라 배기가스 규제, 기구적 특성에 관한 요구사항 등을 모두 통과했다. 또한 2012년부터 바뀌는 규제사항에 맞춘 제품개발도 완료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미주시장 진출 3년여만에 온수기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는 경동나비엔과 대성쎌틱. 이 추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 현재 미국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기업의 아성을 넘어서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