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미래를 찾는 해외광물자원개발記

▲ 호주 앙구수플레이스 유연탄광
[투데이에너지 김원규 기자] 광물자원은 국내 전력생산의 77%를 차지하는 우라늄과 유연탄, 자동차 제조의 필수 원료인 철, 알루미늄, 아연, 동, 흑연 등과 TV, 휴대전화와 같은 첨단제품에 들어가는 희토류 등 우리 실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에너지자원이다.

하지만 유럽발 금융위기,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등 최근 세계 경제가 급격히 변동함에 따른 불안과 불확실성으로 세계 자원시장의 위축 가능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자원시장으로부터의 자원수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한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하락반전의 가능성이 보였으나 중국, 일본 등 주요 경쟁국의 전략광종 확보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또한 M&A, 사업영역 확대 등 메이저기업의 독과점 및 시장지배력은 지속 강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원빈국인 우리나라 역시 선진국 진입과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위해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코자 중국, 일본 등과 경쟁하고 있다.

지난 6월 우리나라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제90차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경제의 지속성장을 뒷받침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해외 에너지·자원 확보 성과와 향후 추진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내년까지 6대 전략광물(유연탄, 우라늄, 철, 동, 아연, 니켈) 32%, 신전략광물(리튬, 희토류) 12% 자주개발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 두 광물분야는 3월 각각 27%, 8.5%의 자주개발률을 달성했다.

이같은 광물자원 확보의 목표를 달성하고 국내ㆍ외 자원개발과 광산물비축사업 등을 통해 국민경제 발전에 필수적인 에너지 및 광물자원의 안정적 공급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성과 및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 편집자 주


■ 현장중심의 경영 철학

광물공사는 자원 빈국의 약점을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으로 해결하고 있다.

1967년 5월 대한광업진흥공사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후 2009년 명칭을 변경하고 현재까지 추진하고 있는 해외 프로젝트는 총 15개국 35개 사업(생산 11, 개발 11, 탐사 13)이다.

특히 해외자원개발 중심의 공사법이 개정된 2008년 말 이후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체 해외사업의 1/3 이상인 13개의 해외 프로젝트가 이 기간에 증가했다.

이러한 성과는 2008년 7월 취임 이후 3년간 26개국을 다녀온 김신종 광물공사 사장의 노력이 하나의 배경이 됐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이념으로 철저히 현장중심의 경영을 펼친 것이다. 특히 리튬의 보고인 볼리비아는 8번이나 다녀왔다. 볼리비아까지는 비행기를 갈아타며 30시간이 걸린다.

이 거리를 계산하면 지구 16바퀴 반(65만7,303km)이다. 또한 볼리비아는 해발 400m로 고지대여서 고산병에 걸리기도 했으며 시차로 인해 서울로 돌아와서는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리튬자원이 풍부한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호수를 찾아가다 현지 반정부 인사들에게 24시간 억류됐다.

또한 올해 5월에는 카메룬 코발트 광산 개발을 추진하러 갔다가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비행기가 목적지인 수도 야운데에 착륙하지 못하고 30분 거리인 제2의 도시에 불시착하기도 했으며 가까스로 도착한 야운데 공항에서는 하나의 바퀴만으로 착륙했다.

이같은 현장중심의 경영에 힘입어 프로젝트 광종도 유연탄, 철 등 6대전략 광종을 비롯해 신전략광종인 리튬, 희토류까지 다양해졌다.

이 가운데 지난 3월에는 한국계 인도네시아(인니)기업인 코린도와 공동으로 인니의 발전용 유연탄광인 카푸아스(Kapuas)를 인수했다. 광물공사가 39%, 코린도가 51%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광물공사는 연간 약 160만톤의 유연탄광에 대한 판매권을 확보해 최대 3,360만톤의 자주개발량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투자금액 역시 크게 증가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간 총 누적 투자액(약 1조3,000억원)이 전체 투자액의 82%를 차지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800억원이 증가한 4,500억원 가량을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10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2010 정부평가’에서 기관, 기관장, 감사부문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이번 평가에서 최고등급은 S등급은 나오지 않아 A등급이 최고 등급인 셈이다.


■ 2+2, 아프리카·남미 집중투자

최근 3년간 이러한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바탕으로 거둔 성과는 창립이후 가장 괄목할만하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내년 6대 전략광종의 자주개발률 목표인 32%를 달성하기위해 ‘2+2 전략’으로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자주개발률이 낮은 구리와 우라늄에 집중 투자해 오고 있다.

2+2 전략이란 2009년부터 추진해 온 광물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전략으로 한정된 투자재원을 효율적으로 집중하기 위해 2가지 부진광종(동, 우라늄)과 2곳의 지역(남미, 아프리카)에 우선 집중하는 전략이다.

▲ 김신종 한국광물공사 사장(좌 2번째)이 멕시코 볼레오 동광 기공식에 참여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그 결과 광물공사는 창립 이래 처음 M&A 방식으로 칠레의 유망한 동광산을 인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4월18일 캐나다 구리 개발 전문 기업인 캡스톤사와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해 구리 전문 탐사 회사인 ‘파웨스트’사의 지분 100%를 인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총 7억달러의 인수자금 중 4억달러를 투자했다. 파웨스트사는 칠레와 호주에 3개의 구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구리 전문 탐사업체로 칠레의 산토도밍고 광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광물공사는 미국 로즈몬트, 멕시코 볼레오, 볼리비아 꼬로꼬로, 파나마 꼬브레파나마, 칠레 파웨스트, 페루 마르코나 동 프로젝트 등을 아우르는 7개 중남미 동 벨트를 구축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어 2015년부터는 점진적으로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현재 6%에 그친 동 자주개발률이 향후 30%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자주개발이 쉽지 않았던 동을 이번 중남미 동벨트 구축을 통해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광물공사는 향후 8개의 동 프로젝트를 관할하는 법인을 만들어 캐나다 증시에 상장하고 동 생산 세계기업 순위 20위권 내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갖고있다.

앞서 창립 이래 처음으로 아프리카 니제르 테기다 우라늄 프로젝트 지분 4%를 인수해 2013년부터 연간 400톤씩 10년간 4,000톤을 확보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남미 페루의 페로밤바사와 매장량 4억톤 규모로 추정되는 대규모 페로밤바 철광산 개발을 위한 탐사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개발을 진행하게 되면 광산지분의 최대 50%를 광물공사가 양도받는다. 광물공사는 패키지 진출이 요구되는 이 프로젝트에 광산개발을 포함한 인프라 건설에 국내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다면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철은 2009년 우리나라가 14.2%의 자주개발률과 600만톤의 자주개발량을 달성했다.

또한 광물공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남미의 리튬 트라이앵글을 선점한다.

신성장동력의 소재원료로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리튬 역시 미래성장 광종 및 블루오션 시장을 선점하는 ‘+α전략’에 따라 최대 매장지인 아르헨티나, 칠레 등에 연속적으로 진출함으로써 안정적인 리튬 공급망을 구축했다.

광물공사는 지난해 아르헨티나 살데비다, 칠레 엔엑스우노 리튬 프로젝트 지분을 인수했다.

칠레 엔엑스우노 리튬 개발사업은 공사지분의 12%를 인수해 2013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연간 4만톤의 탄산리튬을 생산한다. 공사지분의 10%를 인수한 아르헨티나 살데비다 리튬 탐사사업은 2014년부터 연간 1만2,000톤의 탄산리튬을 생산한다.

또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볼리비아 우유니 프로젝트에서는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경쟁우위를 점한 지난해의 여세를 몰아 올해는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광물공사는 7월30일 포스코와 한국컨소시엄을 구성해 볼리비아 국영광업회사인 꼬미볼사와 리튬배터리사업(양극재·전해질)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양국 공동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했다. 이를 위해 조속한 시일 내 양국이 참여하는 T/F팀을 구성해 실무협의에 착수키로 했다.

양국이 체결한 양해각서의 주요 내용은 △한국을 리튬사업 추진의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 △리튬 배터리사업 추진을 위한 양국 T/F 팀 구성·운영 및 합작회사 설립 △T/F 팀 구성 시 LG화학 등 한국 유수 배터리 관련기업 참여 가능 등이다.

볼리비아가 리튬 배터리사업과 관련해 외국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540만톤이라는 세계 최대 매장량을 보유한 볼리비아 리튬 확보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됐다.

특히 이번 합의에서 볼리비아가 한국을 리튬사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한 것은 양국 관계가 한 단계 진전됨을 의미함으로써 볼리비아 주도의 탄산리튬 개발 참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또한 아프리카에 대한 탐사도 확대해 전략광물뿐만 아니라 희토류 등 희유금속도 선점하는 성과를 이뤘다.

먼저 지난 3월30일 마다가스카르 토아마시나에서 암바토비 니켈 프로젝트 준공식을 가졌으며 올해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이 프로젝트에는 광물공사가 포함된 한국컨소시엄, 캐나다 쉐릿사, SNC라발린사, 일본 스미토모사 등이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는 2007년 5월부터 3년 10개월 동안 총 53억1,400만달러(약 5조8,000억원)의 광산개발 및 플랜트 건설비가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매장량 1억2,500만톤의 광산개발과 석탄열병합발전소 등 니켈제련 플랜트 건설에 한국컨소시엄이 참여한 자원과 플랜트 연계 패키지 진출사업이다.

한국 컨소시엄은 이 광산에서 내년부터 생산되는 연간 6만톤의 니켈(세계 생산량 5%) 가운데 절반인 3만톤을 15년 동안 국내시장에 공급한다. 이에 따라 국내 니켈 자주개발률이 현 36.8%에서 61.8%로 수직상승하게 됐다.

또한 미개발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에서 해외사무소가 있는 남아공과 민주콩고를 거점으로 진출기회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부존지역이 심각하게 편중돼 안정적인 확보가 급선무인 희토류 등 희유금속 선점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광물공사는 올해 7월5일 남아공 더반에서 캐나다 프론티어사와 잔드콥스드리프트 희토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 북쪽 450km에 위치한 이 프로젝트는 노천광산으로 매장량(2,300만톤)이 풍부하고 품위(2.32%)도 좋을뿐만 아니라 채광조건과 인프라가 우수한 대형 희토류 사업이다. 현재는 탐사단계이며 개발 시 연간 2만톤의 희토산화물이 생산되며 광물공사는 이중 6,000톤의 희토산화물을 확보하게 된다.

이 물량은 국내 연간수요의 약 2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향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전기자동차 등의 모터용 자석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가격급등에 따른 수급불안을 원천적으로 해소하는 것은 물론 대 중국 의존도에서 탈피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아울러 광물공사는 올해에는 크게 2가지 투자전략을 앞세워 계속 자원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먼저 ‘2B(Big&Balance) 투자전략’이다. M&A 및 운영권 확보사업 중점투자를 통해 중대형 신규 유망사업을 확보하고 생산 및 개발단계 사업에 중점적으로 투자(Big)하며 신사업과 기존사업에 대한 투자의 균형을 맞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Balanced) 한다.

또 대륙별 특화광종의 거점사업화를 추진한다.

아프리카에서는 코발트, 크롬, 희토류 등 희유금속을 확보하기위해 플랜트, 가공사업을 동반진출시켜 희유금속 확보기지를, 호주에는 유연탄 공급기지를, 미국에는 미주 동벨트를 구축한다. 이와 관련해 호주와 미국에서는 각각 스프링베일 등 13개(생산6, 개발2, 탐사5) 유연탄사업, 로즈몬트 등 7개국 7개(생산1, 개발4, 탐사2) 동광사업을 진행 중이다.


■ KORES WITH 2020

광물공사는 해외기업 인수합병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자원확보를 위한 정부의 자원개발 공기업 대형화 정책을 실현하고 자원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2020년 세계 광물메이저 20위권(자주개발률 43%, 자산규모 11조원) 내에 진입한다는 ‘코레스 위드(KORES WITH) 2020’비전 달성을 장기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광물공사는 이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관련 전문지식을 얻기위해 9월2일 ‘자원강국을 향한 성공 DNA 만들기’를 주제로 워크샵을 개최했다.

이 워크숍에서는 △자원시장의 환경변화 △최근 광물자원공사가 이룩한 성과 평가 △국내외 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업무 융합형 분임토의’가 진행됐다. 이 토의는 다른 부서의 직원들을 5개 반으로 섞어 배정한 뒤 평소 알지 못한 업무내용을 서로 공유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같이 ‘코레스 위드 2020’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광물공사는 어느 한 분야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탐사, 개발, 생산, 유통 등 공사 대형화와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인 ‘전주기 밸류 체인(value chain)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 3월30일 준공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 플랜트
▲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좌 2번째)이 볼라비아 리튬배터리 양해각서체결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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