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리원전 4호기 증기발생기 출하.
 

한국형 원전 핵심설비 증기발생기 개발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초전도란 물질의 온도를 초저온까지 냉각시켰을 때 전기 저항이 제로가 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다양한 장치의 고효율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의 공급 문제와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선진 각국에서는 고효율의 친환경적인 에너지 공급 및 이용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향상 및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핵심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 가운데 초전도 응용기술의 활용이 세계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두산중공업이 개발하고 있는 초전도 모터에 대해 알아본다.

이와 함께 두산중공업의 원자력 공장은 소재에서부터 최종 제품 제작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공정을 한 공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관 생산 시스템과 원전 대형 소재 기술 및 자체 공급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두산중공업 창원 공장은 차세대 원전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핵심시설인 가운데 증기발생기에 대해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초전도 응용 기술은 전기저항이 없어 손실 없이 기존 구리선에 비해 수십∼수백 배에 이르는 높은 전류를 흘릴 수 있어 기존 전기기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혁신적인 기술이다.

초전도 모터는 기존의 회전기기에 사용되는 구리 재질의 코일 대신 초전도 코일을 계자권선에 적용해 일반 회전기기 대비 효율이 1.5~2.3 % 정도 향상되고 부피와 무게를 1/2~1/3까지 줄임으로 해서 소형, 경량화가 가능하며 소음이 작은 것이 장점이다.

두산중공업은 초전도응용기술개발사업(DAPAS) 중 고온초전도 모터 개발에 참여, 한국전기연구원과 기술협력을 통해서 지난 2004년 75kW급 모터 개발을 성공한데 이어 2007년 1MW급 초전도 모터 개발도 성공했다. 현재는 5MW급 초전도 모터의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다.

▲ 1MW급 초전도 전동기 부하시험 장면.
▲ 5MW급 초전도 전동기 부하시험 준비.

 

 

 

 

 

 

두산중공업이 개발하고 있는 초전도 모터는 선박 및 풍력발전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전기 추진 선박에 초전도 회전기기를 적용하면 에너지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초전도 발전기와 모터는 효율이 97% 이상이므로 이를 모두 적용하는 경우 에너지 손실률을 70%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효율이 향상되면 소비에너지가 감소해 생산에너지 당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도 줄일 수 있으므로 환경 오염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풍력발전시스템에서 6MW 이상 대형으로 제작하는 경우 기어가 없는 직구동방식(Gearless type)을 채택하면 발전기 무게 증가로 인해 설치 및 운전에 한계가 있으며 기어방식(Gear type)은 풍력발전기의 주요 고장 원인인 증속기의 신뢰성 및 유지, 보수 비용의 감소가 필요하다.

특히 해상용 풍력 발전 시스템에서는 꼭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초전도 발전기를 직구동방식에 적용한다면 증속기의 신뢰성 문제를 피해 운전 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발전기에 비해 발전기 무게와 부피를 1/3 정도까지 줄일 수 있게 된다.

두산중공업의 관계자는 “그 동안 쌓아온 초전도 회전기 설계,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상용 모델을 개발해 혁신적으로 에너지 활용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활용의 국제적인 대책이 될 초전도 회전기 상용화에 앞장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형 신형 원전 신고리 APR1400 증기발생기

원자력발전소의 핵심은 원자로다. 하지만 원자로보다 더 크면서 가격도 비싼 증기발생기도 원자로와 함께 원자력발전소의 핵심 설비이면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 받았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신규원전에 들어가는 1,400MW급 신고리 3, 4호기용 증기발생기 2기를 출하했다.

증기발생기는 원자로에서 우라늄이 핵분열 할 때 발생하는 열에너지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드는 기기다. 이 증기를 이용해서 터빈을 돌려 최종 발전기에서 전기를 만든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는 이 증기발생기가 없다. 후쿠시마 원전은 원자로 내부의 물을 직접 끓여서 곧바로 터빈을 돌리는 구조지만 한국형 원전은 원자로에서 끓여진 물(방사능에 오염된 물)과 완전 격리된 2차측 물을 간접적으로 끓여 나온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데 이 2차측 물을 끓이는 기기가 바로 증기발생기다.

한국형 원전에는 원자로 1기에 증기발생기 2대가 설치돼 2개의 루프(Two Loop)를 구성하게 된다.

신고리 3, 4호기용 증기발생기는 무게 781톤, 높이 23미터, 직경 6미터로 원자로보다 높이는 10미터, 무게는 250톤 정도 더 나가는 대형 제품이다.

이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의 수만도 1만3,000개가 넘는다.

증기발생기는 하나의 몸체로 보이지만 실은 총 9개의 쇳덩어리를 용접으로 붙여놓은 것이다.

각각의 쇳덩어리는 제일 먼저 주조공장에서 만들어진다. 두산중공업 주조공장에서는 쇠를 녹여 증기발생기의 기본 몸체(강괴)를 만든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큰 1만3,000톤 프레스로 옮겨져 형상을 만들고 소재의 조직을 치밀하고 단단하게 만든 후 터빈공장으로 옮겨진다.

터빈공장에서 투박한 표면을 아주 정밀하게 가공해 만들어진 9개의 쇳덩이가 다시 원자력공장으로 모여져 용접작업을 통해 하나의 증기발생기로 만들어진다.

Internal(내부) 작업공정까지 포함해 1기의 증기발생기를 최초 소재에서부터 완제품까지 제작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무려 4년여. 투입되는 인력은 연간 1,500명, 연인원 6,000명이 투입돼야 비로소 1기를 만들 수 있다. 매 공정마다 검사도 이뤄지며 4년 동안 2,000~3,000번에 이른다고 한다

증기발생기 겉은 투박하게 생겼어도 그야말로 아주 정밀한 부품들이 들어있다.

먼저 증기발생기에 들어가는 부품 가운데 가장 많은 1만3,102개(증기발생기 1기 기준)의 전열관이 들어간다.

원자로와 격리돼 있는 깨끗한 물을 끓여서 증기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원자로의 뜨거운 물에서 발생하는 열을 깨끗한 물로 전달하는 것이다.

또한 Seperator는 물을 끓일 때 발생하는 수증기에서 수분과 증기를 분리하는 역할을 하며 Vane은 원자로와 격리된 2차측의 깨끗한 물에서 발생한 증기를 순도가 높은 증기(99.75%의 건조도)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분리된 수분은 제거하고 순도 높은 증기만 터빈에 공급하게 된다.

두산중공업의 관계자는 “다 만들어진 증기발생기는 최종 검사를 마치고 발전소 건설현장으로 보내며 증기발생기는 원자력공장 천정크레인을 통해 사뿐히 들어올려지는데 이 크레인은 최대 1,000톤까지 들어올릴 수 있는 괴물”이라고 전했다.

들어올려진 증기발생기는 수십개의 바퀴가 달린 멀티로더라는 운반용 차량에 실려 회사 전용 도장작업장으로 이동해 도색하고 부두로 옮겨져 물 때에 맞춰 접안 된 5,000톤 규모의 바지선에 실려 현지로 운반된다.

운반된 증기발생기는 건설현장에 도착하면 검사를 거쳐 원자로 격납건물에 장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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