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준공식을 가진 S-OIL의 파라자일렌 생산시설 외부 전경.

[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파라자일렌은 화학섬유인 폴리에스터, 물을 담는 페트병 등을 만드는 기초 원료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전환해 생산하며 80% 이상이 폴리에스터섬유 등 화학섬유의 원료로 사용되고 그 밖에 LCD화면 부착용 필름, 물병(PET병), 음식 포장재 등을 만드는데 쓰인다.

△파라자일렌 생산시설
S-OIL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의 주요 공정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를 분해해 화학섬유의 기초원료인 파라자일렌을 생산하는 제2자일렌센터와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를 생산하는 아로마이징 공정(Aromizing Unit)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와 함께 원료로 사용되는 나프타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경질원유인 콘덴세이트 분류공정(CFU)을 도입해 원유 정제능력을 종전 하루 58만 배럴에서 66만9,000배럴로 증대했다.

△단일공장 최대 생산능력 갖춰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 준공으로 S-OIL은 단일공장 세계 최대인 연간 170만톤의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을 갖췄다.

파라자일렌은 면화, 양털 등 천연섬유의 대체재인 합성섬유 폴리에스터의 기초 원료로 사용된다.

S-OIL의 관계자는 “파라자일렌 연간 170만톤은 전세계 인구의 절반을 입힐 수 있는 34억벌의 옷을 만들 수 있는 양으로 동일 수량의 면화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서울의 40배에 달하는 방대한 목화 농장이 필요하고 양털은 3억4,000만 마리의 털을 깎아야 얻을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PX 시황 및 전망
S-OIL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 건설 초기에 관련 업체의 반응은 싸늘했다. 석유화학 산업은 유가변동에 매우 민감하며 세계경기, 수급조건에 따라 호황ㆍ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이 경기 순환 사이클에 따르면 S-OIL 신규 시설이 가동을 시작할 2011년 즈음에는 불황기로 점쳐졌다. 게다가 폴리에스터 합성섬유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과 인도에서 이미 대규모의 PX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들 시설은 지난해부터 생산을 본격화해 제품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S-OIL은 과거의 패턴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내다봤다. 경기회복의 흐름, 설비의 가동중단 및 정기보수에 따른 수급 변화, 유가변동 등이 시장에 영향을 미쳐 유리한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과 인도의 신규 시설 가동 영향으로 연초부터 하락을 거듭하던 파라자일렌 시세는 이해 7월 톤당 847달러를 바닥으로 이후 반등하기 시작했다. 올해 3월에는 사상 최고가인 톤당 1,700달러에 육박했고 S-OIL이 신규 시설에서 대규모 물량을 생산하기 시작한 4월 이후에도 줄곧 1,400달러 이상을 유지해 S-OIL의 예상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 추진 경과
S-OIL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는 울산시 울주군 소재 온산공장 내 18만4,500㎡ 부지에 건설됐다. 공장 부지는 1996년부터 3단계에 걸쳐 해안 매립 공사를 추진해 조성했다.

회사의 관계자는 “설계 단계부터 회사 엔지니어들이 참여해 30년 동안 축적해온 공정기술과 기존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최신 기술을 적용해 2009년 6월 기공식을 가진 지 1년 10개월의 최단 기간에 건설 공사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설비를 외부에서 제작해 이를 공사현장으로 이송ㆍ조립ㆍ설치하는 모듈(Module)화 공법을 도입, 공사기간을 계획대비 2개월 이상 단축했다.

△향후 10년 책임질 미래 성장동력
S-OIL의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는 S-OIL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낳고 있다.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는 건설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난관을 극복했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로 최대 고비에 직면했다. 대규모 투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대주주간 합의와 견제에 기반한 투명한 지배구조와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춘 S-OIL의 경영체제는 유리한 국면을 열었다.
 
2009년 3월 무디스와 S&P 등 양대 국제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국내 에너지업계는 물론 아시아 정유업계 최고 수준인 Baa2(안정적), BBB(안정적)의 신용등급을 획득해 국제 신인도를 한층 높이며 유리한 조건으로 장기차입이 가능했다.

공사 마무리 단계인 지난해 8~10월, 울산지역 플랜트노조의 파업 사태도 무사히 넘겼다. 배관 연결과 전기설비 설치 등으로 하루 3~4,000명의 숙련공이 필요한 시기로 이들이 파업에 동참하면 공기 지연이 불가피했다. S-OIL은 그간의 지역사회 기여도와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설명, 플랜트 노조원들도 흔쾌히 협조해 차질 없이 순조롭게 공사를 지속할 수 있었다.

△사우디아람코-한진그룹 파트너십 첫 합작품
S-OIL의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는 산유국과 원유수입국 기업의 공동 경영에 의한 합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2007년 11월 열린 S-OIL 이사회에는 대주주인 사우디아람코와 같은 해 4월 2대주주가 된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이사회 멤버는 S-OIL의 자기자본 2조3,367억원의 절반을 넘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2배 이상 확대하는 투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우디아람코와 한진그룹 양대주주는 S-OIL의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으로 석유화학분야에 뜻을 함께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국내 정유사 중 가장 늦게 출범했으나 1991년 사우디아람코와 합작을 통해 경쟁사들보다 10년 이상 앞서 첨단 고도화시설을 갖추어 S-OIL이 국내 석유업계 강자로서 입지를 다진 선례가 있기 때문이었다.

세계적 수준의 고도화 시설을 기반으로 S-OIL은 내수시장에 안주해온 타 정유사와는 달리 일찍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해 국내 석유산업을 고부가가치 수출산업으로 탈바꿈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의 경질유 공급 허브로서 국제 석유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사우디아람코 총재로 S-OIL 합작 투자의 주역이자 이후 1995년부터 17년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광물부장관을 맡고 있는 나이미 장관은 S-OIL 온산공장 확장 준공식에 참석해 “S-OIL과 사우디아람코의 협력은 산유국과 소비국이 맺은 이상적인 경제 협력모델로 아람코가 세계 각국에 투자하고 있는 수많은 프로젝트 중에 가장 성공한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S-OIL CEO는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는 단순히 공장의 증설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마켓리더로서 회사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핵심동력을 보다 굳건히 하면서 보다 높은 경제적 성과를 창출함으로써 지역사회와 국가경제 발전에 더욱 기여하는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S-OIL의 관계자는 “20년 전 S-OIL이 선도적으로 고도화시설 투자를 진행할 때만 해도 경쟁 업체들은 무모한 모험이라는 반응이었다”라며 “10년 앞을 내다본 대주주 사우디아람코의 과감한 결단과 기술력, 운영경험이 결합돼 ‘지상유전’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