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강은철 기자] 한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통과해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가스관 설치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서부발전이 러시아 북카프카즈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참여하기로 합의하고 양국간 전력망 연계를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도 실시키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11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협력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리 측에서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재정부ㆍ외교통상부ㆍ지식경제부ㆍ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 담당국장 등 40여명이, 러시아측에서는 빅토르 바사르긴 지역개발부 장관을 공동위원장으로 경제개발부ㆍ에너지부 등에서 50여명이 참석했다.

양국은 이날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과 관련해 지난 9월 한국가스공사와 러시아 가즈프롬이 서명한 ‘러시아 PNG 로드맵’에 따라 북한을 통과해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가스관 설치가 현실화되도록 협력키로 했다.

또 한국의 에너지관리공단과 러시아 에너지청이 오는 12월 모스크바에서 ‘한·러 에너지 효율화 포럼’을 개최하는 한편 ‘한·러 에너지효율혁신센터’를 설립하고 러시아 공무원을 대상으로 ‘에너지 효율화 정책교육연수’ 등도 실시키로 했다.

전력분야에서는 한국서부발전이 러시아 북카프카즈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참여하기로 합의하고 현재 러시아 전력망 현대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효성중공업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협력키로 했다. 또한 양국간 전력망 연계를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도 벌이기로 했다.

교역ㆍ투자부문에서는 최근 러시아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영기업 민영화에 한국기업이 지분참여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상호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또 2008년 한국수출입은행과 러시아 대외경제개발은행이 자원개발과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지원을 위해 체결한 10억달러 규모의 금융협력계약 활용범위를 정보기술(IT), 의료, 에너지효율화 등 러시아 경제현대화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러시아 스콜고보재단은 양국 연구소간 IT 공동 R&D(연구개발)를 위해 공동 연구분야를 선정하고 연구 수행을 위한 양국 R&D 펀드 설치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는 인천공항공사가 러시아 하바롭스크 공항 현대화와 이르쿠츠크 신공항 건설 사업에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했고, 러시아는 인천공항공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국내 관련제도 정비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양국은 또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개최 관련 건설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으며 러시아 고속철도 건설사업과 관련해서도 한국의 건설 경험을 공유하기로 했다.

러시아 정부는 한국의 북극항로 이용과 극지선원 교육 등에 적극 협력하겠단 뜻을 밝힘과 동시에 한국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 오렌부르크시 쓰레기 매립장 건설 사업에 필요한 재정승인도 신속히 조치해주기로 약속했다.

특히 러시아 측에서 관심이 높은 지역개발 협력과 관련해 양국은 지난 4월까지 일곱 차례 열린 ‘한·러 극동시베리아분과위원회’를 활성화하고 극동지역 투자환경과 유망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교환하기로 했다.

양국은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관한 교류를 위해 우리 중소기업청과 러시아 경제개발부 간 중소기업 협력 MOU를 맺기로 합의했다.

박재완 장관은 “이번 공동위는 양국 정상회담을 1주일 앞두고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맞는 미래지향적 협력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다음달 2일 한·러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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