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는 에너지 자원으로서 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20세기 중반 이후 대규모 천연가스전의 개발, 수송기술 발달로 인한 장거리 파이프라인을 이용한 공급망 확대와 70∼80년대의 두 차례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대체에너지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전 세계 천연가스 소비의 경우 1988년 1조8,500억 입방미터에서 1998년 2조2,400억 입방미터로 21% 증가(OECD는 31% 증가)한 반면 우리 나라의 경우 1988년 30억 입방미터에서 1998년 156억 입방미터로 420%의 증가를 보였다. 1998년 국내의 1차 에너지 소비에서 천연가스가 8.4%를 차지해 양적 규모로는 적지만 1986년 수입된 이래로 천연가스의 소비는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석유의 중동 의존도에 비해 천연가스의 경우는 비교적 지역적 편재가 심하지 않아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측면에서도 유리한 것이다.

국내 천연가스의 수급통계를 살펴보면 1998년 수입된 양은 1,060만 톤에 이르고 있다. 수입가스의 소비형태로는 발전 37.8%, 지역난방 1.5%, 도시가스 58.6%, 자체소비 2.1%로 도시가스의 소비는 1987년 7만 5천 톤에서 1993년 185만 톤으로 매년 74%씩, 1994년 245만 톤에서 1998년 623만 톤으로 매년 25%씩 증가하여 증가율은 감소되는 추세이나 도시가스의 공급망이 확대됨에 따라 양적 증가는 계속 될 전망이다.

또한 2007년에 도입하려고 하는 이르쿠츠크 PNG 사업이 시행되면 발전용과 산업용 부분에서도 가격경쟁력이 확보돼 사용량의 증가가 기대된다.

이를 통해 석유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더욱 낮출 뿐 아니라 에너지 도입의 경직성을 해소할 수 있다. 즉 LNG는 의무인수조건 및 계약기간의 장기성 등으로 도입계약의 경직성이 존재하나 이 문제는 파이프라인을 통한 천연가스의 도입으로 원료조달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서 1998년 발견한 가스전은 그 의의와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없다. 이 가스전 7∼8개 중 고래 V구조로 실제 생산이 가능한 천연가스 가채 매장량은 480억∼567억 입방미터(LNG환산 340만∼400만 톤)로 연간 30만 톤씩 13년간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번 천연가스 발견은 국민의 염원인 산유국의 꿈을 실현함은 물론, 이를 계기로 가스부존 가능성이 증대된 인근의 유망구조들에 대한 탐사를 지속적으로 추진 및 국내 기업의 천연가스생산의 개발능력도 함께 향상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해외에서 시행된 것들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육상처리시설, 해저파이프라인, 해상시설 및 해저시설 등의 모든 기술을 요하는 고난이도라는 점에서 LNG 생산능력 기술 습득에 좋은 시험장이며, 현재 주춤거리고 있는 국내 엔지니어 회사의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이 공사로 인하여 국내 여러 기업의 천연가스 생산 관련기술이 크게 향상 될 것이며, 가까운 장래에 가스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갖추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화학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이번 동해-Ⅰ 가스전 개발 사업은 학문적으로만 접근할 수 있었던 석유화학 및 가스산업을 생산에서 사용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을 국내의 엔지니어들이 참여할 수 있으며, 비록 적은 양이나마 천연가스를 생산해 산유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반가운 일이다.

이 지역 외에 가스부존 가능성이 많은 유망 지역의 탐사로 추가 사업을 할 수 있다면 교과서 안에서만 배울 수 있던 화학공학, 가스공학의 많은 문제들을 실제로 다룰 수 있게 되어 국내의 화학공학 교육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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