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는 지난달 12일부터 17일까지 캘리포니아주 전력사태의 원인을 분석, 시사점을 찾기위해 캘리포니아 주(州) 규제위원회(CPUC), 계통운영국(ISO), 태평양 가스·전력회사(PG&E)를 방문했다. 이 결과 구조개편 추진과 시장설계측면에서의 시사점을 발견했다.

우선 구조개편 추진상 우리나라의 가스산업구조개편 추진일정이 캘리포니아주와 같이 3년이 채 되지않는 촉박한 일정과 충분한 사전준비기간 부족으로 시장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량 수요자를 포함한 도매, 소매(소량수요자까지)순으로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경쟁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캘리포니아주의 가스산업은 설비와 판매를 분리(Unbundling)하지 않고 통합한 상태(Bundling)로 점진적인 규제완화를 통해서 충분히 경쟁시장을 유도할 수 있었으며 더불어 시장의 혼란을 방지할 수 있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가스산업에서도 선 기능분리(Unbundling)와 같은 급격한 구조개편 보다는 점진적 시장 규제완화를 통해 시장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캘리포니아주와 같은 공급설비부족으로 인한 시장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에서도 구조개편 이전에 향후 경쟁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이루어질수 있도록 충분한 설비구축이 필요하다.

규제체계의 이원화로 인해 시장이 혼란에 빠질수 있으므로 현행 도·소매부문으로 이원화된 규제체계를 일원화할 필요성이 있다.

시장설계측면에서 보면 소매부문의 경쟁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소매부문의 가스가격이 규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이 경우 도매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가스를 구매하여 규제된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는 도시가스사는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같은 시장혼란이 재연될수 있다.

따라서 소매시장에 빠른 시일내에 경쟁을 도입해 가격규제를 철폐하거나 또는 소매경쟁도입 이전까지 현실적으로 가격규제가 불가피하다면 지금부터 단계적으로 소매가격을 최대한 현실화해 도·소매간 가격차이가 크지 않도록하여 가스시장에서의 수급불안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향후 경쟁시장에서의 설비부족으로 시장에서의 가격상승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증대되는 수요에 따라 지속적으로 설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장기 설비투자계획을 수립해 조정관리하고 설비사업자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특히 설비증설을 적기에 추진하기 위해 장기 설비투자계획을 수립·운영한다 하더라도 투자계획의 수행주체가 민간일 경우 투자계획을 이행토록 강제할 수는 없다.

결국 민간 사업자의 설비투자를 유도할 수밖에 없으나 투자유도방식으로는 적기에 설비를 확보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향후 설비회사 민영화시 공적지분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설비 소유와 운영의 이원화 및 전력피크시 무분별한 설비보수로 수급불안이 악화되는 부작용이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했으므로 만성적인 수급불안에 시달리는 우리나라에는 설비의 소유와 운영의 분리는 부적절하며 인수기지와 배관망의 소유와 운영권을 통합하여 안정적인 수급체계와 시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캘리포니아의 계통기능과 거래기능의 중복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장의 왜곡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가스시장에서도 계통기능과 거래기능을 완전하게 분리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기타 시장에서의 가격담합 등의 불공정거래를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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