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O 1조원 시장 위기 맞나
내실 다지는 기회 될 것

[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올해 ESCO(에너지절약전문기업)사업 지원 예산이 전년대비 절반으로 삭감되면서 2015년까지 1조원 시장으로 이끌겠다는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정부는 ESCO사업 지원 자금을 188%나 확대시키면서 ESCO시장을 1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자금지원정책에서는 2,100억원으로 지난해 3,900억원에 비해 대폭 감액됐다. 이는 지난해 ESCO지원 자금 운영 결과 추진사업은 222건으로 3,314억원이었으나 인출은 202건 2,854억원으로 73.2% 집행율에 그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를 시행하는 첫 해로 에너지진단을 비롯한 절약사업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원금이 삭감된 것이 ESCO시장을 위축시키는 원인이 되지 않겠느냐의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ESCO업계는 오히려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가 ESCO사업의 난립을 막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스스로 무작정 시장의 규모를 늘리기 보다는 내실을 다져서 ESCO를 이끌어갈 수 있는 리딩기업이 육성돼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원금액이 얼마냐에 따라 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지원금이 규모와는 상관없이 이전에도 꼭 필요한 기업들은 모두 지원을 받아왔고 이만큼 성장하게 된 것처럼 앞으로도 지원금 규모가 달라진다고 해서 시장이 축소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SCO업계가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데는 정부의 지원자금 운영안이 한 몫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ESCO투자사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많은 ESCO 업체가 정책자금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지적돼 왔다.

정책자금의 저금리에 익숙해진 ESCO업체 및 에너지수용가가 민간자금 활용에 소극적이며 정책자금 의존도가 70%를 넘나든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ESCO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두고도 지원금 축소 조치에 대해서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정부가 지원자금을 축소한 대신 중소기업을 더욱 육성할 수 있는 새로운 지침을 마련, ESCO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

자금지원지침에 따르면 올해 ESCO자금은 중소기업을 우선해 지원된다. 계속사업 지원예정을 제외하고 신규사업은 지원 가능액의 70%를 중소기업 지원예산으로 배정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단열개보수사업도 지원되며 IT를 활용한 ESCO사업도 본격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지난해 시행했던 에너지절감효과가 5% 이상 시 자금신청 필수조건을 폐지함으로써 ESCO시장이 위축되지 않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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