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태양광PD
[투데이에너지] 최근 세계 태양광시장은 수요를 크게 초과하는 공급과잉과 유럽발 경제위기가 원인이 돼 대부분의 태양광 주요 기업들이 적자경영 상태를 면치 못하는 등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돌입하고 있다.

2011년 들어 폴리실리콘 가격의 급락과 중국의 공격적인 생산량 증대에 따라 잉곳, 셀, 모듈, 시스템 등 Value Chain(가치사슬) 전 분야에 걸쳐 가격이 급락한 상태이다.

향후 수요공급의 격차가 줄게 되면 이러한 상황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나 그렇다 하더라도 큰 폭의 가격 재반등은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각 국은 자국의 특성을 살린 태양광산업 발전로드맵을 수립해  태양광 발전시스템의 발전단가 또는 설치단가를 줄여 기존의 발전시스템(원자력, 화력 및 수력 등)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실행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적극적인 연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분야에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현 시점에서 경쟁우위를 보장할 수 없는 기술수준으로 단순한 생산량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를 추구하는 것 보다는 기술력을 먼저 확보한 후 규모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즉 적절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기술분야별로 차별화해 설정한 후 균형있게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태양광 R&D는 어떠한 형태로 전개하는 것이 좋을까? 태양광 주요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가 취해야 할 길을 함께 모색해 볼 때이다.

일본은 2004년 작성한 PV 2030을 업그레이드 해 2009년 6월8일 NEDO에서 태양광 보급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와 기술목표 그리고 전략 시나리오를 보다 구체화한 태양광 발전 로드맵 PV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핵심 내용으로 태양광분야의 연구개발을 2050년까지 기한을 연장했으며 일본 내 에너지수요의 5~10%를 태양광발전으로 공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본기업의 시장점유율은 중국기업에 밀려 크게 떨어지며 이에 위기를 느낀 일본은 2011년부터 일명 ‘All Japan Project’를 추진하고 있다. 결정질실리콘 분야에서 산·학·관·연이 공동으로 협력해 가치사슬을 통합, 공동으로 고효율과 저가격을 동시에 추구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미국은 Sun Shot Initiative를 달성하기 위한 Sun Shot R&D Program의 일환으로 PVMI(Photovoltaic Manufacturing Initiative) 프로그램을 착수하였고 1차로 5년간 1억 1,200만 달러를 투자해 3개의 대형 컨소시엄을 선정한 바 있다.

그 내용의 핵심은 역시 원재료·셀·모듈·장비·부품을 모두 아우르는 가치사슬통합형 연구개발의 형태로 이제까지의 요소기술 중심의 개별 R&D가 아닌 통합형 연구개발이라 하겠다.

우리나라는 이미 반도체산업 및 디스플레이산업 발전단계를 통해 이러한 가치사슬 통합형 연구개발을 통해 TFT-LCD의 경우 마스크의 수를 감축해 제조공정의 수를 크게 감축시키고 장비 및 부품개발과 연계해 생산성과 가격경쟁력을 극대화한 경험이 있다.

이제 태양광산업분야에서도 이러한 가치사슬통합형 R&D와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한국형 R&D가 필요한 시점이다. 결정질실리콘 분야에서는 제조단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이른바 One c-Si PV 프로젝트의 추진이 이를 불붙이는 점화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폴리실리콘 가격하락, 유럽발 경제 위기 등으로 위축된 상황을 극복하고 에너지 자립도 및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핵심돌파 기술 R&D를 포함하는 지속적인 지원정책을 수립해 국내 태양광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그리드패리티 이후 세계 태양광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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