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태범
인하대 기계공학과 교수
(한국태양에너지학회 회장)
[투데이에너지] 우리나라는 필요한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해마다 막대한 돈이 에너지를 수입하기 위해 지불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은 이 사실을 간과하고 사는 것 같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에너지를 절약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우리나라의 전기 요금이 전세계에서 가장 싼 편에 속한다는 기사를 봤다. 전기 가격을 결정하는 정부에서도 여러 가지 고민이 많을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저렴한 전기요금이 전기에너지의 낭비를 초래하는 주원인인 것도 사실이다.

전기요금 현실화가 힘든 것은 사실이다. 서민생활에 직접적인 부담이 되고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생산시설의 운전비용을 증대시키는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은 없을까? 매우 간단한 방법이 있다.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것과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전기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원전사고 후 정부에서 강력한 에너지절약 정책을 폈을 때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우리는 옆에서 잘 지켜봤다. 우리도 일본과 같은 비상상황이 되면 일본보다 더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다른 대안 하나. 바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기생산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기 생산은 아직도 어려운 점이 많다. 기술적으로 아직 안정적이지 못하거나 비용이 많이 필요하다거나 유지 보수가 힘들거나 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들어나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초기 투자비가 아직은 필요하다. 다른 표현을 사용하자면 아직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널리 이용되고 있지 않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스스로 경제성을 확보해서 시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에너지 고갈, 환경 파괴 등과 같은 국제적인 공통 이슈로 인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국가주도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고 공공건물에 대한 강제적인 신재생에너지기기의 적용을 유도하고 있으며 FIT, RPS, RHO 등 신재생에너지의 활용 및 보급을 위한 여러 지원 정책들을 내 놓고 있다.

지금 당장은 신재생에너지가 경제성이 떨어지고 실용성이 부족하다고 할지라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보급에 힘을 쏟아야 할 때다. 현재의 기술개발 속도라면 머지 않은 장래에 시장에서 화석연료와 직접 경쟁해도 경제성이 확보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돼 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다. 탐사 및 채굴기술의 발전, 에너지 이용 효율의 극대화 등을 통해 화석연료의 이용을 연장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구증가와 미개발국가의 산업화 등으로 인해 소비가 촉진되고 이로 인해 언젠가는 없어질 것으로 우리 모두가 예상하고 있다.

우리는 태양에너지 자원도 부족하고 풍력에너지 자원도 부족한 편이다. 국토도 좁고 유전도 없다. 광물자원도 부족하다. 단지 우리가 갖고 있는 풍부한 자원은 우수한 인력이다.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우수한 인력을 활용해 많은 기술개발을 이뤘으며 이미 생산기술부분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에너지자원을 풍족하게 오랜 기간 여유롭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에너지이용 효율화와 신재생에너지의 활용이다. 이를 위해 기술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하고 개발된 기술을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하고 이를 산업화하는 노력이 동반돼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