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정부가 그동안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알뜰주유소를 비롯해 석유제품 혼합판매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최근 100일 이상 기름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자 19일 ‘석유제품시장 경쟁촉진 및 유통구조개선방안’을 통해 석유유통구조 개선에 나섰다. 

정부의 이번 대책 가운데 알뜰주유소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 일반 주유소에 대한 역차별 문제와 함께 혼합판매 활성화로 인한 비정상 석유제품 유입에 따른 석유품질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등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유사들은 기름값이 높은 이유가 정유사에게 유리하게 석유시장이 구성돼 있다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일단 “안타깝다”라는 짤막한 반응만 보이며 구체적인 언급은 가급적 아끼고 있었다. 

정부의 정책 추진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고 지적하다 괜히 미운털(?)이 박히게 되고 향후 정부의 추가 대책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제5 석유공급사, 삼성토탈 ‘등장’
석유제품시장에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 이외에 제5 공급사로 삼성토탈이 등장한 것을 석유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내달부터 8만8,000배럴을 추가 생산할 예정인 삼성토탈은 6월부터 석유공사에 알뜰주유소용 휘발유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토탈의 현재 생산량은 전체 휘발유시장에서 1.3%에 불과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미미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생산량 확대에 나설 경우 석유유통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알뜰주유소 인센티브, 역차별?
정부는 알뜰주유소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4월 현재 전국적으로 448개(서울 4개)인 알뜰주유소를 당초 연말까지 700여개를 목표로 했으나 1,000여개로 확대했다.

특히 알뜰주유소 사업자에 대한 세금감면은 물론 시설개선자금, 외상거래자금 등 재정지원 대책도 제시했다.

이같은 지원책에 대해 일반 주유소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기름값 인하를 위한 정부의 정책목적은 이해가 되지만 모든 국민들이 낸 세금을 특정 주유소인 알뜰주유소에 대해서만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역차별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유사와 거래하는 주유소에서 이뤄지는 카드할인, 포인트 적립 등을 철회하거나 그 폭을 줄일 수 있어 기름값 인하 효과를 희석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혼합판매 활성화 VS 석유품질 논란
정부는 정유사의 전량구매계약 강요행위를 위법행위로 명시하는 규정을 신설해 혼합판매 활성화에 나섰다.

이미 자동차 운전자들은 특정 정유사와 거래하는 주유소에서만 기름을 넣는 것이 아니라 값이 싼 주유소를 선택해 기름을 넣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석유업계는 입장을 달리했다. 가격만으로 석유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품질과 특정 브랜드 선호에 따른 구매이기 때문에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침해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정상적인 제품을 공급받아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경우 다수의 공급자로부터 석유제품을 공급받게 돼 제조물책임법에 따른 손해배상도 쉽지 않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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