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송유관 공사(이하 대송공)의 갈 길이 무척이나 험난해 보인다.

지난 1월29일 주총을 열어 신임사장을 선출하고 본격적인 민자 회사로 재출발한 대송공은 그 동안 ‘월드베스트 기획단’을 발족해 맨파워의 향상을 도모하고, 본사 이전을 통해 고정비를 줄이는 한편 동건물의 연수원 활용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하는 등 적자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수익내는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다양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노력이 빛을 바래고 있어 보여 안타깝게 한다.

먼저 출발부터가 순탄치 않았다. 대송공의 최대 주주인 국내 4개 정유사는 제3의 전문경영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는 약속을 했으나 전 SK임원이 임명돼 에스오일과 LG정유의 강한 반발을 낳았다. 특히 에스오일은 “제3의 전문 경영인 선임을 통해 공익성이 확보될 때까지 어떤 희생도 각오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공익성을 약속했던 정부의 방관적 자세도 문제가 있으며 이에 대해 법적책임을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며 최근에 또 한번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와 함께 내부적인 문제도 확대되고 있다. 대송공 노조는 민영화 이전 약속했던 ‘단체협약에 대한 이행지침’을 내세우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오는 4월말 전체 노조원을 대상으로 노동쟁의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총파업의 실행여부를 계획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현재 대송공의 부채는 총 6,783억원으로 자본금 1,986억원을 크게 넘어 341%의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자금상태에서 예민하게 작용될 문제가 발생해 법원 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즉 송유관이 매설된 지역에 도로공사가 추진 될 시 도로와 송유관이 접하는 부분의 배관 이설비용에 대해 대송공과 한국도로공사 간 법적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인해 재판부의 판결에 따라 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일 지역주민의 수도권 남부저유소 건설 시 약속했던 도로확장공사의 이행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져 대송공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새롭게 민자회사로 거듭 난 이후 다각적인 신규사업의 창출과 수익구조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노력이 대송공을 둘러싼 이러한 악재의 그림자로 덮여지지는 않을 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장성혁 기자 shjang@e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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