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강은철 기자] 꿈의 신소재라 불리우는 그래핀(Graphene)의 또 다른 용도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문길주) 최원국 박사팀은 산화아연(ZnO) 반도체와 그래핀이 결합된 양자점(quantum dot) 소재를 발광층으로 이용한 새로운 백색광 LED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성과의 핵심은 수 nm 크기의 산화물 반도체 양자점을 핵(core)으로 해 단일층 탄소 원자로 이뤄진 그래핀이 껍질(shell)처럼 감싸고 있는 핵-껍질(core-shell) 일체형 양자점 재료를 빠른 공정 시간과 저 비용으로 대량 제작하는 기술이다.

산화아연은 자외선을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비교적 큰 에너지 띠 간격(band gap)을 가지고 있는 반도체 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물질에 그래핀을 결합시키면 방출되는 빛의 파장이 길어진다는 사실이 연구팀에 의해 최초로 밝혀졌다.

이는 산화 아연 반도체의 높은 에너지 띠에 존재하는 전자가 약간 낮은 에너지를 가지는 그래핀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이 때 생성된 전자-정공(hole) 쌍(pair)이 재결합에 의해 보이지 않는 자외선 대신 청색 빛이 방출되고 줄어든 에너지만큼 파장이 길어지는 현상으로 새롭게 알려졌다. 이와 같이 다른 에너지 띠 간격을 가진 산화물 반도체 소재를 핵으로 선택해 그래핀을 결합시키면 이론적으로 다양한 빛의 파장을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2차원 평면 형태의 그래핀은 에너지 띠 간격을 가지고 있지 못해서 금속과 같은 성질을 보이지만 연구팀에서 개발한 소재의 경우 단일층 그래핀이 휘어진 껍질 형태로 핵을 둘러싸고 있어서 응력(strain)을 받게 되고 그 결과 그래핀이 에너지 띠 간격을 갖게 되는 반도체 특성을 띠게 돼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산화아연-그래핀 양자점 발광소재는 인체에 무해한 재료로 화합물 반도체에 함유된 카드뮴으로 인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양자점 발광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재료의 발견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

이 밖에도 핵-껍질(core-shell) 구조를 가진 산화아연 반도체-그래핀 양자점을 산(acid)에 녹이면 산화 아연만이 용해돼 순수 그래핀만 남는다. 이렇게 나노 크기를 가지는 그래핀을 대량으로 제작할 수 있는 경제적인 방법도 개발해 양자점의 응용과 관련한 3개의 원천 특허를 출원했다.

최원국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나노 복합소재는 수분에 민감한 유기발광소자(OLED)의 발광층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발광소재로 사용이 가능하며 유리 기판뿐만 아니라 휘어지는 고분자 기판 등에도 그 성질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연성 전자공학(flexible electronics) 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며 “초고속 자외선 광 검출기, 질병 진단용 바이오 센서, 고용량 Li 이온 이차전지 등에도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28일 이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쳐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