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다.

5월이 큰 걸음으로 성큼 우리들 앞에 다가왔다.

진달래, 개나리, 철쭉 등 산과 들에 흐드러지게 만개했던 봄꽃들이 서서히 물러서고 어느새 그 자리에 싱싱한 푸르름이 펼쳐지는 달이며, 화사한 꽃들의 잔치와 그 향취에만 젖어 있기에는 산야를 짙푸르게 물들이며 거침없이 들이닥치는 자연의 힘이 몸으로 가슴으로 벅차게 느껴지는 달이다.

푸른 하늘만 우러러 보아도 5월은 가슴이 울렁거리는 희망의 계절이며, 피어나는 장미꽃만 바라 보아도 왈칵 이성이 그리워지는 사랑의 계절이라고 작가 정비석은 그의 수필 ‘청춘산맥’에 썼다.

‘아름다운 오월이 되어, 꽃봉오리 싹틀때 / 내 가슴도 사랑의 그리움에 싹튼다’고 하이네도 한껏 노래한 5월이다.

이 5월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 ‘가정의 달’이며 ‘청소년의 달’이기도 하다.

이달에는 ‘어린이 날’이 있으며 ‘어버이 날’이 있어 어느 집 어느 자리엘 가도 가정을 얘기하고 가족과 화목을 얘기하며 가이없는 어버이의 은덕을 기리고, 어린이 사랑, 자녀 사랑을 다짐한다.

옛날부터 우리는 가족과 오손도손 정겹게 살아왔으며 그렇게 사는 것을 가장 큰 꿈으로, 복으로 여기고 보람으로 알며 살아왔다.

비록 의식주가 간데없이 어려울 때라 할지라도 부모자식 한품에 쓸어안고 그렇게 살아왔다.

그런 저런 전통적인 우리네 가정의 옛모습이 시대변천에 따라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화목하고 건강한 가족과 가정, 부모를 공경하고 자식을 애지중지 사랑하는 것 만큼은 여전히 우리사회에 근본 바탕이 되고 있으며 없어서는 안될 영양소가 되고 있다.

가정의 단란함이 지상에서 가장 빛나는 기쁨이라고 한 페스탈로찌는 자녀를 보는 즐거움이 사람의 가장 성스러운 즐거움이라고 했다.

그런가하면 영국의 처어칠은 어느 집회에서의 연설을 통해 ‘아이들에게 젖을 먹이는 일만큼 즐거운 투자가 없다’고 했다는바 문득 어린이를 생각케 한다.

이 5월에 우리의 2세, 어린 싹들에게 우리 어른들은 무엇을 선물하고, 투자할 것인가, 어린이 대공원도 좋고 롯데월드, 햄버거, 짜장면도 좋지만 부모님 공경이 어버이날 하루, 5월 한달로 그치는게 아니듯, 어린이를 위하는 일 또한 어느 하루, 어느 한달에 그치고마는 그런 것 말고는 없을까.

어린이는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사람이므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귀히 여겨 옳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힘써야 한다고 어린이 헌장 첫대목에 써 있다.

헌장 3항에는 또 그들이 마음껏 놀고 공부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했으며 어린이는 위험한 때에 맨 먼저 구출해야 한다고 5항에 적혀 있다.

특별히 교육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교육효과가 가장 큰 때가 바로 감수성이 예민하고 인간 행동의 가변성이 큰 시기인 어린시절이란 것은 대강 다 안다.

안전교육도 마찬가지다. 그 효과를 높이고자 한다면 망서릴것 없이 초·중·고등학교에서부터 일찌감치 시작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가스안전이 되었든 무슨 안전이 되었든 우리의 새싹들이 어려서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의식하는 사고방식과, 태도, 행동방식이 몸에 배도록 배려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며 의무가 아닐까.

어른이 다 된 다음 하는 모든 안전교육이 얼마나 어려우며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잘들 알고 있을 것이며 그래서 더욱 초·중등학교 시절부터의 안전교육이 절실히 요망되는 것이다.

오히려 늦은감마저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어린이를 대상으로한 학교에서의 안전교육이 그들 자신의 안전은 물론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수단으로서의 중요성 또한 재인식하고 장기적이며 체계화된 교육을 제도화하는 데에 정부는 물론 안전관리를 관장하는 모든 기관 모든 관계자가 서둘러 나서야 할 것이다.

사상가 아미엘은 어린 아이들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며 어린아이들 틈에서만 우리는 이 지상에서 천국의 그림자를 엿볼 수 있다고 했다.

우리의 어린아이들이 이 5월처럼 싱싱하게 자랄 수 있기 위해서 그들 스스로도 가스로 인한 위험에서 해방될 수 있는 지혜를 심어주어야 한다. 더 늦기전에….

한기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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