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알뜰주유소 반대, 도대체 ‘왜?’
[심층분석] 알뜰주유소 반대, 도대체 ‘왜?’
  • 김원규 기자
  • 승인 2012.07.30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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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協, ‘실패한 정책’ 인식 여전

▲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가운데)이 알뜰주유소 확산 반대 궐기대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개최, 협회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김원규 기자] 한국주유소협회(회장 김문식)가 강력한 카드를 던졌다. 정부가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8월27일 주유소협회 회원사들이 동맹휴업에 들어가겠다는 것.

주유소협회는 지난 24일 알뜰주유소 확대 반대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동맹휴업 의견을 피력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주유소업계 내에서도 한국자영주유소연합회(회장 정원철)가 알뜰주유소 확대정책에 적극 찬성하는 등 찬반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정부:정유사=한자聯:주유소協’?

이처럼 주유소업계에서 의견이 이분돼있는 가운데 외부에서는 ‘정부와 손잡은 한자연’ 대 ‘정유사와 손잡은 주유소협회’로 보기도 한다. 정부가 억지로 공급가격을 낮춰 물량을 공급하게 하는 만큼 정유사는 알뜰주유소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정유사와 주유소협회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정부의 정책을 반대하고 나섰다는 것. 이를 두고 한자연은 “우리의 적은 정부가 아닌 정유사”라며 “주유소협회는 정유사의 꼭두각시”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자연은 “알뜰주유소는 석유제품 공급가·판매가격 인하 등 업계에 이점을 주는 정책”이라며 “이용할 수 있는 정책은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자연은 당초 SK자영주유소를 운영하던 사업자들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3개월 간 ‘석유제품 100원 특별 할인’이 시행됐던 당시 아무런 사전 준비도 없이 갑작스레 100원을 인하하겠다는 SK에너지의 결정에 상업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특히 공급가 100원 인하가 아닌 사후 포인트 환급방식을 선택해 판매가격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어 소비자를 많이 잃었다고 강조했다.

타 정유사들은 공급가를 낮춰 판매가격 자체가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이 타 주유소로 몰렸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관계자는 “당시 SK폴과 함께 여러 정유사의 주유소를 운영하던 사업자들은 공급가를 낮춘 정유사에서 제품을 사와 본인 소유의 SK주유소에서 팔기도 했다”라며 “낮은 가격으로 공급받은 기름을 원가에 팔아 많은 이득을 챙기기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까지 발생하자 SK자영주유소 운영자들은 정유사에 대한 배신감과 함께 기름을 보다 저렴하게 공급받아 판매할 수 있는 알뜰주유소에 찬성하며 정부와 손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주유소협회는 정유사 편을 들고 있다는 인식이 많다. 이에 대해 한 사업자는 “협회 운영상 직영 주유소들은 회비 납부가 철저하기 때문에 협회는 직영주유소와의 관계를 소홀히 할 수 없는데 직영주유소는 정유사의 관리를 직접적으로 받는 주유소”라며 “이러한 인식에 따라 주유소협회가 정유사의 편에 서서 움직인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언급했다.


■ 왜 알뜰주유소를 반대하나

한자연은 최근 자료를 통해 국민들의 세금으로 알뜰주유소에만 혜택을 주는 정부의 정책은 옳지 않다는 주유소협회의 의견에 대해 “알뜰주유소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기 때문에 불공정한 정책이 아니다”라며 “누구든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면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혜택을 받고 싶으면 알뜰주유소를 직접 운영하라는 것이다.

또한 당초 알뜰주유소 정책을 시작할 당시 실효성이 떨어져 성공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알뜰주유소 확대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모습에 오히려 이 정책이 실제로 효과가 있고 어느 정도 성공할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반년정도가 지난 상황에서 아직 제도 자체의 성공, 실패는 따질 수 없다”라며 “적어도 1년은 지나 세금, 연말정산 등을 다 따져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알뜰주유소를 운영해서 박리다매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투자금액대비 얼마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 증명되거나 계산된 자료 등이 전혀 없이 않나”라며 “실제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면서도 힘들어 포기하려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아직 알뜰주유소가 실패한 정책이라는 의견에 변함이 없다. 이러한 정책에 세금을 쏟아 부으며 계속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업계의 이익을 대변해야하는 협회의 입장에서는 알뜰주유소를 반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다.

농협은 구매력(Buying power)을 키워 많은 물량을 공동구매하면서 공급가격을 낮춰 농협주유소를 급속도로 확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농협주유소에 밀려 도산한 주유소가 상당수라는 것.

석유제품의 유통에 관심이 많았던 한국석유공사가 그동안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해 고민하던 중 알뜰주유소라는 아이템을 농협주유소의 포맷에 그대로 적용시킨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확산되면 과당경쟁으로 이미 어려운 상황에 처한 주유소들이 더 큰 위기에 내몰리게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업계는 정부가 업계를 안중에 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인지, 단순히 포퓰리즘 적이고 근시안적인 대안만을 발표하고 있는 것인지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 동맹휴업, 성공여부? ‘글쎄’

주유소협회는 동맹휴업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하지만 이 ‘선전포고’에 대한 성공여부는 보장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먼저 주유소협회는 3,000명을 모아 귈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참석 인원은 1,000명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궐기대회에 참석했던 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원들 참여도 등을 지켜봤을 때 동맹휴업이 성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동맹휴업에 있어 한자연도 큰 변수다.

한자연은 이미 밝힌 대로 알뜰주유소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에 소속 주유소들이 굳이 동맹휴업에 동참할 필요가 없다.

이같은 여건을 따져봤을 때 동맹휴업을 한다 해도 성공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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