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MVR해수담수화시스템.
[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풍력에너지를 활용해 국지적인 물부족과 전력확보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수담수화시스템이 국내에서 첫 선을 보였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황주호 원장)은 물 부족지역과 전력망 연결이 어려운 고립지역을 위해 중소규모의 새로운 해수담수화 모델로써 담수 1톤 생산에 12kWh 에너지가 소요되는 ‘고효율 무방류 풍력발전 연계 MVR해수담수화 파일롯 플랜트’ 국내기술을 최초로 개발해 실증운전에 성공했다.

에기연은 중소규모의 고효율 해수담수화 플랜트 개발을 위해 MVR히트펌프시스템을 개발하고 엑서지(exergy) 개념에 기초한 기본설계(FEED)를 통해 12kWh의 에너지로 깨끗한 물 1톤을 생산할 수 있는 고효율 기술을 확보했다.

이번에 개발된 플랜트는 15°C의 용암해수가 예열기를 거쳐 온도 상승(70~80℃) 후 열교환기를 통해 증발기로 보내지며 증발기에서는 증발을 통해 생성된 100℃의 증기를 MVR(기계적 증기 압축기)에서 가온·가압해 110℃의 증기로 만들게 된다. 또한 110℃의 증기는 열교환기로 들어가 예열기를 거친 용암해수의 온도(70~80℃)를 상승시키고 응축수 탱크에 저장되며 응축수 탱크에 저장된 응축수는 다시 예열기에서 15℃의 용암해수와 열교환을 통해 용암해수의 온도를 상승시킨 후 담수 탱크에 저장되는 순환 구조로 운전된다.

이때 사용되는 전력량이 풍력발전을 통해 해소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인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이번에 개발된 풍력발전 연계 MVR해수담수화 플랜트는 에너지기술연구원 지역 조직인 제주글로벌신재생에너지연구센터(JGRC)에 설치됐으며 하루 최대 75톤 용량의 용암해수를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올해 6월까지 실시한 실증운전 결과 12.4kWh의 에너지만 투입되면 담수 1톤 생산이 가능하며 기존 상용화된 증발법에 사용된 에너지대비 18% 수준으로 최고 효율을 나타내고 있어 증발법 중 가장 경제성이 뛰어나다.

김동국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MVR해수담수화시스템은 담수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재생에너지원인 풍력과 연계해 구축함으로써 탄소배출 저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풍력의 시간대별 발전량에 맞춰 시스템이 운영될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고립지역에서도 독립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고효율 담수플랜트를 국내 자체기술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기존의 증발 담수화과정과 달리 농축수를 방류하지 않는 친환경 담수시스템으로 농축방류수로 인한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근본적으로 배제시켰으며 담수화의 부산물인 농축수를 유용한 자원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도록 18% 이상의 농축염수를 제조하는 저 파울링 고농도 농축기술도 함께 확보했다.

기존 증발법에서는 담수화 과정의 부산물인 농축염수를 바다에 방류시켜 염도 증가, 해수 온도 상승, 탁도 증가, 화학첨가제 오염 등으로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쳤지만 풍력발전 연계 MVR해수담수화 시스템은 담수 후 남은 농축수를 방류하는 대신 ‘결정화 농축장치’를 통해 18% 이상의 고농도로 농축시켜 소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응용, 플랜트의 부가가치를 현저하게 높였다.

김동국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해양생태계를 변화시키는 농축염수를 고부가가치의 미네랄이나 소금으로 제조해 담수시설의 경제성을 제고할 수 있다”라며 “특히 운전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대체함으로써 기존 전력망 연결이 어려운 고립지역에 독립적인 담수생산이 가능해지는 등 경제적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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