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수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교수
[투데이에너지] 올해의 겨울도 유난히 추울 것으로 예상된다. 때이른 추위에 서울의 기온이 여러 차례 영하로 떨어졌으며 한파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난방비를 줄여보고자 하는 각 가정의 노력은 온열매트와 같은 전열기구의 사용으로 이어져 겨울철 전력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원전 3기의 가동 중단이 겹쳐 겨울철 전력 수급에 매우 심각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 전력예비율은 10% 이하로 떨어져 해마다 여름철과 겨울철만 되면 전력대란을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2012년 전력 공급능력은 7,951만kW로 정부는 올해 예비력이 12월에 최저 171만kW, 내년 1월에는 원전이 정상화되더라도 127만kW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구나 올해는 이른 한파로 당장 12월부터 비상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달 16일 ‘동계 전력수급 및 에너지절약 대책’을 발표하고 전기사용량이 많은 업체를 대상으로 최대 10%까지 사용량을 의무 감축하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적인 에너지 수요 조절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전력대란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온실가스의 45%는 발전소에서 발생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전력 공급을 늘이기 위해서는 원전이 가장 유력한 방안이지만 일본 원전사태로 인한 거부감과 전세계적인 원전 감축 노력으로 인해 추가적인 원전 건설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환경친화적인 방안을 고려해 고효율 분산 발전 및 신재생에너지의 활용이 장기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전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설비적인 측면에서도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히트펌프는 냉난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치로 전기식과 가스엔진식이 있다. 전기식은 난방 시 기존 전열기구를 이용한 난방에 대비해 절반 이하의 전기밖에 소모되지 않으며 가스엔진식은 전기대신 가스를 사용하고 기존 보일러대비 30%정도 가스를 절약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지역별 열병합발전소를 활용하거나 폐열 이용, 축열조 설치, 흡수식 냉온수기 등을 활용하고 이를 열에너지 네트워크로 연결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시키는 노력도 계속 경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고효율 설비를 이용하는 것 이외에도 전기료를 현실화하는 것은 전기수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물가 상승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전기료가 원가의 90%정도로 유지돼 왔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전기요금제도는 외부 유가 상승에 의한 가격 탄력성을 반영하지 못해 왜곡된 에너지 소비분포를 유발했다. 오히려 고급의 전기를 많이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욱 이득이 되고 사회적으로도 전기를 더욱 더 많이 쓰도록 유도하는 상황으로 돼 버렸다. 전기가 저렴하므로 ‘전기절약’을 말하면 우습게 돼 버리기도 한다.

전력 과소비를 줄일 수 있는 우리들의 생활 습관의 개선도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전기료가 원가에 비해서 쌌기 때문에 전기의 소비를 조장한 측면이 있다. 지금과 같은 겨울철 전력 공급 위기 상황에서는 우리가 나서야 한다.

우리가 스스로 전기 절약의식을 확고히 해야 위기가 극복될 것이다. 실내 온도를 조금만 낮추고 옷을 하나씩만 더 입는 것을 한번 해 보면 어떨까 한다.

전력수급 위기는 앞으로 계속 닥칠 문제로 어느 한 주체가 아닌 개인, 정부, 기업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다.

 전기료를 시장 상황에 맞춰 조정함으로써 에너지 소비 분포를 정상화하고 전기절약을 위한 설비보급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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