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고를 더 겪어야 정신을 차리고 얼마나 끔찍한 사고를 더 겪어야 외양간이나마 고치겠다는 것인지 얼마나 아까운 생명을 더 희생 시켜야 그토록 수치스러운 고질병, 안전불감증을 고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경기 화성 씨랜드 청소년수련원에서의 화재로 인한 참사사고가 엊그제 일만 갖고, 예지원이라 했던가 경기 광주 대입전문기숙학원에서의 화재 사고 참상도 아직 기억이 생생한데 엊그제 충남 천안 소재 한 초등학교 합숙소에서 곤히 잠들어 있던 어린 축구선수 8명이 숨지고 17명이 중경상을 입은 어처구니 없는 화재 사고가 또 발생했기에 하도 기가막혀 하는 소리다.

어린이는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이어 나갈 새사람이므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귀히 여겨 옳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힘써야 한다고 어린이 헌장 첫대목에 적어 되새기게 하고 있으며 어린이는 생명과 건강, 교육과 운동에 있어 자유롭고 안전할 권리를 가졌으며 그 누구도 어린이들의 이 권리를 무시하거나 침해하고 빼앗을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런데 기왕지사 터져버린 사고를 통해서나마 안전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비슷한 유형의 사고를 거듭 저지르고 있는 못난 어른들 때문에 우리의 어린 것들이 자유롭고 안전할 권리를 계속 빼앗기고 있는 것이 못내 안타깝고 부끄럽다.

국가대표선수의 꿈을 안고 구슬 땀을 흘리던 새싹들이 미쳐 꽃망울을 터트려보지도 못한채 용광로 처럼 뜨거웠을 화염에 스러져 버린 것 또한 애처롭기 그지없다.

청소년수련원이나 대입전문기숙학원, 합숙소와 같은 일련의 교육시설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고를 보면 대체로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번 사고 현장처럼 건조물이 비좁고 엉성하거나 불법건물이기가 십중팔구이며 비상구나 환기시설등 화재에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도 거의 없고, 내장재는 예외없이 불타기 쉽고 치명적인 유독가스를 내뿜는 스티로폼 같은 것으로 되어 있게 마련이다.

특히, 위급할 때 탈출구가 되어야 할 비상구나 창문은 차라리 없거나 있어도 냉장고나 가재도구 같은 것에 막혀 있어 있으나 마나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심지어 수용소 처럼 쇠창살로 막아놓은 곳까지 있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교육당국이 가스, 전기등의 안전관리전문기관들과 함께 이달 중순까지 각급학교내에 시설을 총점검 할 작정이라고 하는 바 이번 만큼은 제발 사돈 벌초하듯 주마간산(走馬看山)격으로 하지 말고 철저히 좀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별 피해가 없었다니 천만다행이었지만 4월 초하룻날, 부산 어느 학교 합숙소에서 가스렌지 과열로 가벼운 화재가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고, 각급학교에 있는 급식시설에 기화기등 가스시설도 거미줄 처럼 얽혀 있는 전기 배선 만큼이나 걱정이 아닐 수 없어 하는 부탁이다.

생각 같아서는 이번 점검을 통해 발견되는 위험요소와 불안전한 시설들은 특단의 조치나 특단의 관리를 해서라도 반드시 시정하고 보완토록해 다시는 우리의 어린 것들이 교육시설내에서의 사고로 희생되는 불행만이라도 없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

어린이의 몸은 신(神)의 몸과 같다고 누군가가 했을 만큼 그들은 깨끗하고 순수하고 소중하며 우리의 희망이며 미래이고 구원이다.

그들을 소중하고 귀히 여겨 꼼꼼히 점검하는 일, 그 또한 우리의 도리이며 보람 중에 보람이 아닐런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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