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 탱크 안에 들어 있던 염산이 누출돼 공기와 접촉하면서 염화수소가스 상태로 밖으로 새어나오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김형준 기자] 지난해 9월 발생한 구미 불산 누출사고 후유증이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태양전지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공장에서 염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 오전 11시쯤 경북 상주시 청리면 마공리에 위치한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 탱크 안에 들어 있던 염산이 누출됐다. 이번 사고는 200톤 규모의 탱크배관에 금이 가면서 발생했으며 누출양은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고 탱크 안에는 산도 35%의 염산이 저장돼 있었으며 사고 당시 공장에는 관리직 직원들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공장이 가동되지 않아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염산이 흘러 내려 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기체 상태인 염화수소로 변하면서 연기와 같은 심한 증발기체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이에 상주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고공장 1.5km 이내 4개 마을 주민 700여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현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염화수소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주소방서의 관계자는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은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밸프가 얼어서 터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며 “당장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고 2차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주민들을 대피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염산은 물에 염화수소를 녹여 만든 유독용액으로 폴리실리콘에는 전체 무게의 1/6정도를 차지하며 고순도 TCS(Trichlorosilane)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정부는 지난해 구미 불산 누출사고 이후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안전관리의 허술함이 드러나면서 정부차원의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수립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2월21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유해화학물질 안전관리 개선대책을 확정하고 올해부터 관련법과 제도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정회의에서 수립된 대책은 △사고대응 주체 정비 △사고 대응 체계 강화 △교육 및 훈련 강화·장비 확충 △안전관리 및 점검 강화 등 총 4가지의 큰 틀로 이뤄졌다.

정부는 개선대책을 단시일 내에 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도록 단기과제에 대해선 조기에 개선토록 하고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과제에 대해서는 연차별 목표 달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정부가 세운 유해화학물질관련 정부대책이 무용지물이돼 또다시 도마에 오르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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