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국내 연구진이 소형 장치로 고출력 테라헤르츠파를 만들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확보, 보안 검색 및 의료 진단 분야 신기술 개발의 길을 열었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는 21일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 양자빔기반방사선연구센터(센터장 니콜라이 비노쿠로프)가 소형 가속기로도 출력이 높은 극초단 테라헤르츠파를 발생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비노쿠로프 박사팀은 교육과학기술부 세계 수준의 연구센터(WCI : World Class Institute) 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장치 크기를 대폭 줄이고도 발생 출력은 최대 100배 향상된 고출력 테라헤르츠파 발생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011년 4번째로 WCI에 선정된 양자빔기반방사선연구센터의 첫 번째 세계적 성과로 물리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 8일자에 게재됐으며 국제특허협력조약(PCT) 특허도 등록했다.

비노쿠로프 박사팀은 테라헤르츠파 발생 장치의 구조를 새롭게 고안, 장치 크기를 기존의 100분의1로 줄인 가속기로 1피코초(10⁻¹²초) 이하의 짧은 시간에 테라헤르츠파 발생 출력을 이전에 비해 10~100배 향상된 100MW 이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고출력 극초단 테라헤르츠파는 일반적으로 전자빔이 굴절률이 다른 물질의 경계면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전이 방사선을 이용해서 발생시키는데 지금까지는 전도성 금속 박막 한 장을 경계면으로 사용해 투입한 전자빔에너지에 비해 산출되는 테라헤르츠파 출력이 10만분의 1~1만분의1로 낮아 출력 증가를 위해서는 대형 가속기를 구축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비노쿠로프 박사팀은 수백장의 원판형 금속박막을 전자빔 진행 방향으로 직경이 점점 작아지는 원뿔형으로 배치, 전이 방사선이 박막 가장자리에서 원뿔형으로 모여 방사되게 함으로써 테라헤르츠파 발생 효율을 증가시키는 기술을 고안했다.

비노쿠로프 박사팀은 올해 안으로 이 기술을 적용한 실험실 규모의 테라헤르츠파 발생 장치를 구축,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없는 신개념 전신 검색기 개발 가능성을 실증할 계획이다.

현재 사용되는 전신 검색기는 X-레이 또는 밀리미터파를 사용해서 투과된 이미지를 사람이 눈으로 판독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지고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있지만 테라헤르츠파를 사용하면 검색 대상 물체에서 흡수·산란·반사된 파장을 검출해서 물질 고유의 진동수를 측정함으로써 이미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물질의 종류와 성분까지 판독할 수 있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전혀 없고 검색의 정확도는 크게 높일 수 있다.

정영욱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자빔기반방사선연구센터 부센터장은 “이번 연구로 테라헤르츠파 관련 기술의 오랜 난제였던 출력 상승 문제를 해결했다”라며 “이번 기술 개발을 토대로 고출력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한 물질분석분야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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