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지역난방이나 중앙난방을 사용하는 가구의 에너지 낭비 원인 중 하나가 계량기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계량기로는 사용자가 아무리 에너지를 절약해도 에너지사용 요금(열요금)은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다수 소비자가 한 겨울에도 창문을 열어 놓아야 할 정도로 난방을 하고 사는가 하면 집을 비울때에도 난방 스위치를 끄지 않는 등 막대한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

지역난방과 중앙난방에 사용되는 계량기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온수 사용량을 계량하는 온수계량기와 난방열량을 계량하는 적산열량계로 계량을 하고 각각 사용량에 따른 요금을 고지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부분은 온수계량기에 의한 계량만으로 요금을 부과하고 있어 각 가정에서 사용되는 정확한 에너지량을 계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공동주택에서 사용한 전체 에너지 요금을 가구별이나 평형별로 일정액을 부과하는 경우도 있어 장기간 집을 비워 에너지를 사용치 않은 경우에도 똑같은 에너지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다보니 에너지 절약은 공염불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각 가구마다 적산열량계를 설치해 정확한 에너지 사용량을 계량하고 사용한만큼 요금을 부과하면 된다. 그런데 적산열량계가 고장율이 높아 설치를 기피하고 있다는 점과 단지내에 설치된 지역난방 메인계량기의 경우 계량법에 의해 매 5년마다 검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각 가정으로 공급되는 분배 계량기는 상거래용이 아니라는 이유로 계량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공동주택 건설업자들이 온수계량기에 비해 가격과 고장율이 높은 적산열량계를 아예 설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기존 온수계량기를 적산열량계로 교체할 경우 비용부담을 소비자인 각 가정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교체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해결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렇지만은 않다.

우선 고장이 없는 적산열량계를 시급히 개발해야 하고 아울러 계량기 교체 비용에 대한 정책적인 보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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