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운 포항도시가스 대표이사
국내에서 도시가스사업이 본격화된 시기는 1970년대 들어온 이후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상공부와 서울시를 중심으로 사업 타당성 분석을 실시해 서울시가 1972년 5월 용산구 이촌동에 액화석유가스(LPG)+Air 방식의 설비를 완공하고 약 3,000가구를 대상으로 가스를 공급하다가 75년 11월에 폐쇄한 바 있다. 1975년 11월14일 서울시영으로 강서구 염창동에 납사분해 방식의 설비에 의해 도시가스를 본격적으로 공급하게 됐고 이 설비는 81년 3월 서울도시가스에 매각됐다.

오늘과 같은 도시가스산업구조를 갖게된 것은 1978년 12월 도시가스사업법이 제정, 공포됨으로써 민간도시가스 회사가 설립되면서부터다.

국내에서는 도시가스회사들이 도입·도매 사업자인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전국 배관망을 통해 가스를 공급받아 도시가스회사는 다시 최종 소비자에게 가스를 공급하는 구조로 돼 있다. 도시가스회사는 공급지역 내에서 도시가스사간 경쟁은 없지만 벙커-C유, 지역난방 등 타 연료와의 경쟁에는 노출돼 있는 셈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가스산업구조 개편이라는 커다란 변화 물결에 도시가스사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영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도시가스사업에 대한 인식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시기라고 본다. 예를 들어 최초 대부분의 도시가스사들은 LPG+Air 방식으로 가스를 공급해 왔다. 즉 정유회사로부터 구매한 LPG를 공기와 혼합해 도시가스를 생산하고 이렇게 생산된 도시가스(제품)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구매→생산(제조)→판매 순을 거치는 일반적인 제조업 형태였다. 따라서 회사의 시스템 및 문화가 고객 위주 보다는 공급자 위주로 형성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로부터 배관망을 통해 천연가스가 공급되면서 도시가스사들은 순수하게 판매회사로 전환됐다.

이처럼 가스산업구조 개편 등 급변하는 환경은 공급자 위주로 돼 있는 회사의 모든 시스템 및 문화(의식구조)를 고객만족 위주로 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본인은 이제 도시가스회사는 가스라는 매체를 통해 고객에게 안전공급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만족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정의내리고 싶다.

이러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핵심역량 기반 위에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신규사업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본인은 도출된 핵심역량을 더욱 강화시키면서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해나가는 방향으로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핵심역량이란 공급지역에 대한 고객의 데이터베이스, 수년간 도시가스공급을 통한 안전관리 네트워크, 가스보일러 판매 서비스 등이 있다고 하겠다.

또한 도시가스 직원 개개인에게 회사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사업구조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새로운 미래비전은 핵심역량 중 하나인 공급지역 주민과 함께 더불어 발전하고 아울러 일류 수준의 지역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염원으로 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인도 회사 구성원에게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은 가스 보일러가 아니라‘안전공급 서비스’라고 인식시키려고 노력한다.

신규사업 창출을 위해 사업구조를 재구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도시가스 판매의 안정적인 성장이 필요하다. 잠재고객의 요구를 파악하여 이를 수요개발로 연결시키는 수요개발 프로세스, 공급시설이 완공된 고객에게 가스를 안전하게 공급하는 공급프로세스, 이러한 전사적인 업무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경영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를 재구축하는 모델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경영 인프라 재구축 요소에는 회사 미래상 제시, 신규사업 개발체계 도입, 경영지원 시스템 효율화, 현장 위주 경영 정착 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새롭게 정의된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이를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경영혁신 전략을 도입할 때 급변하는 가스산업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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