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골재에서 미세한 모래를 선별해 내는 체(sieve)처럼 지구온난화 원인인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분리해 내는 제올라이트 분리막 제조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향후 해당 기술개발이 완성돼 ‘이산화탄소 포집 및 처리 기술(CCS)’에 적용될 경우 기존 기술대비 에너지 소모가 현격히 감소, 이산화탄소 포집 비용을 현재 수준의 1/3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정규 고려대 교수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와 (재)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센터장 박상도)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연구논문은 화학분야 저명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1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현재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은 크게 습식, 건식, 분리막 포집기술 등으로 나눠지며 이 중 분리막 기술은 습식·건식에 비해 콤팩트한 공정구현이 가능해 이산화탄소 포집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는 유망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제올라이트를 분리막으로 사용하는 개념은 오래 전부터 제시돼 왔으나 제올라이트의 비균질적인 물질 특성으로 인해 균일한 분리막을 만드는 것이 난제로 여겨져 왔다.

최정규 교수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산화탄소와 크기가 유사한 기공 크기를 갖는 CHA 타입의 제올라이트에 초음파를 적용, 균일한 제올라이트 층을 형성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는 정육면체 형태와 납작한 형태가 혼재한 CHA 타입 제올라이트에 초음파 처리를 통해 납작한 형태의 입자만을 선택적으로 증착시킨 결과다.

연구진은 두께 1μm 수준의 박막 제조, 수분에 대한 안정성 확보 및 대면적화 등 제올라이트 분리막의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상도 센터장은 “젊은 연구자의 패기와 열정으로 짧은 시간 내에 좋은 연구성과가 도출돼 기쁘다”라며 “이번 연구성과는 배가스 중의 이산화탄소 분리를 위한 제올라이트 분리막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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