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지역 발전, 우리가 앞장선다”

中企 동반성장·일자리 창출 기여

[투데이에너지 박동위 기자] 1960~70년대 광산지역 어린이들은 마을 풍경을 그릴 때 시냇물을 까맣게 색칠했다고 한다. 시냇물은 맑게 졸졸 흐르는 것이 아니라 검은 물이 흐르는 걸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먹고 사는 것이 급한 이 시기에는 환경에 대해서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우리나라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성공적인 경제발전을 이뤘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들어갔다.

이러한 경제발전은 깨끗한 환경에 대한 요구를 함께 증대시켰다.

1980년대 후반 국민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청정에너지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비경제 탄광의 자율적 폐광을 유도하기에 이르렀다.

폐광 또는 가행 중단 탄광이 속출하면서 이직 근로자 대책, 산림복구 및 광해방지 대책, 산탄지역 진흥대책 등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대두됐다.

이에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이 1987년 설립됐으며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은 2006년 광해방지사업단이었다가 2008년에 지금의 ‘한국광해관리공단’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광해관리공단은 광산 개발에 따른 피해의 체계적인 복구 및 친환경적 광산 개발, 폐광지역 환경오염 문제 대처, 폐광에 따라 일자리를 잃게 될 노동자들의 재취업과 복지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광산지역에 특화된 사회적 책임 실현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광해관리공단은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체산업 융자금 지원사업’으로 중소기업 및 지역사회와의 공생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저리의 융자금 지원을 통해 폐광지역 내 기업의 창업, 이전 및 확장을 돕는 사업이다.

지난해 폐광지역 37개 업체에 24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 120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 중소기업에 성장의 희망 사다리를 마련해 줄 계획이다.

실제 대체산업 융자금 지원사업은 중소기업의 매출액 증대와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6년부터 2011년까지 대체산업 융자금이 지원된 177개 업체를 대상으로 가동현황, 매출액, 고용인원 등을 분석한 결과 지원업체 중 조사가 불가능한 11개 업체를 제외한 166개 업체의 지난 2011년 매출액이 2조808억원으로 2010년의 1조7,319억원에 비해 20.1%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고용인원도 3,594명에서 3,933명으로 9.4% 늘었다.

광해관리공단은 또한 업계의 애로 사항을 청취할 수 있는 워크숍·간담회 등 소통 채널을 적극 가동하는 한편 광해방지기술을 전문 광해방지사업자에게 이전하는 등 중기 동반성장 실천에 힘을 모으고 있다.

권혁인 광해관리공단 이사장은 “대체산업 융자금 지원사업과 기술이전 등 상생 노력을 통해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 역시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기 위한 광해관리공단의 역점 과제 중 하나다.

광해관리공단은 광해방지 연구개발(R&D)과 해외 협력사업 등 신성장 동력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물론 연관된 분야의 일자리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신규 직원 13명을 선발한 데 이어 올해는 15명을 새로 채용해 매년 두 자릿수의 일자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와 함께 광해관리공단은 광산지역에 특화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공공기관의 위상을 한층 높인다는 구상이다.

광해관리공단이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프로그램은 ‘미래 꿈나무 과학캠프’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학 교육과 체험의 기회가 적은 폐광지역 청소년들에게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자는 의지를 담았다.

지난해 12월21일부터 23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첫 선을 보인 꿈나무 과학캠프에는 강원도 태백과 정선, 영월, 충남 보령 등 폐광지역 7개 시·군 초등학교 5,6학년 학생 21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로봇만들기, 과학실험, 천체관측, 드림멘토 강연 등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미래 과학자로서의 꿈을 키웠다.

광해관리공단은 올해 참가 대상을 고교생까지로 확대하는 등 지원 규모를 늘리는 한편 광해복구현장, 수질정화시설 견학 등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다.

광해관리공단은 또 찾아가는 문화 나눔 행사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원도 삼척시, 영월군, 정선군, 태백시 등과 경북 문경시, 전남 화순군, 충남 보령시 등 폐광지역 초등학교를 돌며 난타, 성악 등 풍성한 문화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모운동에서는 ‘미래코(MIRECO) 뮤직캠프’를 열고 폐광지역 주민들에게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들려줬다.

모운동은 석탄산업 호황기에 광부 숫자만 2,000여명에 이르렀을 만큼 번성했던 곳이었으나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조치로 폐광촌이 됐고 지금은 문화공간으로 변모를 시도하고 있는 마을이다.

미래코 뮤직캠프는 폐광지역 청소년들에게 다채로운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했으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피아노 공연을 비롯해 뮤지컬,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또 참가자들은 탄광 문화촌 견학, 모운동 마을 순례 등을 통해 광산지역의 발전사를 보고 벽화그리기 등을 체험했다.

‘1년 뒤에 나에게 보내지는 편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보내는 편지’ 등 구체적으로 보낼 곳이 없는 사연을 전해주는 감성 우체국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광해관리공단은 또한 적극적인 사회적 책임실천을 위해 ‘1사 다교(多校)’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있다.

폐광지역 내 특성화고교 8곳을 선정해 매년 장학금과 기자재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강원도 영월군 옹정리 등 국내 폐광지역 마을 6곳과 ‘1사 1광산촌’을 맺고 농번기에 일손 돕기는 물론 현지 농산물 구매를 통해 이웃사촌의 정을 돈독히 하고 있다.

권혁인 이사장은 “폐광지역의 중소기업, 지역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실천 아이디어를 모색 중”이라며 “폐광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하는 ‘작지만 강한’ 공공기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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