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일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연구원 연구관리팀장
[투데이에너지]  얼마 전 파워트위터리안인 모 작가의 트위터에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돌연변이’ 라는 내용이 리트윗된 적이 있다.

귀 없는 토끼, 유전자가 변이된 딸기, 기형 꽃 등의 사진들이 실려 있고 이 모든 돌연변이는 후쿠시마의 방사선영향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정말로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영향일까? 과일이 여러개 붙어 자라는 현상은 옛날부터 흔하게 목격돼 왔고 기형 개구리는 2004년 영국의 한 지역에서 발견됐지만 마치 체르노빌사고로 발생한 돌연변이처럼 인터넷에 퍼졌던 전과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동일한 개구리가 후쿠시마 사고영향으로 각색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체르노빌원전 근방에서 발견됐다고 하는 거대 물고기와 거대 지렁이로 인해 방사선 공포를 경험한 적이 있다. 거대 물고기는 사고발생 훨씬 이전부터 체르노빌 지역에 서식하고 있던 평균 2∼3m인 대형 웰스메기이며 거대 지렁이는 호주와 남미에서 서식하는 최대 3m 길이의 자이언트 지렁이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자연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돌연변이 현상을 마치 후쿠시마 방사선영향인 것처럼 과대 포장하는 것은 리트윗의 바른 자세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고 특히 파워트위터리안인 경우는 사회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리트윗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4월 초에는 ‘원전가동 멈췄더니 암환자가 확 줄었다’라는 기사가 모신문에 게재됐다. 미국 ‘랜초 세코’ 원전 가동중지 후 지역주민의 암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방사선과 공중보건프로젝트’라는 단체가 주장한다는 것이 요지다.

2003년에 뉴욕타임지는 이 단체에 대해 ‘논쟁적이며, 과학적 근거에 대한 신뢰성이 부족한 단체’라는 평을 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100밀리시버트 이상의 방사선으로 인한 암발생은 10년 이상의 잠재기간이 필요하고 확률적으로 발생하며 그 미만의 낮은 선량에서는 인체에 미치는 좋지 않은 영향을 직접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방사선학계의 정론이다.

원전가동이 중단되고 나서 바로 암발생률이 낮아졌다면 연구방법이나 연구결과의 신뢰성 또는 사회·환경적인 변화 등 방사선이 아닌 다른 요인을 찾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4월 하순에는 ‘방사능 허용 기준치, 합리적으로 낮춰야’라는 글과 ‘방사선 관련정보, 정부말만 믿을 수 없다’라는 글이 여러 신문에 보도됐다.

전자의 글은 식약처가 일본산 수입식품의 방사능 측정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사능 측정결과도 ‘적합’과 ‘부적합’으로만 표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식약처에서는 일본산 수입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검사결과를 매주 게시하고 있으며 검사결과를 ‘적합’으로만 게시하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한번도 방사성세슘과 방사성요오드가 검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후자는 후쿠시마 탈핵운동가인 테루미씨가 서울에서 강연한 내용을 보도한 글이다. 테루미씨는 서울에 도착해 호텔방에서 방사선량률을 재보니 시간당 0.16마이크로시버트가 나왔다면서 강연장에서도 즉석에서 측정한 뒤 수치가 0.18마이크로시버트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감마선량률은 실내에서 시간당 0.14~0.4마이크로시버트이며 시간당 평균 0.24마이크로시버트다. 테루미씨가 언급한 선량률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정상적인 범위의 자연방사선량률일 뿐이다.

비판의식이 너무나도 앞선 나머지 진실한 보도나 리트윗 원칙이 흔들리지는 않았는지 각자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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