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응기 기자] 태양광산업이 2011년부터 공급과잉 사태로 인해 연일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미국과 유럽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전세계 태양광산업의 무역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중국산 솔라패널에 대해 최저 18.32%에서 최고 249.96%의 반덤핑관세 및 최저 14.78%에서 최고 15.97%의 상계관세 부과 최종 결정을 내렸다.

이에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는 반면 중국으로 수입되는 미국과 한국산 솔라셀 원료인 폴리실리콘에 대해 자국 내 공정무역 위반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유럽 태양광업체들은 EU산 패널가격의 45%에 불과한 중국산 제품이 몰려들자 반덤핑 조사를 요구함에 따라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업체의 불공정행위 여부를 조사해왔다. 2011년 EU 태양광패널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비중은 전체의 80%인 210억유로에 달했다는 것이 유럽 기업들의 주장.

중국은 EU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맞서 자국 내 수입되는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여부 조사 대상에 유럽 폴리실리콘 기업들도 추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8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오는 6월6일부터 선텍(48.6%), LDK솔라(55.9%), 트리나솔라(51.5%) 등 중국 내 태양광패널 제조업체에 최고 67.9%, 평균 47.6%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EU의 이번 판정은 값싼 중국산 태양광제품이 유럽의 태양광기업에 큰 해를 끼친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판단되며 여기에 중국 정부가 이들 업체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왔다는 사실이 추가로 인정되면 징벌적 조치는 더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이같은 유럽연합의 반덤핑 과세 움직임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역시 유럽 폴리실리콘업체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으며 보복성 관세를 물리겠다는 뜻을 밝혀 중국이 맞불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태양광산업의 무역 갈등의 골이 계속 깊어지자 미국이 중재에 나섰다.

지난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EU와 중국의 태양광 관련 무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대화에 나선다. 이번 협상은 중국의 수출 쿼터와 태양광패널의 최저 가격 조정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며 미국 측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유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태양광제품 수출물량제한(쿼터)제도 도입과 제품 수출 가격 인상을 중국에 제안했으며 쿼터 이상 수출분에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당사국 모두 공식 의사 표명은 없으나 중국정부가 동의하면 미국, EU가 대중국 제재를 해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 스미르노프 미국태양광산업협회(SEIA) 무역·경쟁 부대표는 “백악관에 우리의 의도를 전했으며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협상이 진행될 준비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라며 “공정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태양광 무역분쟁으로 인한 영향이 국내 태양광산업에 악재가 될지 호재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한때 태양광산업을 이끌던 유럽과 현재 지배하고 있는 중국의 무역 대립이 상대적으로 약소국인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라며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는 형상이 될지 어부지리의 형상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중국의 보복성 폴리실리콘 반덤핑 조사 대상에 국내 기업인 OCI도 올라 있으며 중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는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업계는 중국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면 EU의 중국산 태양광제품에 대한 반덤핑 규제 도입으로 유럽 바이어들은 대안 품목으로 한국산 모듈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 기업들의 향후 유럽시장으로의 수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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