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미국 현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미국 셰일가스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미국이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셰일가스 수출승인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셰일가스 수출의 가장 큰 시장은 동북아시아(한국, 일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국과 미국 간 셰일가스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지는 셰일가스 혁명의 발원지인 미국 현지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지는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을 전망하고 동북아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SK E&S, 부산도시가스, 경남에너지, 해외자원개발협회 등 에너지업계로 구성된 셰일가스 산업시찰단을 이끌고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미국을 방문했다. 지난 14일(미국 현지)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대학교에서 한양대학교 에너지거버넌스센터와 컬럼비아대학교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CGEP)가 공동으로 개최한 ‘미국 셰일가스 수출과 동북아 LNG시장 변화 포럼’에 참석했다.

이날 포럼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에너지·기후변화 특별보좌관을 역임한 제이슨 보도프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 소장, 크리스토퍼 스미스 미국 에너지부 차관보대행, 아담 시민스키 미국 에너지정보청 차관보, 오성환 외교부 국제에너지안보과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미국은 Non-FTA 국가들에 대한 셰일가스 수출허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수출 허가가 이뤄질 경우 자국의 산업 및 아시아 수출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폭넓게 검토 중이다. 세계의 LNG산업이 미국을 주목하는 이유다.


▲ 미국과 한국 정부 주요 관계자 및 전문가들이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에 관한 주제 발표와 토론을 하고 있다.
▲미국 셰일가스 수출 전망

이번 포럼에서 좌장을 맡은 제이슨 보도프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 소장은 “미국이 에너지자원의 순수입국에서 순수출국으로 변모하고 있는 등 에너지산업에서 예상치 못했던 구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라며 “특히 셰일가스의 개발과 상용화로 인해 미국의 에너지산업이 변모하면서 기존의 에너지산업에서는 설명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량 증감이 세계 셰일가스 가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심층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허가를 담당하는 에너지부(DOE)는 Non-FTA 국가까지도 셰일가스 수출승인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토퍼 스미스 에너지부 차관보대행은 “많은 외국 국가들이 참여 중인 셰일가스 프로젝트들이 에너지부에 해외수출 허가 승인을 신청한 상태이며 에너지부는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라며 “FTA 체결국에 우선권이 있음에 따라 한국 등 FTA 체결국들은 수출허가 승인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Non-FTA 국가까지도 승인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17일 두 번째로 Non-FTA 체결국에 LNG를 판매하는 사업을 승인했다. 텍사스 퀸타나섬에 위치한 프리포트 LNG터미널 사업을 승인한 것이다. 승인 물량은 25년간 연간 900만톤이다. 최종 수출승인을 얻으려면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의 허가만 받으면 된다.

크리스토퍼 스미스 차관보대행은 “최근에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한-미간 셰일가스 개발을 둘러싼 기술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미국 에너지부는 그간 셰일가스의 수급, 가격 등에 대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확한 수치를 예측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이러한 노력은  많은 외부 용역회사들에게 의뢰한 객관적인 검토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셰일가스산업은 불확실성이 다분히 존재하고 있으며 특히 기술부분에 불확실한 면이 많다고 인식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중국, 유럽 등지에서 이뤄지는 기술개발 시도가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미국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기술개발에 노력 중이며 중국, 브라질 등에 대해서는 기술수출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담 시민스키 미국 에너지정보청 차관보는 “셰일가스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은 순수출국으로 변모했으나 기술, 환경, 품질 등에서 셰일가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라며 “이러한 불확실성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가 향후 미국 셰일가스 생산의 핵심적인 문제가 될 것이며 결국 얼마나 많은 매장량을 가지고 있는가 보다는 기술·환경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대처할 것인가가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담 시민스키 차관보는 “셰일가스와는 별도로 셰일오일도 예상보다 많은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미국은 셰일오일의 향후 생산량 증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 체사피크 에너지의 셰일가스 사이트전경(펜실베니아주 토완다 지역)
▲셰일가스 수출의 핵심‘동북아’

오성환 외교부 국제에너지안보과장은 “동북아 지역은 세계 최대 에너지소비 지역으로서 역내 유일한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 극동지역의 에너지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과거 수년간 역내 에너지 안보의 핵심 이슈였지만 러시아를 대체할 수 있는 미국산 셰일가스가 대두되면서 동북아 에너지안보에 대한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되고 있다”라며 “특히 미국 가스 도입으로 현재 북미 또는 유럽 시장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아시아 가스 프리미엄’을 낮추고 기존의 중동, 동남아로 편중된 가스 도입선의 다변화 및 가스 계약 체결 시 고유가에 연동된 기존 가격 결정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과장은 “캐나다는 최대 수출대상국이었던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증대로 새로운 가스 수출시장을 찾기 위해 아시아시장 진출에 관심이 높고 유럽의 수요 감소로 신규 시장이 필요한 러시아도 셰일가스의 전통적 가스시장에 대한 위협을 우려하면서 가스 수출 시 경쟁력을 가지려면 지금보다 판매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설명했다. 

오 과장은 또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FTA 체결로 동북아 국가 중 최초로 미국산 가스를 2017년부터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향후에도 우리기업의 미국 셰일가스 개발 참여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규 한양대 에너지거버넌스센터장은 “향후 국제 천연가스 교역에 있어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은 세계 최대 LNG 수요국들이 집중돼 있는 동북아지역으로 미국의 저렴한 셰일가스 도입으로 인해 가스 도입 가격이 mmbtu당 약 12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라며 “미국이 향후 동북아로 얼마나 많은 천연가스를 수출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러시아 또한 총 가스수출량의 93%를 차지하는 유럽에 북미 LNG와 중동 PNG까지 공급될 수 있는 상황에서 자국의 유럽 의존도를 낮추고 가스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로 가스수출을 급격히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보영 한국가스공사 미주지사장은 “미국은 수평채굴, 수압파쇄 등 기술개발의 진보로 셰일가스 매장량 및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자국 천연가스 생산에서 셰일가스 비중이 2010년 23%에서 2035년 49%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러한 미국 셰일가스 생산 증대는 미국의 에너지 자립도를 증대시키고 기존의 에너지를 둘러싼 국제적 역학관계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지사장은 “셰일가스 혁명은 전세계에 나비효과를 가져왔는데 먼저 러시아는 유럽 수요 감소로 자국 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가스 수입에 타격을 받을 것이며 아시아시장은 저렴한 미국 가스 도입으로 가스 도입 가격 하락까지 기대된다”라며 “결국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아시아시장의 가스 교역 활성화를 위해 역내 가스 허브 구축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에 있어서는 미국 정부의 승인 및 국내 여론, 세계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라며 “향후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 규모에 따라 세계 가스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중국과 일본의 시각

캐빈 투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해외 석유의존도는 2005년 39.6%에서 2011년 56.5%로 증가한 반면 미국은 2005년 60%에서 2011년 45%로 상당한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라며 “중국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석탄을 대체하고 원자력, 수력, 태양열, 풍력 개발에 수반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에너지로서 가스의 사용을 중요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1년 발전용 기준 중국 도시별 mmbtu당 가스 가격은 북경 12.48달러, 톈진 13.85달러, 상하이 17.10달러, 광서성 25.19달러를 기록했다”라며“중국은 북미산 LNG 수입 터미널로써 미국 Robbinston과 Astoria, 수출 터미널로는 Freeport, Corpus Christ 등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임스 젠슨 JENSEN재단 이사장은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2030년까지 모든 원전의 가동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정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2012년 10월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세를 도입했다”라며 “이러한 정책은 2010년 일본 전력발전의 53%를 차지하는 공급에너지원인 석탄과 원자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며 이는 2010년 기준 전력발전의 27%를 차지했던 천연가스 공급비중을 증대시키려는 일본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임스 젠슨 이사장은 “일본은 에너지믹스에서 천연가스 공급 비중을 증대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2012년 기준 천연가스 도입가가 높아 자국내 천연가스 비중이 28%를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어 미국으로부터 저렴한 셰일가스를 도입하려는 의지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이 미국산 가스를 수입하려 해도 장기 가스 수입계약을 대부분 체결한 상태인 만큼 현실적으로 도입이 가능한 시기는 2019~2021년경에나 가능할 전망”이라며 “현재 4개의 전력회사와 3개의 무역상사가 미국 측과 수입 계약을 체결해 미국 에너지부에 이에 대한 허가를 요청한 상태이지만 미국 측의 승인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김연규 한양대 에너지거버넌스센터장
“미국 가스수출 논쟁에 대한 정부정책을 오바마 정부의 핵심부서 담당자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 가장 큰 의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와 공동으로 ‘미국 셰일가스 수출과 동북아 LNG시장 변화’ 포럼을 개최한 김연규 한양대학교 에너지거버넌스센터장은 이번 포럼의 의미를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1월28일 개최한 중국 셰일가스 포럼 후속으로 미국 셰일가스 포럼을 기획하게 됐다. 오바마 정부에서 에너지보좌관을 지낸 제이슨 보도프 컬럼비아대학교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 소장이 올해 1월 컬럼비아대학교로 자리를 옮기면서 미국 셰일가스 수출과 동북아 LNG 시장변화에 대한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 하게 돼 6개월간의 준비 끝에 포럼을 열게 됐다.

“미국의 셰일혁명은 단기간에 부는 바람이 아니라 지속적인 것이며 여러 논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가스수출은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번 포럼의 핵심내용입니다. 미국 가스 수출의 가장 큰 시장은 동북아시아(한국과 일본)이라는 점도 있습니다”

김 교수는 이번 포럼 주제발표에서 미국의 셰일혁명과 잠재적 가스수출로 전세계의 가스 수출·수입 흐름이 바뀌고 특히 미국에서 아시아로의 가스수출이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아시아로의 가스수출량은 아직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두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수출량을 6bcfd로 가정할 경우 헨리허브 가격은 4~5달러/mmbtu로 한국·일본·인도에 각각 2bcfd씩 수출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수출량을 12bcfd로 가정할 경우 헨리허브 가격은 6~8달러/mmbtu로 유럽 6bcfd, 한국·일본·인도에 6bcfd를 수출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포럼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LNG시장인 한국과 일본의 미국 셰일가스 수출에 대한 대응을 주의 깊게 살피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내년에도 컬럼비아대학교와 또 다른 국제에너지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워싱턴의 카네기 국제평화재단과 미국 셰일가스에 관한 공동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체사피크 에너지, 셰일가스 개발 선도

셰일가스 산업시찰단은 지난 13일(미국 현지) 뉴욕에서 버스로 약 4시간 이동해 펜실베니아주 토완다지역에 있는 마르셀러스 셰일가스전(Marcellus Shale)을 방문했다.

전형적인 미국 농촌의 들판 한 곳에 셰일가스사이트가 눈에 들어왔다. 미국의 천연가스 개발 기업인 체사피크 에너지가 셰일가스를 생산하는 사이트 중 하나였다. 이 사이트에서 약 10분 정도 이동하자 3개의 구멍을 뚫고 셰일가스 개발을 시작하려는 사이트가 있었다.

체사피크 에너지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천연가스 생산기업이면서 새로운 유전을 가장 왕성하게 개발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내 석유 생산 15위 기업이기도 하다.

이 기업은 미국 내륙에 있는 비전통 천연가스 및 유전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기업은 또 천연가스와 석유가 매장돼 있는 땅 소유자(약 50만명)들과의 파트너십을 성공적으로 유지해오고 있다. 약 1만명의 직원과 40억달러의 기업 가치를 갖고 있는 체사피크 에너지는 미국에서 가장 큰 비전통 천연가스 및 석유 개발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견된 마르셀러스 셰일가스는 버지니아주, 펜실베니아주 북서부와 뉴욕 남쪽의 넓은 대지의 약 7,500피트(1.5마일) 아래에 있다.

이 셰일가스전은 미국에서 가장 큰 천연가스전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천연가스전 5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르셀러스 셰일가스전은 미국의 셰일가스 주요 유망분지 4개 중 하나에 속하며 가장 많은 가스자원량(410 tcf)을 보유하고 있다. 

마르셀러스 셰일가스전은 인근에 대도시들이 위치해 접근성이 용이하지만 환경문제에 민감하다. 셰일가스 관련 시추 시 발생하는 폐수처리가 가장 큰 문제였지만 수자원의 재활용 등을 통해 개선 중이다.   

지난 2005년 CNR(Columbia Natural Resources)로부터 이 셰일가스전을 인수한 체사피크 에너지는 마르셀러스 셰일가스전의 가장 큰 임차권 소유자이다. 지난 2010년에 450개의 마르셀러스 셰일가스전에서 1,000억입방피트 이상에 걸쳐 천연가스를 생산했다. 

체사피크 에너지는 셰일가스 기술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이 기업은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3-D 탐사, 저류공학 기술, 지구물리 관련 전문부서를 설립하고 관련 인력을 크게 확보했다. 기술전문인력만 2,550명 이상(2011년 말 기준)에 달한다.

2007년 자체 RTC(Reservoir Technology Center)를 설립해 특별 셰일 코어 분석·실험부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5만ft 이상의 코어분석을 실시했다.

2만개 이상의 유정에서 생산된 일일 생산량을 분석해 현장운영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시추리그(rig)를 과거에 비해 두 배 이상 늘림으로써 시추를 통해 분지별 시추자료를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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