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한 보일러 사용을 위해서는 동절기 등 본격적인 가동전 전문인들에게 점검을 의뢰하는 것이 반듯이 필요하다. 특히 보일러 사고의 상당수가 8년이상된 보일러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원인은 내부품의 노후와 배기통 등 시설의 변형 등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번의 점검이 한가족의 목숨을 살렸습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안전점검처 김길창 부장의 말은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일러 사용실태의 단적인 문제점을 시사해 준다. 최근 가스안전공사의 수시 검사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지만 한 도시가스 지역관리소가 실시한 안전점검에서 위험도 이상의 CO가 발생하고 있음이 발견되게 됐고 이를 통해 한 가족의 목숨을 앗아갈 한 건의 사고를 예방했다는 것이 그 이야기에 골자였다. 그 가정은 가족 모두가 원인 모를 두통에 시달려 왔지만 그것이 보일러에서 발생한 CO가 원인이었던 것을 모르고 있던 중이었다.

CO중독사고가 여타사고 보다도 치명적인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은 늘 사용하면서도 그 위험성을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다는데 있다. 그러나 실제 사고로 진전됐을 때는 그 영향을 받는 사람 모두에게 치명적 수밖에 없다는 점이 더욱 무서운 점이다.

최근 또다시 가스보일러에 의한 CO중독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더욱 우려되는 것은 예전과 달리 사고가 특정 시설에만 국한된 형태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고는 우리에게 새로운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 편집자 주

♣ 가스보일러의 국내 도입역사

국내 가스보일러가 처음으로 선뵌 것은 82년 공영토건이 프랑스 샤포트에모리사의 제품 600여대를 수입하면서다.

85년 4천여대에 불과했던 가스보일러는 88년 10만대 이상 공급됐으며 90년 38만대, 93년 64만대 규모로 늘어났다.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는 가구는 도시가스가 621만9천여대, LPG가 43만3천여대 등 약 665만2천여대로 추산되고 있다.

초기 보급된 보일러중 상당량은 보일러사의 A/S나 B/S를 통해 교체됐으나 아직까지도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점검 없이 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가스보일러 사고예방대책 협의회는 일제점검을 통해 전체 보급대상중 약 92%인 610만8천여대를 점검했고 이중 도시가스의 경우 2만8천대의 부적합 보일러를 적발해 이중 1만3천대를 개선했으며 LPG의 경우 1만대를 점검, 180대를 개선했으나 상당수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사고의 개연성을 안고 있는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비록 점검을 받은 보일러라 할지라도 전문가에 의한 정확한 진단이 실시됐다고 볼 수 없어 현재와 같이 다양한 유형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사고의 개연성은 더욱 높은 실정이다.

♣ 가스보일러 사고현황

96년부터 2003년 현재(5월초)까지 발생한 가스보일러 사고는 168건. 96년 52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가스보일러사고는 97년 41건, 98년 25건, 99년 10건, 2000년 18건, 2001년 9건, 2002년 10건이 발생했고 올 들어 벌써 3번째 사고가 발생했다.

전체 가스사고중 가스보일러사고는 점유율이 7∼8%에 불과하지만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여타사고에 비해 충격적인 것이다. 8년간 보일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자 103명에 부상자 152명에 달한다. 기록만으로도 사고 1건당 약 0.61명이 죽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며 부상자까지 합한다면 건당 1.51명의 사상자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97년 최고치를 이뤘던 보일러사고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다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보일러 사고중 가장 위험한 사고유형으로 분류되고 있는 CO중독 사고는 그간 보일러 사고의 큰 감소추세와 달리 큰 변화 없이 계속되고 있다. 세부적인 집계자료에 따르면 보일러에 의한 CO중독사고는 96년 25건, 97년 23건, 98년 11건, 99년 7건으로 다소 감소했으나 2000년 11건, 2001년 7건, 2002년 10건, 2003년 3건으로 매해 평균 10여건이상이 발생하고 있다. 98년 가스보일러의 안전대책이후 보일러의 폭발·화재와 내부 파열 및 누출 등의 사고는 최근 찾아볼수 없게 됐으나 CO중독사고는 여전히 크게 감소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생한 가스사고중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유일한 사고가 가스보일러의 CO중독사고라는 점을 감안할 때 관련사고의 근절은 가스안전확보에 있어 시급한 선결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 가스보일러 사고 원인

98년 이전의 가스보일러 사고는 대부분은 세 가지 이유에 국한돼 있었다. 초창기 국내 보급이 시작된 자연배기식(CF) 보일러를 강제배기식(EF)으로 전환해 사용하던 중 제품의 노후나 이상 발생으로 인한 사고와 보일러의 특성과 관계없이 잘못된 설치 위치나 배기구의 설치부적합으로 인한 사고, 오랜 사용으로 보일러 내부 부품이 노후돼 발생하는 팽창탱크의 파열이나 불완전 연소로 인한 CO중독사고 등이었다.

한해 수 십여 건의 사고와 수 십 여명의 인명피해로 인해 당시 적극적인 안전확보차원에서 가스보일러 사고예방 대책협의회가 발족하게 됐고 그간 상당한 효과를 거두어 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가스보일러의 사고가 또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가스보일러 사고의 경향은 예전과 크게 달라진 점을 가지고 있다. 특정 제품의 불량이나 부적절한 설치위치로 인한 사고는 상당 감소한 반면 다양한 이유에 의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설치 위치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고 타제품에 비해 안전하다고 굳게 믿어왔던 강제급배기형(FF)보일러에서 상당수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또 법규 개정전 사용되던 미인증 가스보일러 배기통으로 인한 사고와 잘못 설치된 배기구로 인한 사고도 최근 가스보일러 사고의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

가스보일러는 일반적인 연소기와 달리 상시 불꽃 상태를 확인할 수 없고 대용량이므로 불완전 연소시 많은 양의 배기가스가 배출된다. 불완전연소에서 발생된 배기가스에는 일산화탄소가 포함돼 있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보일러 사고의 예방을 위해서는 누구 하나의 대책이 아니라 제조, 시공, 공급자 및 사용자의 총체적 안전관리가 중요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사용자 스스로가 제품을 막연히 신뢰할 것이 아니라 사용전 보일러의 안전점검과 수시로 안전상태를 확인할때만이 치명적인 Co중독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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