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규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시험연구원 공학박사/ 책임연구원
일본은 1960년경 고도성장기를 맞으면서 주택의 폭발적인 증가에 따라 가스에너지도 급속하게 보급되어 가정집에서는 요리용 탁상곤로와 온수용 순간온수기, 난방용 가스난로의 사용이 증가했다. 이러한 가스기구와 가스밸브와의 접속에는 호스밴드로 체결된 PVC 호스가 사용됐다. 그러나 PVC 호스는 내구성이 떨어지고 체결력이 약한 관계로 가스누출사고가 빈번했고, 특히 콘크리트와 알루미늄 샤시의 보급으로 주택의 기밀화가 높아짐에 따라 누출된 가스가 폭발하는 사고도 다수 발생하게 됐다. 이러한 배경에서 호스 접속부에 대한 재검토가 민·관에 걸쳐 진행됐으며 가정용으로 사용되어 오던 PVC 호스의 교체용으로 고무호스가 도입된 이유에서다.

PVC 호스는 고무호스에 비하여 화염과 열에 약하기 때문에 경화되어 빠진다든지 부분적으로 용해되는 현상이 있으며, 영구변형이 좋지 않아 장기간 사용할 경우 가스가 누출되기 쉽다. 또 내한성도 열악해 동절기에는 경화되는 현상이 발생 접속부분이 빠지거나 또는 무리하게 굴곡될 경우 가스가 새기 쉬운 단점이 있다. 특히 환경공해 문제가 야기되며 호스외관이 미려하지 못하다는 단점들이 있어 지금은 대부분 고무호스가 사용되고 있다.

그후 76년도에는 가스공급시설에 사용되던 고무호스에서 가소제 추출에 의한 조정기 다이어프램이 변형되거나 팽창되는 손상이 발생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고압가스보안협회(KHK)를 중심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됐으며 호스내층에 박막의 수지를 코팅한 제품을 개발하게 됐고 이를 적용한 결과 가소제 발생량을 현격하게 감소시킬 수 있었다. 가스공급시설에 사용되는 호스에서는 낮밤에 따른 온도와 압력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호스내에 기화된 가스가 재액화되는 현상이 발생하며 이로 인해 호스내면층에서 가소제가 추출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가스공급시설에 사용되는 고무호스(용기와 가스미터기 사이에 설치되는 공급용 호스)에 대해서는 호스의 내층에 수지코팅을 실시하고 있으며 연소기용 호스(연소기와 가스미터기 사이에 설치되는 접속용 호스)에는 코팅을 하지 않고 현재 사용하고 있다. 또 고무호스가 어느 정도의 가스투과성이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투과시험을 실시해 이를 근거로 가정용 호스로서의 사용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호스의 가스투과량이 많게 되면 주변 가스기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저압호스와 고압호스를 구분해 관련 규격이나 기준을 정립하고 있는데, 저압호스와 호스 어셈블리에 대한 검사는 JIS S2144 “가스용 강화고무호스 어셈블리”, JIS B8261 “액화석유가스용 고압호스 어셈블리”, LIA-420 “액화석유가스용 이음 금구부 저압호스 검사규정”, LIA-440 “액화석유가스 연소기접속용 이음부 호스검사규정”에 따라 실시하고 있다. 저압호스에 내장되는 와이어 검사는 JIS S2144 “가스용 강화고무호스 어셈블리”에 따르고 있다. 고압호스와 호스 어셈블리는 LIA-400 “고압호스검사규정”, JIS K6347 “액화석유가스용 고무호스” 및 JIS B8261 “액화석유가스용 고압호스 어셈블리”에 따라 검사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일본에서는 가스용 저압호스와 고압호스에 대한 사용용도별 관련기준에 따라 제품을 제조하고 검사를 받고 있어 호스제품의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가 가능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일본은 저압용과 고압용 호스로 세분화된 제도가 정립돼 있을 뿐아니라 70년 중반부터 가스공급시설의 저압·고압 고무호스에 대한 호스내층의 수지코팅을 실시함으로써 가소제의 추출방지와 내투과성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일본의 사례를 볼 때 최근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조정기 유분문제를 접하면서 이제 국내도 가소제 추출에 따른 동일사고의 예방뿐만 아니라 제품의 신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스공급시설용 호스에 대한 수지 코팅을 실시하고, 아울러 가스투과성을 평가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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