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찰시료분석 청정시험시설에서 연구원들이 시료를 분석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핵비확산 노력의 일환으로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수집하는 핵사찰 시료에 포함된 극미량의 핵물질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시설이 국내에 처음으로 구축돼 본격 가동된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와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이은철)는 11일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이 IAEA로부터 받은 핵사찰 시료를 정밀 분석해 핵활동 여부와 핵활동 종류를 판별할 수 있는 사찰시료분석 청정시험시설(CLASS: Clean Laboratory for Analysis of Safeguards Samples)을 완공, 본격 운용한다고 밝혔다.

사찰시료분석 청정시험시설은 사찰 시료의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청정 환경과 첨단 분석 장비를 갖춰 시료에 포함된 극미량 핵물질의 양과 동위원소 비율을 정밀하게 분석해낼 수 있는 국제 수준의 시설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방사선안전기술개발사업에서 과제를 위탁받아 연구개발을 수행한 결과 IAEA가 보내온 시험 시료에 포함된 1나노그램(10억분의 1 그램) 이하 우라늄과 1피코그램(1조분의 1 그램) 이하 플루토늄의 총량과 동위원소 비율을 오차 범위 이내로 밝혀냄으로써 IAEA가 요구한 기술적 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지난해 12월 IAEA의 핵사찰 시료 전문 분석조직인 ‘국제 사찰시료분석실험실 네트워크(IAEA-NWAL: NetWork of Analytical Laboratories)’의 총량분석 분야에 대해 가입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시설 완공과 본격 운용으로 기술력과 시설을 모두 갖춤에 따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올해 안에 IAEA의 사찰 시료를 배정 받아 국제 사찰시료 분석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으며 총량분석에 이어 입자분석 분야에서도 NWAL 가입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사찰시료분석 청정시험시설은 연면적 1,400m²의 지상 2층, 지하 1층 건물로 2010년 착공, 총 40억원이 투입돼 3년만에 완성됐다.

건물의 핵심시설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사찰 시료가 오염되는 것을 방지해주는 청정구역으로 시료의 화학전처리를 수행하는 class 100 구역과 전처리를 통해 준비된 시료를 첨단 장비로 분석을 수행하는 class 1,000 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이 시설은 특수 공기조화장비를 이용해 24시간 청정도와 온·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외부보다 압력을 낮게 유지해 사찰 관련 물질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고안됐다. 극미량의 핵물질에 대한 동위원소비를 분석하는 열이온화질량분석기, 유도결합플라즈마 질량분석기, 이차이온질량분석기, 시료의 구성 원소를 알아낼 수 있는 전반사 X선 형광분석기와 감마선 분광기 등 극미량 핵물질 시료 분석을 위한 첨단 분석장비들이 설치돼 있다.

이번 사찰시료분석 청정시험시설의 완공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IAEA와 협력해 국제 핵사찰 시료분석 활동 참여 및 글로벌 핵 비확산에 크게 기여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원자력 기술 선진국 위상에 걸맞는 공헌을 할 수 있게 됐으며 국내 원자력 시설에 대한 자체 사찰 시료에 대한 분석 능력을 갖춰 국가 핵투명성 제고에도 기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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