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국내 건설 중인 신형 연구로에 세계 최초로 적용될 고밀도 저농축 핵연료의 성능 검증을 위해 국내 연구용 원자로에서 수행하는 시험을 미국 에너지부 국가원자력안전국(NNSA) 산하 글로벌위험감축구상(GTRI: Global Threat Reduction Initiative) 및 국책 연구기관인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과의 협력을 통해 수행하기로 해 핵비확산 실현에 기여할 우리 원천 기술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는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이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와 ‘저농축 U-Mo(우라늄-몰리브덴 합금) 분산 핵연료 성능검증시험’에 협력하기로 합의, 이달부터 2017년 6월까지 3년 9개월간 연구를 수행하며 연구비 280만달러(약 31억4,000만원) 전액을 INL이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부산시 기장군에 건설하고 있는 수출용 신형연구로(가칭 기장로)에 세계 최초로 적용하기 위해 개발 중인 U-Mo 판형 핵연료의 성능 검증을 위해 축소 핵연료판(mini-plate)을 제작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운영 중인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에서 성능검증을 위한 조사시험 및 조사후시험을 수행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U-Mo 분말 제조 신기술을 적용하고 우리 원자로에 처음 적용될 핵연료의 성능 검증에 미국 국립연구소가 비용을 부담하기로 한 것은 글로벌 핵비확산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만의 독창적인 원심분무 핵연료 기술과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의 성능 및 신형 연구로 개발 연구능력에 대한 신뢰와 기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INL과 긴밀한 협력 하에 U-Mo 판형 핵연료의 성능 검증을 수행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이 핵연료를 사용할 기장로의 인허가 획득에 기여하고 향후 U-Mo 핵연료의 해외 수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험 결과는 GTRI 등 국제사회의 핵비확산 프로그램에도 공유될 예정이다.

U-Mo 판형 핵연료의 기반이 되는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 제조기술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창안한 신기술로 단위 부피당 우라늄 밀도를 크게 높여 농축도 20% 이하의 저농축 우라늄(LEU)로도 고성능을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개최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한국·미국·프랑스·벨기에 4개국이 이 기술을 이용해서 핵무기에 전용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HEU)을 사용하는 유럽의 연구로를 LEU로 전환하는 공동 연구 프로그램에 합의하는 등 핵확산 방지를 위한 핵심 기술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있다.

앞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INL은 지난 7월 기장로 적용 U-Mo 판형 핵연료 성능 검증을 위한 공동연구 1단계 계약을 체결, INL이 운영 중인 연구로 ATR에서 실제 크기 U-Mo 판형 핵연료 집합체에 대한 조사시험을, 하나로에서는 축소 연료판의 조사시험을 각각 수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양측은 ATR 조사시험을 위한 예비분석 및 개념설계를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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