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석 대한LPG협회 협회장
[투데이에너지]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LPG포럼(World LP Gas Forum)’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각국 에너지업계의 노력과 함께 셰일가스로 인한 LPG 시장의 변화를 확인한 자리였다.

이번 포럼에서 확인된 것은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LPG가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위기 대응 에너지로 조명받으며 꾸준히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LPG자동차가 친환경 차량으로 각광받으며 전세계 70여개국에서 운행되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바다. 지난해 기준 운행대수는 모두 2,312만대로 전년 2,257만대 대비 2.5% 증가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터키 360만대, 폴란드 262만대, 이탈리아 187만대 등 유럽 주요국가에서 LPG자동차는 정부 지원정책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리스 18만대, 칠레 1만4,000대 등 신규 LPG자동차 시장의 등장도 눈에 띄었다.

일본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LPG가 위기 대응 에너지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한 이슈였다. 2011년 지진 이후 일본은 재해에 대비한 비상용 에너지로서 LPG 보급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신속한 에너지 복구 체계를 갖추기 위해 '재해 대응형 LPG 공급 시스템'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분산 발전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LPG를 이용하는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도 확대되고 있다. 이는 LNG가 중앙집중식 배관을 통해 공급되기에 경제성은 높지만 재해를 당하면 복구하기가 어려운 반면 LPG는 이동과 보관이 편리한 분산형 가스에너지라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인도, 호주 등의 국가에서도 홍수, 산불 등 자연재해로 인한 고립 상황시 LPG가 비상용 에너지로 큰 활약을 하게 되면서 LPG의 위기 대응 능력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등 지역에서는 낙후된 취사용 연료 사용으로 인한 실내공기 오염과 건강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장작 등의 고체연료를 LPG로 전환하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가장 큰 변화는 셰일가스 개발 확대에 따라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LPG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2012년 전세계 LPG 생산량은 2억7,400만톤 규모로 전년대비 3.1% 증가했다.

특히 미국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미국의 LPG 생산량은 5,460만톤으로 전년 5,056만톤대비 8%나 늘었다. 생산원 별로 살펴보면 가스전을 통한 생산량이 3,529만톤으로 전년 3,096만톤대비 무려 14%나 증가해 셰일가스 증산으로 인한 변화가 확연히 드러나 보였다.

세계최대 LPG 소비국인 미국은 2010년을 기점으로 LPG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했다. 현재 잉여 LPG 대부분을 남미지역 및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으나 남미지역의 수요 증가는 제한적이며 유럽 및 지중해 지역은 경쟁이 치열하므로 아시아지역으로의 수출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수출량 역시 전년대비 33% 늘었다. 자동차업계의 셰일가스 대응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애프터마켓 개조 차량이 대다수인 유럽 LPG차 시장에 르노·오펠·피아트 등 완성차 업체들이 LPG-휘발유 겸용 OEM 모델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업계도 셰일가스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LPG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04년 세계 최초로 3세대 액상분사방식(LPI) 엔진을 상용화했으며 4세대 LPG 직접분사(LPDI) 기술 역시 세계 최초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의 앞선 기술력이 새로운 시장을 열어갈 열쇠가 되기 위해서는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만들어야 한다. LPG의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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