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입사의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특단의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업계 목소리가 높다.

특히 시장경쟁에서의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닌 정책변화 등 외부적인 요인이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어 이들 업체들의 심리적 부담감이 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함량 규제시 제품 공급 힘들어 = 환경부는 지난 5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중 자동차연료와 관련해 오는 2006년 1월1일부터 휘발유와 경유의 황함량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현행 430ppm인 경유의 황함량을 30ppm이하로, 130ppm인 휘발유의 황함량은 50ppm이하로 환경기준이 크게 강화된다.

환경부 방침대로 황함량기준이 강화될 경우 수입사의 제품수급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전망이어서 업계에서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석유수출입협회는 환경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경유의 황함량을 50ppm으로 완화할 것을 건의했다.

황함량 제조기준은 인접국과 환경 선진국의 수준과 보조를 맞추도록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 협회의 주장이다. 협회는 현재 국내 경유의 황함량이 430ppm으로 유럽(350ppm)보다는 다소 높으나 미국과 캐나다(500ppm)보다는 낮아 대체로 선진국 수준의 기준으로 규제되고 있으며 가까운 일본 역시 내년 4월부터 50ppm으로 낮추되 계속적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어서 실질적으로 2006년에 가서는 국내 황함량기준이 가장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될 경우 일본이나 싱가폴 국제시장 등에서 제품을 수입해 공급하는 수입사로서는 국내 기준에 적합한 제품수입이 어렵게 돼 수입사 본연의 사업수행도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국내 정유사 역시 막대한 금액의 시설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관계로 결국, 국가의 보조혜택을 받거나 소비자가격으로 전가됨으로써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을 덧붙였다.

▲관세 1%p 차이날 경우 2.5원/ℓ 부담증가 = 최근 재경부가 할당관세 품목에 원유를 추가함으로써 기존 5%의 원유관세가 3%로 조정될 예정이다. 비록 하반기 약 6개월 가량의 한시적인 조치이나 최근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고 보면 기업부담 완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결정된 원유의 할당관세 조정은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원유 관세가 2% 인하될 경우 정유업계와 비교해 수입업계는 리터당 약 4∼5원의 가격경쟁력을 잃게된다. 드럼당 800∼1,000원인 셈이다. 수입사의 주요 수요처인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경유가격 할인폭이 대략 2만원(-)/드럼 가량임을 고려한다면 관세인하로 잃게 되는 산술적인 가격경쟁력은 크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큰 차이라고 말한다.

한 수입사 관계자는 "제품 할인폭은 공급하는 회사의 모든 조건을 고려해 결정한 마지노선인데 1,000원의 가격경쟁력을 잃게되는 것은 해당 조건에 1,000원이라는 손실부담을 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1,000∼2,000원 가량 탄력적으로 가격을 움직이는데 1,000원만큼 이점을 안고 시작하는 정유사와 부담을 지고 있는 수입사는 결국 2,000원의 가격경쟁력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수입부과금 원유·제품 차등화… 업계 허탈= 원유관세인하로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18일, 수입업계는 또 한번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산자부가 원유와 석유제품 간 수입부과금을 리터당 4원(원유 10원, 제품 14원) 차등화 해 적용할 것이라고 입법예고를 한 것.

산자부는 14원/ℓ의 원유·제품 수입부과금을 국내업체의 산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원유는 4원 인하해 10원/ℓ으로 조정키로 하고 18일 입법예고했다.

원유에 대한 수입부과금이 이와 같이 인하될 경우에도 수입사로서는 관세와 같이 드럼당 약 1,000원 가량의 가격경쟁력을 잃게된다.

수출입협회 관계자는 "최근 계속되는 악재에서 수입부과금 마저 차등화 될 경우 수입사는 그야말로 퇴출위기에 놓일 수 있다"면서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수입사죽이기'가 재실현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의견제출은 물론, 업계의 어려움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달하고 수입부과금 차등화만큼은 반드시 저지 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상표표시 단속과 관련해 주유소의 관망상태가 지속되면서 영업에 큰 타격을 받고있는 수입업계로서는 그야말로 설상가상(雪上加霜)의 위기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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