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노후된 핵발전소는 아무리 고쳐도 다시 고장나 전력공급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지난달 28일 정지된 고리 1호기와 4일 정지된 한빛 3호기 등 잇따른 핵발전소 가동 정지에 따라 2013년 국내 핵발전소 가동정지 내용 분석자료를 발표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OPIS)과 한국수력원자력 원전운영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한 이번 자료에 따르면 고장원인이 인적요인으로 밝혀진 1건을 제외한 8건의 올해 핵발전소 고장 중 4건이 정비 이후 60일 이내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3일 제21차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가동 중이던 고리 4호기가 가동 하루만인 4월4일 주변압기 보호 계전기 이상으로 가동을 멈춘데 이어 이를 정비한 후 14일 가동을 시작했으나 또다시 증기발생기 문제로 가동을 멈추는 일이 발생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한울 5호기가 정비 후 19일만에 가동을 멈췄고 지난달 28일 멈춘 고리 1호기도 정비 후 53일만에 가동을 멈춘 것이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이처럼 정비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고장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원인으로 정비불량과 신뢰성공학에서 지적하는 욕조곡선(bathtube curve)에 따른 고장 증가 등을 꼽았다. 욕조곡선이란 고장률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이 욕조처럼 U자형 커브를 이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설비는 설치 직후의 초기와 설비 수명만료를 앞둔 폐기 직전에 고장이 증가하는 경향성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핵발전소의 경우에도 가동 초기, 각종 고장과 가동정지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정의행동은 노후 핵발전소는 단순 고장이 위험성 높은 고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핵발전소는 2030년까지 현재 가동 중인 핵발전소의 절반인 12기가 수명이 만료되는 등 핵발전소 노후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이러한 측면에서 앞으로도 핵발전소 고장으로 인한 불시정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핵발전소가 전력공급 안정성(stability)의 걸림돌이 된다고 주장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그간 핵발전이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담당하고 있다는 정부의 설명은 이제 옛말이 됐다”라며 “핵발전소 노후화 시대에 맞춰 노후한 핵발전소의 폐쇄와 더불어 이를 준비하기 위한 법·제도 마련, 그리고 LNG 등 친환경적 화석연료와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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