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동 당시의 TRIGA Mark-Ⅱ.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로로 대한민국 원자력의 시작을 알린 연구용 원자로(이하 연구로) TRIGA Mark-Ⅱ(트리가 마크-2)가 근·현대 과학기술 연구시설로는 처음으로 문화재로 등록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직무대행 박성원)은 TRIGA Mark-Ⅱ가 문화재청 근대문화재분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문화제 제577호로 등록됐다고 23일 밝혔다.

‘등록문화재’는 국보, 보물, 천연기념물 등 국가가 지정해 엄격히 관리하는 ‘지정문화재’는 아니지만 근대 문화 유산 가운데 건설·제작·형성된 후 50년 이상 지나고 그 보존과 활용 가치가 특별히 요구돼 해당 분야에서 기념이 되거나 상징적 가치가 있는 유물이 선정된다.

과학기술 관련 문화재는 첨성대, 측우기, 해시계 등 다수가 있지만 대부분 조선시대 이전 것으로 근·현대 유물 중에서는 현대자동차 포니, 공병우 세벌식 타자기 등 산업기술분야 유물이 지난 7월 문화재로 등록된 바 있으나 근·현대 과학기술 연구 시설로 문화재로 등록되는 것은 TRIGA Mark-Ⅱ가 처음이다.

TRIGA Mark-Ⅱ는 우리나라가 원자력 연구개발에 착수하기 위해 미국 General Atomic(제너럴 아토믹)사로부터 도입한 열출력 100kW(250kW로 출력 증강)의 소형 연구로로 1959년 7월 서울 공릉동(현 한국전력 중앙연수원 부지)에 착공돼 1962년 3월 첫 임계에 도달했다.

TRIGA Mark-Ⅱ는 1995년 1월 가동이 정지될 때까지 33년 동안 원자로 계통 설비 및 시스템 연구 등과 같은 원자력 특성 연구에 활용됨으로써 원자로에 대한 이해 증진과 연구로 설계 및 운영에 필요한 기술자립에 이바지 했다. 또한 원자력 기술요원 훈련, 전문 인력 양성 및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등에 이용돼 우리나라 원자력 기초기술 발전에 공헌했다.

TRIGA Mark-Ⅱ는 연구로 하나로(HANARO) 자력 설계 및 건조(1995년), 우리나라 사상 첫 원자력시스템 일괄 수출인 요르단 연구로(JRTR) 건설 사업 수주(2009년) 등 우리나라가 연구로 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TRIGA Mark-Ⅱ는 1997년 제염(오염 제거) 및 해체 작업에 착수해 2007년 부속시설 및 주변 시설 해체를 완료한 뒤 국내 첫 원자로라는 상징성을 살려 원자로 본체는 원형을 보존하려 했으나 지속적인 방사선 안전관리의 어려움에 따라 방사화된 내부 구조물을 제거한 뒤 모형을 제작해 설치하는 작업을 2014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한국전력 소유인 TRIGA Mark-Ⅱ는 제염 해체 작업이 완료되면 향후 기념관화해 일반인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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