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동위 기자] 먼저 정유업계는 국내외의 수요기반이 취약해 저성장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제마진 개선과 수익성 향상 노력, 정유외 사업의 이익기여도 등으로 수익성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 및 아시아 신흥국의 수요 둔화, 증설 물량 출회 등으로 석유제품 수출이 전년대비 0.2%에 그치고 내수는 수송, 산업, 발전부문의 저성장으로 전년대비 0.7%의 정체 수준을 기록했으나 정제마진 확대, 재고 감소, 정유외 사업의 이익기여도 유지, 기저효과 등으로 수익성은 다소 회복됐다.

올해는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신흥국 경기 불안과 수입 확대가 제한적인 가운데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까지 겹쳐 수출 회복은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미국의 석유제품 수출이 늘어나면서 국내 석유제품 수출량은 전년대비 2%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 회복 속도가 미진한 가운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알뜰주유소, 전자상거래, 석유혼합판매 등의 정책적 효과는 올해도 정유사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민간소비 회복이 예상돼 내수 소비는 전년대비 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제유가의 하향세가 예상돼 단가 인상이 어려운 가운데 원화 절상으로 제품수입 증가가 지속, 정유사의 매출액 증가세는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사우디의 신규 정유설비 가동, 미국의 정유제품 수출 물량 증가, 동남아 신흥국의 유류보조금 삭감 영향 등으로 공급 우위가 지속돼 마진 확대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만 설비폐쇄와 가동률 조정에 따른 공급 증가 둔화, 양호한 석유외 사업 실적, 가동률 상승과 정제마진 회복, 재고부담 완화 등은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국내 정유사의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대비 1.4%p 상승한 81.5%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2014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1%p 개선된 4%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화학업계는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가동률 조정과 신규 증설 연기로 일시적으로 수급상황이 개선되면서 올해도 양호한 업황이 이어질 전망이나 수익성 개선 폭은 과거 경기 상승기대비 제한적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 삼성토탈 대산공장 전경

지난해 업황 악화 지속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가동률을 낮추고 신규 증설을 연기하면서 석유화학 수출이 전년대비 회복됐고 기초유분, 합성수지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스프레스가 개선되면서 석유화학산업의 수익성은 회복세로 전환됐다.

올해는 공급 측면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중국, 인도 등의 크래커가 인프라 및 자금조달 문제로 2014년 이후로 완공이 연기되면서 글로벌 공급량은 제한적인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올해 중국 및 신흥국 중심으로 석유화학 수요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오히려 글로벌 석유화학 수요증가분이 공급증가분을 상회할 전망이다.

글로벌 에틸렌 수요 증가는 연평균 400만톤에 달하나 올해 설비 증설은 380만톤 내외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 SK인천정유 공장 전경

이에 따라 2014년 석유화학 수출은 10% 내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내수부진 지속에도 불구하고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수급상황은 완만한 개선이 기대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업황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업체들의 합산 매출액이 전년비 약 10% 증가,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대비 약 1~2%p 상승한 6% 내외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각화, 수직계열화, 신규 사업 확대 여부에 따라 향후 업체별 실적 격차는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해외자원개발업계는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정책방향 전환 방침에 따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지난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사업은 탐사광구보다는 생산광구 매입에 치중한 결과 성장기반 마련에 소홀하는가 하면 탐사성공률, 기술력 등 질적 역량도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에너지공기업의 부채비율 상승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됐으며 공기업 투자확대에 비해 민간부분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결과를 낳게 됐다.

이에 향후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정책방향은 에너지공기업의 대형화나 양적 성장보다는 내실화를 통한 질적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다. 또 시장성이 큰 분야를 중심으로 민간기업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이에 따라 올해는 민간기업에 대한 성공불융자 지원예산은 지난해 1,3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두 배 가량 증액됐다.

성공불융자란 기업이 해외자원개발에 성공하면 융자 원리금을 갚고 실패하더라도 이를 감면·면제해주는 제도다.

이는 해외자원개발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여줘 민간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성공불융자 지원예산 확대로 민간부분의 해외자원개발사업 투자가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경쟁국들의 경우 공기업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진행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만 민간기업 위주로 하게된다면 입찰경쟁 등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민간부분의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지만 해외자원개발사업이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는 리스크도 공존하게 되는 셈이다.

해외자원개발업계에 기대와 우려, 즉 맑음과 흐림이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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