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훈 방사선보건연구원 선임연구원
[투데이에너지]지난 2011년 3월 지금부터 거의 3년 전 발생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가장 가까이 인접한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들어 더욱 일본산 수입식품 및 해산물에 대한 방사선오염의 불안감이 눈덩이처럼 확산되고 있다. 또한 근거 없는 기피현상으로 해당식품의 소비가 극히 위축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과연 이들 식품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방사능에 오염돼 있는지 또 향후 우리는 이런문제에 대한 어떻게 생각해야 되는지 누구나 판단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방사선 관련 연구기관에 근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근거 없는 의심과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해 말 이러한 뜬구름 잡는 듯한 방사성오염의 인식에 대해 나 자신이 직접 확인(?)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  

나 자신보다 훨씬 방사선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 재학 중인 학생들과 더불어 교내과학경시대회를 준비하며 시중에 정말 흔하게 나도는 일본산과 한국산 가공식품(카레, 크래커, 된장, 곡식류 등)을 계측기기를 사용해 분석하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이런 사고 시 주목할 인공방사성핵종으로서는 미국, 뉴질랜드, 영국, 일본 등 외국에서 규제하는 주요핵종으로 세슘 134, 세슘 137, 요오드 131등이 주가 되며 반감기를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세슘이 중요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요오드와 세슘에 대한 기준이 연령과 대상 식품을 고려해 그 기준이 설정돼 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일본산 수입식품과 우리나라에서 구입 가능한 여러 종류의 식품을 비교해 실험한 결과 놀랍게도 양국 식품의 어디에서도 인공방사성물질을 발견하지 못했다.

대중에 널리 퍼져있는 일반적 인식과는 상반되게도 방사능물질에 오염된 수입식품은 찾기가 아예 불가능이었다는 것이다.

식품의 포장용지 등에 명시된 원재료의 일본 내 산지 등을 고려하면 최소한 후쿠시마 지역을 제외한 일본 내 나머지 지역의 대기나 환경이 그렇게 오염되지는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가공식품은 식료품 처리과정에서 일본의 물이나 대기 등에 항시 노출되고 그에 의해 쉽게 오염될 수 있으므로 주변 환경이 심하게 오염됐다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현재도 원전사고 지역에서는 끊임없이 적지 않은 방사능물질이 유출되고 일본은 이에 대해 확실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이는데 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사실 후쿠시마 지역이 일본 내 타 지역과 효과적으로 차단돼 교류가 힘들고 지리적으로는 일본에서 최근거리에 위치한 우리나라가 사실 편서풍이나 태평양의 해류 등을 고려하면 방사능의 영향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꽤 먼나라라는 사실로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또한 우리가 그다지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의외로 방사선 관련기관에서는 이들 식품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꾸준한 방사능검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진실과 많이도 떨어져 있는 우리(의심 많은 나를 포함해서)의 방사선에 대한 과다한 우려는 조금은 접어두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일상적인 생활을 해도 좋을 시기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이제는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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