Ⅳ. 매설배관에서 간섭문제

1. 서 론

매설배관에서의 방식은 희생양극법과 외부전원법을 사용하여 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방식 방법은 대부분의 경우에 효과적으로 배관을 방식시킬 수 있다.

그러나 타 구조물에 의한 간섭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이러한 방식 방법외에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매설구조물에서 간섭이란 어떠한 한 시설물의 전위 분포가 주변에 있는 다른 시설물의 전위 분포에 영향을 주어 다른 시설물의 전위를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글에서는 매설배관에서 일어날 수 있는 타시설물에 의한 전기적인 간섭의 종류와 그에 따른 방식방법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2. 간섭의 종류

2.1. DC 간섭

2.1.1. 양극간섭

양극간섭이란 어떠한 구조물을 외부전원법을 사용하여 방식시키기 위하여 설치한 양극으로 인하여 주변의 다른 구조물이 음극화되는 것을 말한다. 즉 양극으로 인하여 주변의 토양에 전위분포가 형성되어 이러한 전위분포로 인하여 가까이 있는 다른 구조물의 전위는 음극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림 1은 전형적인 양극간섭을 보여주는 예이다. 그림과 두 배관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매설되어 있을 때 만약 하단의 배관을 방식시키기 위하여 설치한 양극이 두 배관의 가운데에 위치하여 있다면 양극의 전위분포가 피간섭배관(간섭을 받는 배관, 그림 1에서는 상단 배관)에도 영향을 주어 양극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피간섭배관이 음극화되며 양극에서 나온 전류가 이 부분으로 유입된다. 이렇게 유입된 전류는 피간섭배관에서 양극의 영향을 받지 않은 양극과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유출되어 하단의 방식배관으로 유입되어 정류기로 돌아간다. 따라서 양극간섭을 받는 배관은 전류의 유입으로 인하여 방식이 되며 만약 이 배관이 별도로 방식되고 있다면 과방식을 우려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전류가 유출되는 것은 넓은 지역에 걸쳐 일어나므로 이 배관을 방식하고 있다면 크게 우려할 것은 없으나 혹시 집중적으로 유출되는 곳이 있는지도 확인하여 보아야 한다.


2.1.2. 음극간섭

음극간섭은 방식으로 인하여 음극화된 구조물 주변에 다른 구조물이 있을 때 이 구조물이 방식구조물의 영향을 받아서 양극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2에서와 같이 방식 배관 가까이에 다른 배관이 있으면 음극화된 간섭배관(간섭영향을 주는 배관, 여기서는 방식배관) 의 영향을 받아서 다른 배관은 양극화되어 전위가 올라가며 전류가 유출된다. 즉 간섭배관과 인접한 다른 피간섭배관에서 전류가 유출되어 간섭배관으로 유입된다. 따라서 음극간섭에서는 피간섭배관에서 배관의 부식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신속한 확인 및 대책수립이 필요하다.


2.1.3. 합동간섭

방식설비에 의해서 일어나는 가장 안 좋은 경우는 양극간섭과 음극간섭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이다. 그림 3은 이러한 경우에 대한 전형적인 예로 양극주변에서는 피간섭배관이 양극간섭을 받고, 피간섭배관이 간섭배관과 교차하는 지점에서는 간섭배관으로 인한 음극간섭이 일어난다. 따라서 양극주변의 피간섭배관에서는 양극에서 나온 전류가 유입되며 교차지점에서는 피간섭배관에서 전류가 유출되어 간섭배관으로 돌아간다. 이 경우 교차지점에서는 많은 전류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으며, 피간섭배관이 쉽게 부식될 수 있다.


2.1.4. DC 지하철 간섭

DC 지하철이 운용되는 지역에서는 지하철에서 유출되는 미주전류의 영향으로 인하여 인근 배관의 전위는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림 4는 이러한 지하철 간섭에 대한 개념도이다. 변전소에서 흘러나온 DC전류는 지하철을 구동시키고 나서 rail을 통하여 변전소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데 만약 rail의 저항이 크거나 rail과 토양 사이의 절연이 잘 되어 있지 않으면 이 복귀전류 중 일부가 토양으로 유출되어 배관을 통하여 변전소로 복귀하게 된다.

미주전류가 배관으로 유입되는 곳은 방식이 되지만 유출되는 곳에서는 부식이 일어난다.


2.2. AC간섭

2.2.1. 전자기성 유도

(Electromagnetic Induction)

이 간섭은 교류송전선 주변에 매설배관이 있는 경우에 매설배관에 유도되는 AC간섭이다. 교류송전선에 AC전류가 흐르면 이 교류송전선 주위에 자계가 형성되며 이 자계와 상호 인덕턴스에 의해 자기적으로 결합된 주변의 매설배관에도 AC가 유도된다. 이러한 전자기성 유도는 transformer에서와 같은 원리로 교류송전선이 1차 컨덕터가 되고 공기를 매개로 하며 배관이 2차 컨덕터가 되어 1차측의 전압이 2차측에 유도되는 원리이다. 만약 배관의 코팅이 양호한 경우에 이러한 2차전압은 더욱 커지며 코팅이 불량한 곳에서는 작아지는 경향을 가진다.


2.2.2. 저항성 유도

(Resistance Coupling)

저항성 유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유도 현상이다. 접지된 중성선을 가진 전력계통에서 계통의 불평형으로 인해 중성선에 불평형 전류가 흐르거나 또 계통의 3차 고조파가 중성선에 흐르면 이 에너지는 접지지점에서 토양으로 유출되며 주변에 지중구조물이 있으면 이러한 지중 구조물에 유입되어 AC간섭을 일으킨다.


3. 간섭에 대한 대책

3.1. DC간섭

3.1.1. 양극간섭

양극간섭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간섭의 원인이 되는 양극을 제거하거나 출력을 줄이는 방법이다. 즉 간섭배관과 피간섭배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양극을 양극간섭이 없는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양극의 출력을 줄임으로써 간섭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 이것은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나 두 구조물 당사자의 상호 합의 및 다른 방식 대책이 있어야만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림 5에서와 같이 양극과 양극간섭을 받는 배관 사이에 금속체를 넣고 이를 정류기의 음극선에 연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를 음극차폐(Cathodic Shielding) 방법이라고 한다. 이러한 경우에 피간섭배관에 영향을 주던 양극전류가 차폐 금속체에 대부분 유입되어 정류기로 돌아가므로 피간섭배관에서의 양극간섭이 없어진다.

피간섭구조물의 피복을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피복이 강화되면 저항이 커져 피간섭배관으로 유입되는 전류가 작아진다.


3.1.2. 음극간섭에 대한 대책

두 배관이 교차하여 음극간섭이 일어나고 있는 지점에서는 간섭을 받는 배관에서 전류가 토양으로 유출되어 간섭을 주는 배관으로 유입되므로 특히 정확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전기적인 연결이다. 그림 6은 이에 대한 개념도로 간섭배관과 피간섭배관 사이에 가변저항을 통하여 전기적으로 연결함으로서 피간섭배관에서 토양을 통하여 간섭배관으로 흘러가던 전류를 전선을 통하여 흘러가게 하여 피간섭배관에서 토양으로 전류가 직접적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저항이 0이면 간섭배관과 피간섭배관은 전기적으로 한 몸체가 되므로 두 배관 모두 양극으로부터 전류가 유입되어 방식이 되며 음극간섭이 해소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간섭배관을 방식하고자 설계 시공된 양극전류가 원하지 않던 다른 배관(피간섭배관)도 방식하게 되므로 전체적으로 방식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우려가 있다. 일정한 저항을 사이에 두고 연결하는 경우에는 이 저항값과 두 배관 사이의 토양저항값에 반비례하는 크기로 전선 및 토양을 통하여 전류가 흐르게 된다. 즉 일부는 전선으로, 일부는 토양을 통하여 피간섭배관에서 간섭배관으로 전류가 흐르게 된다. 따라서 간섭배관 및 피간섭배관의 전위를 측정하면서 가변저항값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두배관이 모두 만족한 방식전위값을 유지하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다른 방법으로 교차지점의 피간섭배관에 Mg과 같은 희생양극을 연결하는 방법이 있다. Mg양극은 음극간섭으로 인하여 높아진 피간섭배관의 방식전위를 낮추어주는 역할을 할 뿐만아니라 피간섭배관에서 토양으로 유출되는 전류가 피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항이 작은 희생양극을 통하여 유출된다.

따라서 전류유출에 따른 배관의 부식을 막을 수 있다. 이 방법은 유용한 방법이기는 하나 양극을 통하여 전류의 유출이 있어 양극의 소모가 심하므로 수명을 잘 계산하여 설계하여야 하며 주기적인 관리로 양극의 수명이 다하였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3.1.3. DC 지하철 간섭에 대한 대책

DC 지하철 간섭은 도심권 배관의 방식전위에 광범위한 지역에서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이 매설배관의 측에서 보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지하철에 의한 간섭 문제는 단순하게 매설배관 사용자가 대책방안을 세워서만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매설배관 측과 지하철 담당자 모두가 같이 대책을 세워야만 하는 일이다.

가장 일반적인 해결책으로는 선택배류법 및 강제배류법이 있다. 선택배류법은 그림 4에서와 같이 배관을 따라 흐르던 전류가 변전소 근처에서 토양으로 유출되어 다시 rail로 돌아가는 지점에 배관과 rail 사이에 전선을 연결하고 중간에 다이오드를 설치하여 배관 쪽에서 rail로만 전류가 흐르도록 한 장치이다. 이 경우 배관을 따라 흐르던 미주전류는 배관에서 토양으로 유출되지 않고 전선 및 다이오드를 통하여 rail로 돌아가므로 배관에 부식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 또한 중간에 다이오드를 연결하였으므로 rail에서 배관으로 전류가 전선을 통하여 흘러들어올 수도 없다.

강제배류법은 선택배류법으로 소용이 없는 경우에 사용하는데, 강제배류기는 일종의 정류기이며 rail을 양극으로, 배관을 음극으로 연결하는 장치이다. 따라서 강제배류기를 사용하면 배관은 음극화되어 방식이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강제배류기는 선택배류기를 포함하고 있어 배관의 전위가 rail보다 높은 경우에는 선택배류기로 작동하고 배관의 전위가 rail보다 낮은 경우에는 강제배류기로 작동한다.

지하철 간섭에 의한 배관의 방식전위 불량은 근본적으로 그 원인 제공자가 지하철 측이므로 지하철 측에서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여야 한다. 지하철 측에서 하여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rail과 토양과의 절연을 잘 유지하는 것이다. rail과 토양사이의 절연조치는 rail의 시공시에 이루어져야 하며 시공 후에는 이의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에 시공하는 지하철은 비접지 방식을 사용하여 rail과 토양의 절연조치를 하고 있어 rail과 토양의 절연 시공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지하철 차량기지에는 접지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토양과의 절연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차량기지와 운행 rail과는 rail과 rail 사이에 절연조치가 취하여져야 한다.

지하철 간섭에 의한 매설배관의 방식전위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매설배관의 수명 및 안전사고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로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사항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하철 담당자가 지하철 간섭에 의해 배관이 부식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배관 담당자와 상호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3.2. AC간섭에 대한 대책

일반적으로 금속구조물에 유입 혹은 유출되는 교류전류는 금속구조물을 거의 부식시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교류전류도 적절한 조건이 될 경우에 금속구조물을 부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 또 한가지 교류 유도전압에서 중요한 것은 교류유도전압이 큰 경우에 사람 혹은 동물이 감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감전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교류유도전압을 일정한 크기 이내로 허용하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이러한 규제전압값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NACE (National Associa tion of Corrosion Engineers)에서 규정한 것으로 그 값은 15V이다.

일반적으로 AC 간섭에 대한 대책으로 알려진 것은 배관에 Mg 혹은 Zn과 같은 희생양극을 연결시키는 방법이다. 전자기성 유도에 의해서 유기되는 AC전압은 2차측인 배관과 매체인 토양과의 절연성을 약화시킴으로써 줄일 수 있다. 따라서 희생양극을 다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저항성 유도에 의해 송전선의 접지를 통하여 유기되는 AC전압이라면 희생양극을 달아줌으로써 유출된 AC전압이 배관으로 유입될 때 희생양극을 통하여 유입되게 함으로써 배관의 부식을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저항성 유도전압으로 인한 간섭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허용전압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없으며 배관과 저압송전선의 접지사이의 이격에 대하여도 정확한 연구가 되어진 것이 없다. 따라서 이러한 것에 대한 연구가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4. 결언

지금까지 매설배관에서의 간섭문제에 대하여 간섭의 유형 및 그 해결책에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두 구조물 사이의 간섭은 궁극적으로 상호 구조물의 안전성에 영향을 주므로 반드시 적절한 대책을 수립하여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따라서 구조물이 간섭을 받는지에 대하여 주기적인 점검을 하여야 하며 간섭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간섭을 받은 구조물측 뿐만아니라 간섭을 주는 구조물에서도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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