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서 수소의 역할을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록 지금은 낮은 경제성으로 인해 제한적으로 활용되고는 있지만 최근 수소경제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노력과 결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등 힘을 응축하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체계를 구축하며 미래자동차시장 선점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또 수소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제도정비와 표준화를 이끌 수소협회가 청마의 기운을 등에 업고 창립됐다.

본지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국내 수소에너지의 현재의 모습과 미래의 변화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전문가의 글을 총 4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1부 - 에너지원으로서의 수소

2부 - 수소산업화를 앞당기는 기술

3부 - 국내 수소산업의 진단

4부 - 수소산업의 과제와 미래

 

산업 활성화와 기술개발 동시에 추진해야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화학기술연구센터장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수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이며 온 우주를 통해 가장 풍부한 원소이다. 수소는 지구상에서 단위 원자로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원자 분자인 H₂의 형태를 띄는데 녹는점이 절대온도에 가까운 –259℃인 기체로 존재한다. 

또한 수소는 단위무게당 가장 높은 발열량을 가진 물질로 kg당 약 3만kcal의 열을 내어 석탄의 3.5배, 가솔린의 2.5배 이상의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물질이다.

수소는 산소와 쉽게 반응해 에너지와 물을 생성하기에 청정에너지라 말할 수 있으며 다른 여타의 환경적 처리나 오염이 없다. 이는 단순한 화학반응만으로도 쉽게 증명이 가능하다.

아마도 중학교 2학년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물의 전기분해실험에서 양극에서는 산소가 발생되고 음극에서는 수소가 발생하는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이를 반대로 수소와 산소를 적당한 조건에서 반응을 시키면 전기와 열 그리고 물이 생성되는 간단한 원리에 의해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증명할 수 있다.

수소는 산소와 반응해 에너지를 발생하게 된다. 발생되는 에너지도 반응조건에 따라 열과 전기로 선택할 수 있기에 또한 유용한 에너지 캐리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누구나 알고 있고 이렇게 쉬운 청정에너지를 왜 지금까지 대중적인 에너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너무나 단순한 원리이고 오염원 배출도 걱정없는 청정에너지를 말이다.

좀 재미없고 쉬운 결론을 먼저 말하면 경제성의 문제이다. 이를 포함해 수소가 에너지원으로 아직 상용화 되지 못하는 이유를 나름대로 몇 가지 제시해본다.

가장 먼저 언급할 이유는 역시 경제성의 부족이라 할 수 있겠다. 기술진보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석탄이나,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에 비해 에너지 발생단가가 높다.

앞서 언급했듯이 수소는 단일 원자로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원자 형태인 H₂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즉 지구상에서 수소원자는 대부분 물이나 화석연료 내의 화합물 구성원소로 돼 있어서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물질의 분해나 추출을 해야만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투입된다. 원료를 구입하고 이를 정제해 생산, 유통의 과정을 거치면 생산단가는 화석연료에 비해 비경제적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다음의 부차적인 이유는 안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다. 물론 수소가 폭발의 위험을 지닌 구조이지만 현재의 생산, 보관, 유통기술력으로도 그러한 우려를 상쇄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현재 국내 전력생산의 1/3가량을 차지하는 원자력은 수소에 비해 위험도가 높지만 잘 관리되고 있고 현재 유통되는 수소의 안전성으로 미뤄 불안감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지금 언급된 우려속에 수소에너지의 해결방안이 모두 포함돼 있다. 즉 어떠한 방식으로 경제적이고 안전하게 수소를 생산하고 정제하고 저장, 유통하느냐에 따라 에너지혁명이 정말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세계 여러나라의 유명한 석학(미래학자, 경제학자, 과학기술자)들이 밝히는 궁극의 미래 에너지는 이구동성으로 수소라고 말한다. 그러기에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수소생산을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경제적인 수소생산과 저장방식을 찾으면서 말이다.

궁극의 에너지원으로서 수소를 부인하지 않는다. 또 편리성과 친환경성으로 누구나 관심을 보이는 에너지이다. 그만큼 가능성은 크고 높다. 이러한 때 원천기술개발만을 고집하거나 반대로 그러한 기술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는 지 우리 스스로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 수전해방식으로 시간당 15N㎥의 수소를 생산하는 대구의 수소스테이션(사진제공 이엠코리아).
지금 국내는 고품질의 수소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시장을 기반으로 수소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이와 동시에 경제적인 수소의 생산기술과 저장기술 개발을 병행해야 한다. 이러한 투트랙 방식의 접근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진다. 높은 이상(理想)만을 쫓아 가는 것도, 차려주면 먹겠다는 생각도 국내 수소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석유의 부존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우리는 세계 5위의 석유화학국을 이뤄냈고 뒤늦게 시작된 자동차산업에서도 세계 5위 생산국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DNA에는 가늠하기 어려운 저력이 내포돼 있다.

수소산업도 늦지 않았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자동차 양산공장이 준공됐다. 또 세계 최대의 수소타운이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 수소산업 진흥을 위한 실증센터 등 많은 인프라도 곧 조성될 예정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세계적으로 우리만큼 관련 인프라와 역량을 겸비한 곳도 없다는 생각이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는 에너지의 자급과 독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편리하고 환경친화적 에너지인 수소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부를 비롯해 산학연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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