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수교수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투데이에너지] 초등학교 시절부터 우리는 ‘에너지 보존 법칙’ 이라는 것을 들어왔고, 이는 에너지가 생성되거나 소멸되지 않으며 다만 그 형태를 바꾼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열역학 제 1법칙으로도 표현되는 이 법칙은 에너지의 균형, 에너지의 이용 효율 및 미이용 에너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우리가 이용하는 주된 에너지원은 전기, 가스 그리고 열이라고 볼 수 있다. 전기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각종 가전 기기의 구동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전열 기구를 통해 열을 발생시키는 데에도 활용된다. 가스는 주로 액화천연가스의 형태로 수입되며 이는 대형탱크에 저장됐다가 기화, 도시가스로서 가정에 공급된다.

열은 물체의 온도차에 의해 전달되는 에너지의 한 형태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며 넓은 의미로는 난방과 냉방 모두 열과 관계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에너지원의 공급이 하나의 회사에 집중(독점)됐을 때 나타나는 폐해가 있을 수 있기에 전기는 전기대로, 가스는 가스대로, 열은 열대로 공급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이라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발전소에서 연료가 연소될 때 발생된 열을 모두 전기로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전기를 고급의 에너지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전기를 전열기구 등을 통해 열로 바꾼다면 연료를 직접 연소시켜 얻을 수 있는 열량의 40~60%만큼 밖에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니 대단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1900년대 초부터 전기를 생산하면서 이 때 발생하는 방출열을 난방에 이용하는 열병합 발전의 개념이 도입됐다.

일반적인 발전소에서 복수기(응축기)를 통과한 냉각수는 유용하게 활용하기에는 온도가 너무 낮다. 이렇기 때문에 열병합 발전을 통해 유용한 열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스팀터빈 출구의 온도와 압력을 높일 수 있는 배압터빈을 사용하거나 스팀터빈 중단에서 추기해 냉각수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 때 전기의 생산량은 일부 줄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축기에서 발생하는 미활용 열을 공기 중으로 방출하는 대신에 순환수를 이용해 열교환을 시키고 이 때 데워진 순환수를 주거밀집지역에 보내는 것이 지역난방이다.

전기는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보낼 때 손실이 거의 없이 먼 거리를 보낼 수 있지만 열은 주로 액체 배관망을 통해 상당한 유동손실과 약간의 열손실을 수반하기에 아주 먼 거리까지 효과적으로 보내는 것은 쉽지 않다.

최근에 ‘그린 히트’ 라는 지역난방 사업을 두고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열 수요처에서 약 30 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발전소를 열병합 방식으로 바꾸고 기존에 생산되던 전기의 양을 일부 줄이는 대신 고온수를 열 수요처에 공급하기 위한 계획이다.

전기와 열이 모두 필요한 가정의 경우에는 수요에 따라  전기와 열을 동시에 공급받는 것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도시가스를 이용해 난방을 하던 집에서 지역난방으로 난방을 한다면 가스사용량이 줄어들 것이며 가스 소매업을 하는 분들은 좋아할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와 가스, 열의 문제는 국가적인 입장과 소비자의 입장이 우선시돼 고려돼야만 한다.

OECD 34개 회원국 중, 인구 한 사람당 에너지 소비가 9번째로 많은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아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최우선이며, 전기와 가스, 그리고 열의 합리적인 조화를 통한 에너지원의 효율적인 이용이 절실하게 느껴지기만 한다. 에너지는 보전되지만 값어치는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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